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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7일 수요일

결국 아이폰 안 나오나..

역시 위피만이 문제가 아니었군요. 이통사 입장에서는 위피가 빠지면서 부가서비스 수익을 낼 수 없게되는게 가장 치명적인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허무하게 막 내린 '아이폰' 도입 경쟁

[기자의 눈/12월 17일] 아이폰은 계륵?

안 나올테면 말라죠 뭐. -_-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게임업체들이 신입을 뽑지 않는 이유..

게임*이나 g*g 게시판 같은 곳을 보면 게임업체들이 신입을 뽑지 않는걸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업계가 전반적으로 신입을 잘 안 뽑는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제가 몸담고 있는 팀도 신입은 뽑지 않으니까요. 제가 뭐 경영자도 아니고 신입을 뽑지 않는 업체들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는 없겠지만, 게임업체들이 신입을 뽑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나름 생각나는 바가 있어 간략히 적어볼까 합니다.

업체의 실명을 거론해서 좀 그렇긴 한데, SI쪽 1위(?)수위 업체인 SDS와 게임쪽 1위(?)수위 업체인 NC를 비교해 볼까 합니다. 다음에 링크하는 기사들은 모두 연봉에 대하여 다루는데, 사실 연봉은 배분하는 방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양상이 크게 달라지므로 기사에서 밝히고 있는 평균연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해당 기사들에서 밝히고 있는 평균근속연수 부분입니다.

우선 SDS 부터 살펴보죠. 다음 링크는 2007년 10월의 전자신문 기사입니다.

IT서비스 빅3 직원 평균 연봉은

다음은 NC입니다. 2007년 4월 기사이긴 한데, 지금 상황도 뭐 그다지 많이 달라지진 않았을겁니다.

엔씨소프트 직원 연봉, 삼성전자보다 많아? 

SDS의 2006년 평균근속연수는 7.4년이고 NC의 2006년 평균근속연수는 2년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차이가 신입을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쪽 다 업계에서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이므로 해당 업계 내에서는 괜찮은 대우를 해주고 있을텐데, 한 쪽은 평균 7.4년 다니게 되고 한 쪽은 평균 2년을 다니게 됩니다. 좀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 신입을 뽑아서 쓸만하게 되는데 빨라도 1년, 보통 2년은 걸린다고 가정했을때, 한 쪽은 2년간 가르쳐서 5.4년간 활용하게 되고, 한 쪽은 2년 가르치면 바로 나간다는 소리입니다. NC 같은 곳에서도 이 정도인데 일반적인 게임업체에서 신입을 뽑을수가 있겠습니까?

물론 이에 대하여 여러가지 반론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자꾸 급여를 체불하거나 망해나가니 어쩔수 없다던가, 이직을 해야 연봉이 오르는 게임업계의 비합리적인 관행때문에 그렇다던가 하는 것들이요. 다 합리적인 반론이고 사실에 근거하고 있긴 합니다만, 어찌됐든 이런 여러가지 문제들이 전부 다 평균근속연수를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고, 현재의 비정상적인 여러 관행들과 구조들로 말미암아, 게임업체가 신입을 뽑는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와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업체들이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이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력만을 원해서 신입을 안 뽑는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누적되어서 신입을 뽑을 수 없게 되었다는 얘깁니다. 신입을 뽑는게 업계 전체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막상 신입을 뽑은 해당 업체에게는 손해가 되는 구조가 생겼다는 거죠.

이대로 대책없이 글을 마치게 되면 좀 허전하기는 한데, 애당초 이 글의 목적이 현재의 문제점을 밝혀보자..는 정도라 그냥 마칠까 합니다. 뭔가 대안이 없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게임업계의 잦은 이직이 전부 경영자 책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부 직원 책임도 아닌데다, 근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지는 특성(고위험산업)이 작용하는 면도 있어서 누구 한 사람이 뭘 어떻게 하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군요. 다만 업계에 속한 모든 이들이 개인의 회사당 평균근속연수를 늘리는데 노력을 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신입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도 월급받으며 일하는 이상 회사측이 좀 더 노력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만.

2008년 12월 8일 월요일

상상력과 현실의 관계..

김기덕이 한강을 바라보면 '악어(1996)'가 나오고, 봉준호가 한강을 바라보면 '괴물(2006)'이 나옵니다. 이게 김기덕과 봉준호의 개인차, 성향차 일 수도 있겠지만, 김기덕은 가난했고 봉준호는 부유했다는 사실과는 관계가 없을까요? 저는 두 사람의 환경이 달랐던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데, 누군가는 저를 두고 패배주의라고 하더군요. 글쎄요. 이건 그냥 사실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여기서 끝나면 패배주의일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김기덕에게 배워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패배주의는 아닐텐데 말이죠.

2008년 11월 13일 목요일

야쿠자에게 살해당한 일본게임회사 사장은 누구일까..

자주 가는 블로그에, 모 게임회사 사장이 야쿠자에 의해 콘크리트에 묻혀 도쿄만 바닥에 잠들어 있다는 댓글이 있더군요. 정확히는 테크노스 재팬의 사장이 야쿠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내용의 도시전설인데요. 지식검색류의 사이트를 뒤져봐도 역시나 그렇게 나와있습니다. 문득, 과연 이게 사실일까 궁금해져서 좀 찾아봤습니다. 우선 테크노스 재팬이 어쩌다 파산했는지부터 찾아봤죠.

위키피디아(일본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있군요.

バブル末期の1991年に東京都中野区に自社ビルとして『テクノス中野ビル』を建設したが、バブル崩壊で建設費が利益を圧迫。また、『くにおくんシリーズ』一本に頼りすぎて新たなヒット作品に恵まれなかった事で徐々に経営が悪化していき、1995年12月15日に倒産した。ビルは、オーナーやテナントが変わった現在も、そのままの名称で現存している。

버블 말기인 1991 년 도쿄도 나카노 구에 자사 빌딩으로 『테크노스 나카노 빌딩』을 건설했지만, 거품 붕괴에 따라 비용이 이익을 압박. 또한 『쿠니오군시리즈』하나에 너무 의지해 새로운 히트 작품이 풍부하지 않은 것 때문에 점차 경영이 악화되어, 1995 년 12 월 15 일 파산했다. 빌딩은 소유자와 임차인이 바뀐 지금도 그대로의 이름으로 현존하고 있다.

당시에는 흔한 패턴인, 버블 시기에 빌딩을 지었다가 망한 경우입니다. 게임 사업에서는 약간이나마 흑자가 나왔으니까 과감히 빌딩을 지었겠지만, 버블 시기에는 저렇게 망한 회사가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은행에서 자금을 빌렸을 수도 있지만, 부동산 개발 과정에 야쿠자의 자금이 들어왔을 수도 있을테니, 야쿠자 개입설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파산 이후의 과정은 어떻게 됐을까요.

누가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는 찾을 수 없었고, 위키피디아(영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Since Technos Japan's closure, a company called Million (a company founded by former CEO Kunio Taki and Kunio-kun series producer Mitsuhiro Yoshida) has purchased the former intellectual properties of Technos Japan and are producing new games based on them. Million has produced Super Dodge Ball Advance, Double Dragon Advance and River City Ransom EX for the Game Boy Advance, Super Dodgeball Brawlers for the Nintendo DS, and Super Dodge Ball for Japanese mobile phones.

테크노스 재팬의 폐쇄 이후, 밀리온이라는 회사(전 CEO 타키 쿠니오와 쿠니오군 시리즈의 프로듀서 미츠히로 요시다에 의해 설립된 회사)에서 테크노스 재팬의 예전 지적 재산을 구입하여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 게임들을 제작하고 있다. 밀리온은 슈퍼 도지볼 어드밴스, 더블 드래곤 어드밴스, 리버시티 랜섬 EX를 게임보이 어드밴스용으로, 슈퍼 도지 Brawlers를 닌텐도 DS 용으로, 그리고 슈퍼 도지볼을 일본의 휴대 전화용으로 제작했다.

요약하면 타키 쿠니오와 요시다 미츠히로가 새 회사를 설립해서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게 뭐시라? 타키 쿠니오는 CEO, 즉 사장입니다. 죽은줄만 알았던 사장은 여전히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있군요!

혹시나 해서 찾아봤지만 밀리온이라는 회사의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위키의 테크노스 재팬 영어 페이지로 돌아와 오른쪽에 적혀있는 주요 인물 목록을 봅시다.

Key people
Kunio Taki, CEO
N. Tomiyama, founder
Yoshihisa Kishimoto, game designer

그렇지만 타키 쿠니오 이전에도 사장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위의 주요 인물 목록에 보면 토미야마 N. 이라는 인물이 보이는데, 테크노스 재팬의 설립자라고 되어있습니다. 설립자라면 경영은 안 하더라도 회사의 오너였을 수도 있고, 어쩌면 '사장'이라는 호칭을 들었을법한데, 그렇다면 야쿠자에게 살해당한건 이 사람일까요? 더 이상의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지만, 쿠니오군 시리즈의 이름을 빌려준 타키 쿠니오 사장이나 실무 개발진은 일단 무사한것 같습니다.

2008년 11월 6일 목요일

Incruit 2008 Starleague Final..

요즘엔 프로리그 경기도 많고 개인리그도 흥미가 상당히 떨어져서 스타크래프트 경기 중계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다만 결승전만은 나중에라도 꼭 찾아서 보는데요. 이번 인크루트 2008 스타리그 결승전도 당일에는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직전 대회였던 Ever 2008의 경우에는 저그인 투신 박성준과 플토인 듣보잡 신예 도재욱의 경기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프로토스 플레이어를 응원합니다만 여기서는 박성준을 응원했습니다. 도재욱은 플토 최연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량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뽑는 선수지만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SKT T1 소속이고(팀단위로는 KTF를 응원하므로 SKT는 숙적이라는 느낌), 박성준은 저그 플레이어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플레이어였으므로 당연히 박성준을 응원했죠. 결과적으로도 박성준이 아주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며 우승해서, 간만에 본 경기였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인크루트 2008의 경우에는 삼성칸의 프로토스 송병구와 SKT T1의 테란 정명훈의 경기였습니다. 당연히 송병구를 응원하면서 봤고, 송병구가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없는 경기였습니다. 1경기에서 송병구의 과감한 초반작전이 약간 눈에 띠었을 뿐이고, 나머지 경기들은 무난하게 흘러가서 무난하게 끝나버리곤 했으니까요. 이런 경기는 8강급에서 나와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 경기 내용이었는데, 결승에서 펼쳐지니 정말 기운빠지더군요. 시간나면 박성준-도재욱 결승이나 한번 더 보는게 정신 건강에는 좋을듯 싶습니다.

2008년 11월 5일 수요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잡상..

요즘 블로그에 정성을 들일 시간적인 여유가 잘 없네요. 그래서 생각나는 내용을 요점만 짧게 적는걸로 할까 합니다.

바로 이틀전인 11.3에 부동산 대책이 또 한번 나왔기 때문에, 2MB 정부에서 지금까지 8개월동안 나온 부동산 대책만 7개인가 되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부동산 대책이 그렇게 쏟아져 나왔어도 이번 정부 들어서는 단 한번도 대책의 약발-_-이 시장에 먹힌 적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이 절대적인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대책 자체도 잘못되었기 때문이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나온 대책이 모두 공급자 위주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주된 참가자는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를 제외하면 건설사, 매도자, 매수자의 3대 축이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모두 건설사와 매도자를 향한 내용입니다. 매수자를 위한 내용은 단 하나도 찾아볼수가 없어요. (이쯤에서 지금까지의 대책 내용을 정리하고 어째서 매수자를 위한 대책이 없다는건지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이걸 정리할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므로 생략합니다. 정책을 쭉 보아오신 분들이라면 제 이야기에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만.)

사실 매수자를 위한 대책이라는건 대부분 투기세력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되기 쉬운것들이라 손대기 어려운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시장 침체는 경기침체에 따른 불안심리의 여파로 매수자가 없어진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걸 감안하면 원인은 놔둔채 주변만 손대서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죠. 결국 매수자에게 유리하도록 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가능하긴 한거냐..하는건데요. 부동산 시장의 버블 붕괴를 우려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과도한 버블을 부추길 수 있는 매수자 위주 정책을 선택하긴 곤란하겠죠. 결국 별수없이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얘긴데.. 이러다 다시 대운하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건설사만 살리는 길을 택하지나 않을지 염려가 됩니다. 최소한 아파트는 두면 나중에라도 필요하기는 하지, 대운하는 어디 쓸데도 없잖아요? -_-

아사히나 미쿠루의 우울..

뒷북이지만 그냥 올립니다.

日네티즌청원 “만화캐릭터와 결혼 원해”

아사히나 미쿠루(朝比奈 みくる)는 2006년작 일본 TV 애니메이션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涼宮ハルヒの憂鬱)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주연은 당연히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스즈미야 하루히(涼宮 ハルヒ)이고, 아사히나 미쿠루는 중요한 조연 중 한 명입니다.

일단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링크를 보시면 되고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애니메이션)

원작소설을 읽어본게 아니라서 얼마나 충실히 재현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어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내용상의 시간 순서를 뒤바꿔서 각 화의 방영순서를 정했는데, 이게 시간 순서대로 보는것보다 각본상 기승전결을 잘 구성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시간 순서가 아니기 때문에 등장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해서 첫화를 볼때 재미가 좀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요.

아사히나 미쿠루는 스즈미야 하루히가 벌이는 일들로 인해 다소 괴로움을 겪는 수동적인 인물인데, 인물의 성격에 맞추어 설정된 성우의 목소리 연기가 압권입니다. 이건 꼭 들어보셔야 해요.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게임 기획자에게 해주고 싶은 두가지 이야기.

아무래도 제가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머 관점에서 봤을때 정말 좋았다고 느꼈던 기획에 대한 문서들의 링크를 걸어봅니다.

첫째. 기획은 이렇게 해주세요.

How to Write Great Design Documents

기획 문서라는게 기획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외에도 프로그래머에게 전달하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처음부터 프로그래머가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는 쪽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겠죠. 그런 관점에서 정말 강추하는 문서입니다. 이런 식으로 문서를 넘겨주는 기획자가 있다면 정말 쵝오.

둘째. 이런 기획은 절대로 하지 말아주세요.

(자기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흔한 게임 아이디어들

(좀 많이 곤란한) 게임 기획과 사업 키워드

이런 식으로 프로그래머들이 기획에 제동을 거니까 온라인 게임 업계가 매너리즘에 빠지는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안되는건(예를 들어 언리얼3급 캐릭터가 100대 100으로 한 화면에 다 보이는 상태에서 FPS 스타일의 전투 따위) 안되는거니까요. 링크된 문서에서 제시하는 이런 기획들은 현실적인 제약을 넘을 수가 없어요..

2008년 10월 1일 수요일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하기의 어려움..

1.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좌석에 앉아 psp로 놀고 있었습니다.
차량이 역에서 정차하고 문이 열리자 제 앞으로 어떤 임부 한 분이 오시더군요.

얼렁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사양하더니 계속 서 계시더군요. 뻘쭘해서 도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 정류장 더 가서 다른데 자리가 나니까 가서 앉으시더군요.
도대체 제 자리를 왜 사양하신걸까요;; 어디가서 인상 나쁘다는 소리는 안 듣는데;;

2. 이건 좀 된 얘긴데, 오늘 아침의 일 때문에 생각난겁니다.

저녁에 퇴근길이었는데, 역시나 지하철 좌석에 앉아 psp로 놀고 있었습니다.
차량이 역에서 정차하고 문이 열리자 제 앞으로 어떤 임부 한 분과 친구분이 오시더군요.

얼렁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임부 분이 '얘가 도대체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저를 잠시 쳐다보다 자리에 앉으시더군요.
저는 그 자리에 서서 계속 psp로 놀고 있었습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옆자리가 비어 친구분이 앉더니, 임부에게 말하더군요.
"얘, 너 임신한줄 알았나봐"

그 분 표정은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그냥 못 들은척 게임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 후로는 배만이 아니라 옷차림도 임부복 스타일인지 꼭 보고 양보합니다.
근데 오늘 아침의 그 분은 여전히 의문.. 분명히 임부복 스타일이었는데..

2008년 9월 30일 화요일

CSI:LV 시즌 9에 대한 기대..

CSI:LV에 대하여 지금까지 기사 등을 통해 알려진 사항을 정리해 봅니다..

1. 워릭 브라운 하차.
2. 길 그리섬 반장은 s09e10에 하차.
3. 새라 사이들 복귀.
4. 새 반장으로 로렌스 피쉬번이 유력.


기사는 여기입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우선 그 짧은 거리에서 머리에 총 맞고 살았다고 하긴 어렵다고 봤을때 워릭이 죽었다는건 확실하다고 보고, 워릭의 죽음이라는 떡밥을 제작진이 얼마나 끌고 가느냐가 하나의 관심사인데요.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는 이상 이걸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떡밥으로 삼지는 않을것 같구요. 길 반장이 10화 즈음에서 하차한다는 사실을 놓고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경우처럼 9시즌 1화에서 곧바로 범인을 잡거나, 아니면 좀 더 중요한 떡밥으로 취급하여 몇 화정도 끌고 간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아무리 길게 끌어도 길반장이 나가는 10화 이전에는 끝나겠지만요)

일단 여태까지 제작진의 성향상 1화에서 바로 끝낼 가능성이 높을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져서 길게 끌고갈 소재가 아니고, 길반장이 나가고 새라가 복귀하고 새 인물과 새 반장이 투입되고 하는 내용을 모두 처리하려면 지난 시즌의 떡밥을 오래 물고 있기에는 시간도 좀 빠듯한듯 하네요.

순서를 생각해보면, 아마 워릭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이 새라를 복귀시키는걸로 처리하고, 워릭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 요원이 투입되고, 길 반장은 학계로 복귀하고, 후임으로 새 반장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반기 12화 정도를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후반기 12화는 새 반장의 개성을 부각시키는 전개로 진행하지 않을까 싶군요. 이제 9시즌 시작이 열흘 정도 남았는데, 오랜만에 대폭 변화하는 CSI:LV가 어떤 모습이 될런지 기대가 됩니다.

2008년 9월 17일 수요일

Pseudo code 기반의 UML 툴에 대한 아이디어..

지금까지 프로그램 설계를 위해 몇 년에 걸쳐 UML 툴을 이것저것 써봤는데, 정말 마음에 꼭 드는 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기억나는데로 적어보면 Visio, StarUML, ArgoUML, Visual Paradigm, NetBeans UML plugin, Enterprise Architect, Metamill, PowerDesigner 등을 잠깐씩 만져봤는데, 라이센스 문제로 평가판을 받아서 써 본 툴이나 잠깐 구경만 해본 툴들은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고, 제대로라고까지 말하긴 뭐하지만 좀 오래 붙잡고 써 본 툴들은 Visio, StarUML 정도인것 같습니다. Visio는 그냥 드로잉 툴이라 UML 그리기가 여간 괴로운게 아니고, StarUML은 개발이 중단된 상태라 계속 사용하기가 좀 그렇죠.

이 툴들은 모두 UML로 직접 다이어그램을 그려가며 설계하는 툴들인데, 제 경우엔 이런 방식으로는 설계가 잘 안되더라구요. 반드시 설계 과정에서 좀 꼬이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 코드(pseudo code)를 약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다이어그램을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을 다시 의사 코드에 반영하고, 이를 다시 다이어그램에 그리고.. 하는 식으로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 경우엔 UML 설계가 현재의 툴들로는 좀 불편하고 번잡한 작업이 되어버립니다. 아마 제가 설계하는 방식이 UML과 딱 맞지는 않아서 그렇겠죠.

그렇다면 저 같은 사람에게 적합한 기능은 무엇일까 찾아봤습니다. 툴 상에서 UML 다이어그램과 실제 코드가 연동되어 동작하면서 다이어그램을 수정하면 바로 코드에 반영되고, 역으로 코드를 수정해도 바로 다이어그램에 반영되는 방식을 round trip engineering이라고 부르는데, round trip engineering이 제대로 구현된 툴은 상당히 고가이고, Java나 C#과 같이 이미 기반 라이브러리가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고 상당부분 추상화된 언어가 아닌 다음에는 잘 동작하지도 않습니다. 제 경우엔 C++ 프로그래머이므로 C++에 대하여 round trip engineering 기능이 제공되는 툴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제가 찾아본 범위에서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뭐 결국엔 가격에 제약이 있어서 고가의 툴 몇개를 배제했기 때문이겠지만요)

그러던 차에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Pseudo Code Modeling Language 라는 프로젝트인데, 의사 코드를 작성하여 다이어그램을 뽑아낸다는 접근법입니다. 이것 자체로도 괜찮기는 하지만, 이 방식은 의사 코드를 작성하는 표기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는 점이 약간 걸립니다. 편하자고 쓰는 툴인데 또 뭔가를 익혀가며 쓰는것도 문제고, 실질적으로 Java나 C#은 round trip engineering이 잘 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런 접근법이 별 필요도 없고.. 그래서, 제 생각엔 C++로 클래스 선언부만 작성하면 다이어그램이 뽑혀 나오고, 역으로 다이어그램을 만지면 클래스 선언부가 수정되는 방식의 round trip engineering 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전히 C++ round trip engineering을 구현하는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니 어렵지만, C++과 유사한 의사 코드 언어를 상정하여 round trip engineering을 지원하는 설계툴을 만든다면 제 입장에서는 정말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이런 툴 어디 없나요? 좀 시간이 나면 만들어보고 싶은데, 지금은 생계의 압박이 너무 크네요. 이래서 우리나라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잘 안되는 모양입니다.

2008년 9월 12일 금요일

구글, 한국 기업 '태터앤컴퍼니' 인수

구글, 한국 기업 '태터앤컴퍼니' 인수

1. 이번 기회에 제발 blogger.com 좀 개선해주길.. -_-;;

2. 근데 써놓고보니 blogger.com이랑 겹치는데, 과연 왜 인수한건지;;

2008년 8월 29일 금요일

Gundam Battle Universe (PSP) 소감..

전작 이후 아주 빠르게 등장한 Gundam Battle.. 시리즈의 4편인 Gundam Battle Universe입니다. 개발사는 이전과 같이 아트딩크이고 유통사도 역시 반다이남코게임즈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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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경우에는 특전을 꺼내는 다양한 조건 중에 '전 미션 전 분기 S랭크 클리어'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난이도가 꽤 높아졌는데, 이번에는 이 조건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난이도는 다소 하락. 대신에 Extra 모드에 마지막 미션으로 어려운 미션을 하나 추가해 주었군요. ZZ 건담 시나리오까지는 전작과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전작의 세이브데이터를 연계하면 ZZ 건담 시나리오까지는 아예 플레이하지 않아도 됩니다. 개발사에서 우려먹기를 인정하고 겹치는 부분의 플레이를 면제해 준 모양새가 된거죠. 이걸 배려라고 해야 할런지 아니면 다른 뭐라고 해야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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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의 최강 기체는 뉴건담 계열인 것 같습니다. 공격력이 엄청 좋아요. 시나리오상 가장 나중에 나온 기체인 F91의 경우에는 스페셜어택을 사용하면 평소보다 3배 빠르게 움직여서 회피기동이 아주 좋아지는데 이건 기체를 빨갛게 칠하기만 해도 되는거 아닌지, 그래도 공격받으면 맞기 때문에 맞으면 아프고 쓸만하긴 하지만 공격력이 약간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할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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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작을 플레이하면서 여실히 느낀게 역시 이 게임은 캐릭터게임이구나 하는 점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본 건담 게임 중에서는 싸우는 감각이 가장 좋은 축에 들지만 그렇다고 오직 싸우는 재미만으로 플레이 하기엔 좀 모자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생각을 갖게된건 제가 그다지 시나리오를 좋아하지 않는 ZZ 건담, 뉴건담, F-91로 이어지는 부분을 플레이하면서 의욕이 떨어지는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상 몰입감이 올라가는 Z건담 시나리오에서는 의욕에 불타지만 ZZ건담 시나리오에서는 이걸 왜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역시나 이런 점이 반영되어 전작의 경우엔 소감을 포스팅하는 시점에서 모든 특전을 꺼내는 완벽 클리어를 하지 못했지만 결국엔 계속 플레이해서 완벽 클리어를 했는데, 이번에는 소감을 포스팅하는 시점에서 완벽 클리어를 하지 못한 상태 그대로 아무래도 완벽 클리어까지는 하지 않고 게임을 접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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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F-91까지 진행했으니 뭔가 게임 시스템에 변화를 주어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걸로 우주세기 건담은 다 다룬거 아닌가요? 후속작에서는 변화된 시스템을 기대해 봅니다.

2008년 8월 26일 화요일

Tomb Raider: Anniversary(PC) 클리어..

간단히 소감을 정리하자면..

1. Crystal Dynamics(Soul Reaver 시리즈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답게 로딩이 엄청 빠릅니다. 빈번한 로딩이 필요한 게임이므로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합니다. 단, 버그는 좀 있습니다. 치명적인건 없지만, 라라가 잠시 공중부양을 하다가 착지를 한다든가 하는 식의 자잘한 동작 관련 버그가 자주 눈에 띕니다.

2. 어렵습니다. 툼레이더는 초기 시리즈인 1,2,4편 정도를 플레이했다가 간만에 다시 잡은건데, 초기 시리즈들과 난이도를 비교하면 Anniversary가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하는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전작인 Legend는 이번 편보단 쉬웠다고..

3. 툼레이더 1편의 분위기로 회귀하는걸 목표로 했다는데, 꽤 비슷한 면도 있지만,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아져서 완전히 1편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1편은 분위기상으로는 약간의 공포감이 느껴지고, 퍼즐의 경우엔 스케일이 큰게 장점이었고,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조작보다는 퍼즐이라는 느낌이었는데, Anniversary는 분위기나 퍼즐의 스케일은 1편을 따라가는 느낌이지만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뒤로 갈수록 퍼즐보다는 뛰어난 조작 실력을 요구하는 느낌입니다.

4. 툼레이더 1편의 경우엔 모든 퍼즐에서 점프 동작을 시작하는 위치 판정이 매우 엄격했는데, Anniversary는 약간 부드러워졌습니다. 발을 굴러야 하는 정확한 위치보다 좀 뒤에서 뛰면 위태롭게 붙잡는 동작이 나오는 판정을 해줍니다. 그렇지만 막판에 가면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정확한 판정을 요구하는 점프를 해야 합니다.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여하튼, 끝까지 플레이 했으니 저에게는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크린샷을 잡아서 올리고는 싶은데, 이 게임은 스크린샷 잡는 법을 도저히 모르겠네요. 글이 좀 썰렁하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퍼온 바탕화면을 하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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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PGA 투어 게임의 버그에 대한 EA 답변..

답변에서 보이는 센스도 대단하고, 이거 답변 하려고 타이거 우즈를 직접 데려다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EA의 능력도 대단하네요.



이건 덤인데요. Pussycat Dolls의 새 멤버를 찾는 리얼리티 쇼였던 The Search for the Next Doll의 후속작인 Girlicious의 마지막회인데요. 번역 센스가 극강입니다.

2008년 8월 22일 금요일

올림픽 야구 4강전에서 역전승!!

보너스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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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선수의 홈런이 관중석에 떨어졌을때의 장면. 잘 보시면 보너스가 들어있습니다. :)

2008년 8월 21일 목요일

게임 프로그래머의 학벌 문제..

이 떡밥은 쉬지도 않는군요. 게임개발과 관련이 있는 커뮤니티에 가면 허구헌날 올라오는 토픽이 "게임업계에서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나요?"와 "프로그래밍(그래픽) 지망인데, 전산과(미대)를 갈까요 게임 전문 학과를 갈까요 학원을 갈까요?" 입니다. 아, 정말 지겨워요. 하도 지겨워서 누구나 다 무는 떡밥 저도 한번 물어보렵니다.

우선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는가 하는 문제. 이건 학벌과 학력을 별개로 생각하느냐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당연히 모든 게임 개발사들은 기본적으로 학벌이 아닌 학력을 중시합니다. 다만 학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학벌을 적용할 것이냐 적용하지 않을 것이냐 하는 지점에서 정책이 달라질 뿐이죠. 다들 아시다시피 이 업계에서 규모가 큰 몇몇 회사들은 학벌이라는 것도 학력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업계 전체로 보면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보는게 맞죠. 작은 회사들이야 대부분 학벌을 평가 잣대에서 배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에서는 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는거구요. 그러니까 "게임업계에서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제가 드리는 답변은, "어느정도인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있기는 있다." 입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 질문인 "어디로 갈까요?"도 제 경우엔 당연히 정규 과정으로의 진학을 권하는 입장입니다. 극소수인지 일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학벌에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 있는 한, 가능하다면 학벌도 갖춰두는게 나중을 생각해서 편리합니다. 좋은 대학 전산과(미대)를 나올만한 실력이 있다면, 나와두는게 훨씬 좋아요. 실질적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할만한 점수를 갖추고 있다면 말이죠. 그렇다고 게임 전문 학과나 학원을 다닌다고 문제가 되는건 아닙니다. 실력만 갖춘다면 말이죠. 다만 실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 합리화를 위해 "게임업계는 고졸에 대한 차별이 없어~"와 같은 환상을 품고 이를 인정받기 위해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곤란합니다. 어찌됐든 중요한건 학력이지만, 학벌은 이를 평가하는 잣대 중에 하나이므로 학벌을 갖춰서 손해볼건 없어요.

그렇지만 이 업계에서도 좋다고 알려진 몇몇 회사들이 점점 학벌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가는 것도 사실이므로, 왜 이런 경향이 생기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학벌 좋은 애들이 일도 잘 한다는 인식을 일부 회사들이 갖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해지지 약해지지는 않을거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게임업계도 결국엔 우리 사회의 일부입니다. 우리 사회가 학벌 좋은 사람을 대우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 만큼, 게임업계도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거라고 보는게 상식적인 판단이겠죠. 그러니까 현재의 게임업계가 타직종에 비해 학벌을 덜 중시하는 만큼, 앞으로는 점점 더 학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공산이 큽니다. 최소한 현재보다 기준이 완화되는 일은 없을거에요.

2008년 8월 12일 화요일

나도 출퇴근이 15분 걸렸으면 좋겠다..

예전에 읽었던 어떤 별볼일 없는 재테크책 실용서에, 젊었을때는 직장 가까운 곳에 사는게 좋다고 나와있더군요. 딱히 그런 류의 책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건 피곤한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래서, 사장님껜 죄송하지만 회사를 옮겨보려고 꼭 회사를 옮기려던건 아니었지만, 집 근처에 다닐만한 게임 개발사가 있는지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은 고려대 옆인 동대문구 제기동인데, 집 가까운 곳에 모바일 게임 개발사 딱 하나가 나오더군요. 저는 PC기반의 온라인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사실상 옮길만한 회사가 하나도 없었던거죠.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심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죠? 거주용 부동산, 특히 아파트의 가치는 여러가지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몇 가지는, 교통의 편이성(단지의 위치), 교육 환경(학군, 학원가), 단지 규모 및 품질(사실 이건 의외로 덜 중요하게 여겨짐) 등입니다. 이 중에 교통의 편이성은 상당히 복합적인 요소입니다만, 가장 간단하게는 직주근접성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죠. 쉽게 말해서 주거지역이 직장과 가까운게 좋다는 얘깁니다. 이를테면, 강남은 직장도 많고 교육환경도 좋아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곳이고, 목동은 훌륭한 교육환경에 배후에 직장으로 여의도를 끼고 있습니다. 노원구 일대는 교육환경은 갖춰져 있지만 배후에 직장을 끼고 있지 않아서 앞서 말한 지역들 보다는 가치가 떨어지죠.

뭐 여기까지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했습니다만, 강북에 사는 사람으로서 서울시가 요즘 하는 강북유턴 계획이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를 말하고 싶은 겁니다. 좋은 주거지가 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를 잘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다른 요소들에 비하면 덜 중요하죠. 단지가 잘 갖춰지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근처에 학원가가 생겨나면서 교육환경은 어느정도 갖춰지지만, 그것만으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직주근접성이 해결되지가 않습니다. 그럭저럭 살만한 곳이 될 뿐이죠. 구로와 상암에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면서 강서지역을 커버하고 있는데, 강북을 살만하게 만들려면 강북지역에도 이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리저리 둘러말했는데, 요는, 저도 출퇴근에 15분 걸리는 직장에 다녀보고 싶다는 겁니다. -_-;;

2008년 7월 29일 화요일

신자유주의 시대의 삶..

웹서핑 중에 우연히 맞벌이에 대한 책을 하나 찾았습니다.

맞벌이의 함정 : 중산층 가정의 위기와 그 대책

때마침 맞벌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뭔가 유용한 내용인가 싶어 서평을 읽어보았습니다.

본문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출판사가 제공한 리뷰를 보니 대략의 내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출판사 리뷰의 일부입니다.

위기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욕구, 즉 자녀에게 더 좋은 성장환경을 제공하고,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더 좋은 미래를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빚을 진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들은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고, 이는 일부 주거지의 주택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또 성공한 중산층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대학졸업장이 필수가 되고, 이는 다시 조기교육의 열풍을 부른다.

이런 상황은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엄마들의 사회진출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게다가 낮은 금리에서 비롯된 가계신용의 확대는 가정이 더욱 손쉽게 돈을 빌리는 바탕이 됐다. 풍부한 자금 조달력을 가지게 된 중산층은 점점 더 좋은 집으로,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몰려들고 이는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교육비 증가로 이어졌다. 과도한 입찰전쟁의 악순환은 중산층 소득의 대부분을 집어삼켰고, 이제 중산층은 부부가 모두 일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바로 '맞벌이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지출되는 가계비용은 여차하면 줄일 수 있는 가변비용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출해야하는 고정비용이다.


제가 요즘 맞벌이에 대해 고민하던 이유도 바로 저것입니다. 지금 쓰나미처럼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 물결의 원조인 미국의 경우, 부모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아이의 사회적인 신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미국 대학들의 살인적인 등록금을 감안하면 부모가 어느정도 재력이 있어서 밀어주지 않는 아이는 대학 다니기도 힘들다는 얘기죠.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 서울대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층의 구조를 감안하면 결국 아이를 서울대 보내는데 모든걸 걸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겁니다. 그나마 공부시켜서 서울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몇몇 주요 명문대에 보내는 것까지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이제는 대학을 나와도 영어로 다시 승부를 해야 하는 구조가 되어가는 겁니다. 영어(를 포함한 어학)의 경우에는 해당 언어에 노출되는 만큼(즉, 돈을 들인 만큼) 효과가 나오는지라,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이걸 '개천에서 용나오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들 표현하던데 말이죠.

이 책의 발간년도가 2003년인데, 이때는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전입니다. 나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다고도 볼 수 있는 책인데, 여튼 이 책에서는 문제제기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여서 후속작이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있었죠.

맞벌이 부부의 경제학

이 책에서는 해결책으로 5.3.2 법칙을 주장합니다. 5.3.2 법칙은 전체 수입을 쪼개서 필수항목에 50%를, 여가생활에 30%를, 저축에 20%를 할당하라는 내용입니다. 이런 황금비율을 지킬 수 있다면 혹시나 있을 실직같은 재정적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재무유연성이 생기게 되고, 적당한 여가생활을 통해 삶의 여유와 행복을 되찾게 되며, 빚을 갚거나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재무안정성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실행하자면 결국 몇가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주택대출상환을 포기해야 하고(주택대출 자체를 안 해야 되겠죠), 자녀교육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한가지 선택지일 뿐이지, 그 자체로 해결책으로는 여겨지지 않는것 같습니다.

선택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렇다면 이 무한경쟁 체제속에서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나 될까요.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방안들이 떠올랐습니다.

1. 경쟁을 회피한다.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작가 이외수씨가 나와서 자식들에게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제분들이 이외수씨에게 과외 안하면 경쟁에서 밀린다고 하자 경쟁을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전쟁을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길만한 조건에서 싸우는 거죠. 기득권층이 정해놓은 룰 안에서 싸우는 대신, 그러한 룰이 통하지 않는 다른 전장을 선택하는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겁니다. 그렇지만 이건 사회적인 불합리를 해결하는 방법을 개인에게 전가한다는 단점이 있고, 근본적으로 이렇게 경쟁을 회피해서 싸울만한 전장이 과연 몇곳이나 될까를 따져봐야 합니다. 기존 대학의 교육방식으로는 공급할 수 없는 독특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된다든가 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일텐데, 그런 분야가 얼마나 될까요? 또 그런 분야를 시의적절하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2. 경쟁에 뛰어든다.

뭐 별 수 있나요. 그냥 어느정도 다른걸 희생하고 집사고 과외시키는데 투자하는겁니다. 남들 하는만큼은 다 해주고요, 그 다음 결과는 본인이 내는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이 방식은 부모의 절대적인 희생을 강요합니다. 물론 당사자도 힘들겠지만, 한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살고 말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내 자녀가 현재의 경쟁사회에서 승자가 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뭔가 답답해지기도 하구요.

3. 경쟁의 규칙을 바꾼다.

지금부터 천천히 경쟁의 규칙을 바꾸면 수십년 후에는 경쟁 구도가 바뀔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신자유주의 기조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공산이 크므로(이제와서 되돌리기에는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크죠), 역시나 우리나라 안에서는 답이 안 나올듯 합니다. 이건 결국 이민가라는 얘기 밖에 안 되겠죠. 실제로 이민 간 사람이 주변에 몇 있습니다.

요즘엔 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이 왜 생기는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만, 당장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고.. 결국에는 어중간하게 경쟁에 뛰어드는 쪽으로 휩쓸려가는게 일반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기는 한데요.. 아, 정말 사교육이 없는 적은 외국으로 이민이라도 가고 싶습니다.

2008년 7월 23일 수요일

알집, 빵집, 트집, 술집, 고집..

회사 PC에서 사용하고 있는 압축 프로그램은 빵집입니다. 기능상으로도 별 불만이 없고, 라이센스 상 기업에서도 무료이기 때문에 쓰고 있죠. 특히 알집 포맷(alz)을 풀어주기 때문에 아주 맘에 듭니다. 어찌됐든 알집은 국내에서는 끈질기게 꾸준히 쓰이고 있기 때문에, 알집과 호환되는 압축 프로그램이 필요한게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얼마전에 알집 분할 압축으로 용량이 7GB를 넘는 파일을 받았습니다. 이걸 빵집으로 풀었더니 뭔가 왕창 깨져서 풀리더군요. 할수없이 다른 대안을 찾았는데, 위키피디아에서 알집에 대한 설명을 보니 대체 유틸리티로 트집을 쓸 수 있겠더군요. 다행히 트집으로 무사히 압축을 풀었습니다. 빵집의 최종버전은 2005년이고, 트집의 최종버전은 2007년이더군요. 아마 빵집의 기능 중에 알집 호환과 관련하여 뭔가 미구현된 부분이 있는 모양입니다.

트집의 개발자분이 만드시는 후속 프로그램의 이름이 술집입니다. '트집'이라는 이름에서는 장난끼와 센스가 느껴졌는데, '술집'은 이에 비하면 좀 재미가 없는 이름이네요. 다음 버전에서는 프로그램 이름을 '고집' 같은걸로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Go!ZIP' 정도로 하면 영어로도 뜻이 잘 통하지 않을까요?

2008년 7월 15일 화요일

플래그쉽 스튜디오 폐쇄에 대한 잡담..

약간 뒷북이지만, 헬게이트: 런던을 만든 플래그쉽 스튜디오가 폐쇄됐습니다.

헬게이트: 런던의 플래그십 스튜디오 폐쇄

근데 헬게이트가 헉슬리보다는 재미있었다..는게 제 개인적인 평가인데.. 과연 헉슬리는 어떻게 될런지.. -_-

2008년 7월 7일 월요일

플래닛 테러(Grindhouse: Planet Terror, 2007)..

이 영화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Grindhouse 어쩌구저쩌구~ 하는 배경 설명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으니 생략하구요.. 그런 친절한 배경설명을 포함한 영화평이 궁금하시면 다음 링크의 블로그를 보시기 바랍니다. (블로그스팟은 트랙백이 안되서 할 수 없이 링크로..)

플래닛 테러 (Grindhouse : Planet Terror)

영화 본편이 시작하기 전에 가짜 예고편으로 마셰티(Machete)라는 영화가 나오는데, 이 쪽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막가는 초단순 액션물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준다는 느낌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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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셰티의 타이틀 화면입니다만 에로물이 아닙니다. 진짜에요!)

그렇지만 막상 플래닛 테러 본편이 시작되면.. 음..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화끈하게 B급 영화 스타일로 나가는 고어 연출 같은건 괜찮지만, 그걸 받쳐줘야 할 스토리가 영.. 이건 너무 전형적인데다 늘어지기까지 해서 우리가 로버트 로드리게즈에게 원하던 재기발랄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뭔가 전형적인 스토리마저도 의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어느정도의 변주가 있어야 새로움이 느껴지는데, 그런게 잘 안 보여요. 덕분에 영화가 전체적으로 늘어집니다. 감독의 전작이 '씬 시티'였음을 생각하면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2008년 7월 4일 금요일

Gears of War의 오퍼레이터, Anya가 얼굴이 있었다니!!

작업하다가 테스트할게 있어서 Gears of War의 초반부를 다시 플레이해봤습니다. Gears of War를 플레이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작전 지시를 해주는 오퍼레이터인 Anya의 목소리를 계속 듣게 되는데, 이전에는 Anya가 목소리만 나오고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게 왠일? 컷씬에서 Anya의 얼굴이 나오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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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던 겁니다, Anya는. 키어스틴 던스트를 좀 못생기게 만든 버전같은 외모네요. 처음 플레이했을때 분명히 봤을텐데, 어째서 봤다는 사실조차 있고 있었을까요.

미안한 마음에 언리얼 에디터를 열어서 찾아보니, Skeletal Mesh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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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FaceFX도 열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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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멀쩡한 애를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니 좀 미안해집니다. 근데, 이렇게 기억조차 못한다는건 컷씬에 딱 한번 얼굴을 내밀고는 그 이후에 한번도 안 나왔다는 얘긴데 왜 굳이 모델링을 해서 집어넣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여친이 없는 현실에 대한 대리만족을 위해 여자 캐릭터 한번 모델링해 보고 싶어서? 아니면 여러번 등장시키려 했는데 편집과정-_-에서 장면이 모두 잘려서? 아무래도 장면이 잘렸다고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것 같습니다.

2008년 6월 27일 금요일

조중동 광고불매운동보다는 경향/한겨레 구독운동이 낫다..

생각난 김에 얼마전에 어떤곳에서 대화했던 내용을 블로그로 옮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보다는 경향/한겨레 구독운동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에서 보수성향 언론매체의 역할이 컸음은 자명합니다. 이명박이 대국민담화를 할 때 마다, 또 보수성향 언론매체가 이번 일을 기사화할 때마다 '광우병괴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건 모두 알다시피 광우병 및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마저 모두 '괴담'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묶기 위함입니다. 또 그게 어느정도 먹혀들어갔고, 거기에 생색내기 추가협의를 통해 최근에는 이명박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수권력과 보수언론이 서로를 도와가며 공생하는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그 한 축인 보수언론, 특히 가장 노골적인 보수성향을 드러내는 일부 언론매체를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단번에 결과를 얻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채택하면 나중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광고불매운동을 엄청나게 오래 지속해서 조중동이 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참여라는 형태로는 그 정도로 긴 지속력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촛불집회도 참가자 수가 줄어드는데요. 이건 누굴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일부 보수언론을 약화시킨다고 그 자리를 진보성향의 다른 언론매체가 메운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다른 보수언론이 새롭게 보수권력에 줄을 대려고 할 공산이 크지요. 차라리 진보언론을 도와서 보수언론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향이나 한겨레를 구독하자는 운동을 펼치는게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봅니다. 물론 가장 좋은건 보수언론의 구독자가 진보언론으로 갈아타는 경우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진보언론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정도가 되도록 도와주는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2008년 6월 16일 월요일

다이나믹한 현실에 블로그만 죽어갑니다..

요즘은 현실이 하도 다이나믹하다보니 블로그질을 할 의욕이 나질 않습니다. 뉴스 사이트만 열어봐도 왠만큼 글빨 좀 날린다고 소문난 블로그보다 더 재미있는 기사가 (좋은 의미이든 아니든) 마구 넘쳐나는데, 글빨도 없는 제가 재미없는 글까지 써야 할 이유를 잘 못 느끼겠습니다. 이건 뭐 뉴스 사이트 한 번 열면 삼십분은 후딱 지나가니 회사에 미안해 죽겠습니다.

뭐 어쨌거나, 오늘도 뉴스 사이트를 열어서 아무데나 둘러보니 어김없이 황당한 기사가 눈길을 끕니다. 2MB가 이회창씨랑 회견을 하면서 심대평 국무총리 카드를 제안한게 아니냐는 추측성 기사들이죠. 정말 판타스틱합니다. 이건 뭐 보수대결집하여(실제로 대결집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국민과 싸우자는 얘기인데.. 지금 국면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입니다. 진보 대 보수가 맞짱대결을 하는 상황이라고 인식을 한다면 이런 해법이 나올듯 한데, 지금 촛불들고 나오는건 10~20대들입니다. 30~40대보다 훨씬 보수화됐다고 소문난 10~20대들이에요. 어떤 정당이든 이 친구들이랑 싸우려 들면 앞으로 2~30년간 정권잡을 일이 없어질텐데, 그걸 모르지는 않겠죠?

하여튼 이런 다이나믹한 일들이 매일 신문지상을 메우고 있으니, 블로그질할 의욕은 점점 더 사라질것 같습니다. 이래갖고는 7월 중순에 Gundam Battle Universe(PSP)가 출시될때까지는 블로그질 하기 힘들듯. 요즘 플레이하는 게임도 Tomb Raider : Anniversary(PC)라는 약간 철지난 게임인데다, 그닥 열심히 플레이하는것도 아니라, 클리어한다고 해도 리뷰까지 쓸지도 미지수구요..

2008년 5월 20일 화요일

T3의 한빛 인수를 보며..

어제 하루, 각종 게임 게시판은 T3가 한빛을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들끓었습니다.

티쓰리, 한빛 인수 '파란'…파장 어디까지?

일단 이 결합은 겉보기에 개발/퍼블리싱/국내/해외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형태로 포트폴리오는 잘 갖춰진것 같습니다만, 경영진이 아니라 현업에서 일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 두 회사가 자체 개발한 성공작이 없다는 점이 걸리네요. T3는 '오디션'이라는 성공작이 있기는 하지만, 이게 우연한 단발성 히트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 개발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좀 미지수라는 느낌이고, 한빛은 다들 알다시피 유통으로 큰 회사이지 자체 개발한 성공작이 없죠. (당연한 얘기지만, 이 두 회사에 재직중인 분들 각자의 실력을 문제삼는게 아닙니다. 좋은 멤버 못지 않게 멤버 구성이나 경영진의 판단, 시장 상황등 성공작을 만드는데는 다른 변수가 너무나 많죠) 

제가 이 두 회사에 직접 다녀본건 아니지만, 다녀본 사람들의 얘기로는 두 회사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모양입니다. 한빛은 개발진을 너무 믿어서 문제고, T3는 개발진을 너무 안 믿어서 문제라는 평이더군요. 뭐든 적절한게 좋다는건 말해봐야 입만 아픈 얘기지만, 한빛의 경우에는 개발진에 대한 제어가 부족해서 방만한 개발이 이루어졌고, T3는 개발진을 너무 옥죄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고 합니다. (특정 시기에 다녔던 분들의 얘기를 들은것 뿐이니 팀이나 관리자 재량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경험한 분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팀이 그런 식으로 운영되는게 경영자의 스타일과 아예 관련이 없다고 하긴 어렵겠죠?)

그런 의미에서 문화가 상당히 다른 두 회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것인가가 첫번째 관건이 되겠고, 자체 개발력에 다소 의문이 남아있는 회사들이 결합하여 어떠한 신작을 내놓을지가 두번째 관건이 될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서도 후속작이 안 나오는 몇몇 개발사들의 최근 경영상태를 보면,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구성해 놓아도 결국엔 성공작이 없으면 안되는게 게임회사입니다.

2008년 4월 29일 화요일

언리얼 MOD 컨테스트가 열리고 있네요..

언리얼 토너먼트 3에 포함된 언리얼 엔진 3를 이용하여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MOD)을 만드는 Make Something Unreal Contest가 열리고 있네요. 인텔의 후원을 얻어 총 상금이 백만달러 규모입니다.(대충 한 10억 되죠?) 우리나라의 경우엔 MOD를 만드는 개발자는 거의 없고,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목표도 취미가 아닌 취업이기 때문에 아마추어 개발자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상황이라 참가할 팀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MOD 개발 환경은 한글화도 안 되기 때문에 쉽사리 접근하기가 어렵죠.

컨테스트는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2008년 6월 27일까지가 Phase 1, 2008년 10월 17일까지가 Phase 2, 2009년 5월 15일까지가 Phase 3, 2009년 8월 31일까지가 Phase 4입니다. 각 단계마다 게임을 수정해가며 계속 제출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수상작은 4단계까지 마친 후에 공식홈페이지에서 발표합니다. 이런 방식이면 공모전 대비하듯 벼락치기로 게임을 만들어서 제출하기엔 어려울듯 하고, 실제로 MOD를 만드는데 흥미가 있어야 끝까지 진행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시상 부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Best Mutator
Enter during Phase 1
Mutators are one way to modify a game, and we are looking for changes to a UT3 game type for the Best Mutator category. Mutators are "mini mods": they adjust settings such as speed or gravity, add a weapon or a power-up, and so on. Players should be able to set and configure mutators like extra game options. These can be a lot of fun, so be sure to check out some of the awesome mutators that come with UT3 to experiment with what you can do – then let your imagination run wild!

Best New Game Type
Enter during Phase 1
Game types are a much larger class of mod, and allow access to a much larger range of functionality. If your idea can't be implemented within a mutator, you should work on a game type. The Best New Game Type category focuses on gameplay, and not necessarily what new art is included. The new game type may use new levels and other content, or it may use existing UT3 levels and content.

Best Tool
Enter during Phase 1
Got a cool tool or utility you've created for UT3? Here's where you can win some money for it! Tools can be external, like an UnrealScript development environment, an .ini manager or an application that helps server administrators or adds functionality within UT3.

Best New Weapon
Enter during Phase 1
The language of UT3 is carnage, and its verbs are the guns! Show us new ways to dismember your enemies and dish out the pain by creating a new weapon.

Best New Character/Customization Pack
Enter during Phases 1, 2, 3
Can you make an awesome original UT3 character model? Feel free to call on the game's existing skeletal meshes and animation, or go for extra consideration and create your own! More interested in accessories? No problem. Dazzle us with a collection of helmets, facemasks, shoulder pads and other character customization options.

Best CTF Level
Enter during Phases 1, 2, 3
Make an awesome level for the Capture the Flag game type. In this category, you're welcome to use any of the existing content that comes with UT3, or you may create your own. The best levels will combine great gameplay with strong visuals and good performance.

Best Warfare Level
Enter during Phases 1, 2, 3
Make a fantastic level for the Warfare game type. In this category, you're welcome to use any of the existing content that came with UT3, or you may create your own. The best levels will combine great gameplay with strong visuals and good performance.

Best vCTF Level
Enter during Phases 1, 2, 3
Make an awesome level for the Vehicle Capture the Flag game type. In this category, you're welcome to use any of the existing content that comes with UT3, or you may create your own. The best levels will combine great gameplay with strong visuals and good performance.

Best Deathmatch Level
Enter during Phases 1, 2, 3
Make a great level for the Deathmatch game type. In this category, you're welcome to use any of the existing content that comes with UT3, or you may create your own. The best levels will combine great gameplay with strong visuals and good performance.

Best Use of Physics
Enter during Phases 1, 2, 3, 4
Here, we're looking for the most interesting ways you can utilize physics within UT3's gameplay.

Best New Vehicle
Enter during Phase 2
Vehicles come in all shapes, sizes and styles. Build one and make it fun to use.

Best Game Mod
Enter during Phase 2 (splits off into Best FPS and Best Non-FPS in Phases 3 and 4)
Be inventive. The Unreal Engine can be used for all sorts of game genres. Let your creativity shine and design something cool!

Best Machinima
Enter during Phases 2, 3, 4
Machinima is animated filmmaking within a real-time 3D environment. Unreal Engine 3's Matinee system allows you to build these kinds of movies inside the Unreal Editor. Fire up UT3 and begin a new single-player game. Check out the cool non-interactive movie of the Reaper fighting off the Krall horde. Did you know you could do this? Are you a future Hollywood honcho? Show us how good you are! Learn more about Machinima at the Academy of Machinima Arts and Sciences web site at www.machinima.org. Time limit for submissions is five minutes.

Best Graphics in Map
Enter during Phases 2, 3, 4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even when you're in a carnage-filled UT3 slugfest. Take us to breathtaking alien vistas, grungy urban hives, or anywhere in between. This category is rated on artistic quality, and not gameplay. Beauty uber alles!

Best New Weapon Set
Enter during Phase 3
Build your buffet of death-dealing hardware and they will come! These weapons should be balanced and play together well.

Best FPS Game Mod
Enter during Phases 3, 4
This one needs no explanation. Make the best first-person shooter-style mod that you can.

Best Non-FPS Game Mod
Enter during Phases 3, 4
Be inventive. Unreal Engine 3 can be used for all sorts of game types. Let your creativity shine and design something cool that you wouldn't ordinarily see in a traditional first-person shooter.

Best Level for Game Mod
Enter during Phases 3, 4
Among the best game mods, some levels stand out as classics. This category rewards phenomenal gameplay levels for custom game mods.

Best Art for a Game Mod
Enter during Phase 4
Whether it's the frozen frontlines of Eastern Front WWII or a magic infused fantasy kingdom, this award recognizes excellence in game visuals.

Best New Vehicle Set
Enter during Phase 4
Some fly, some hover and some just barrel through you leaving a broken and bloody carcass in their dust. Blow us away with your high-octane squadron of death-dealing rides and you could walk away with this prize.

Educational Category
Enter during Phase 4
Schools represented by the most worthy students or faculty in the contest will receive cash prizes. Entrants who are students or faculty members will be asked to provide the name of their educational institution and the contact information for the school. For consideration in this category, the mods do not have to be school projects, but the students or faculty must be presently enrolled with or employed by the institution.

언리얼로 개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컨테스트에 우리나라 아마추어들이 많이들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MOD 제작을 완료한 경험을 가진 아마추어라면 언리얼을 이용하는 개발사에 취업할때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겁니다. 일단 국내에는 써본 사람이 너무 적어서요.

2008년 4월 24일 목요일

네이버 PC그린 못 쓰겠네요..

한동안 백신으로 네이버 PC그린을 쓰고 있었습니다. 실시간 감시 기능을 켜놓고 주기적으로 전체 검사를 하는데도 최근들어 PC가 느려지고 불안정해지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백신을 바꿔보기로 하고 avast!를 받아서 돌려보니 다행히도 바이러스는 안 나왔지만 스파이웨어/애드웨어가 우수수 떨어지네요. 그러니까 PC그린이 바이러스는 그럭저럭 잘 막은 모양이지만, 스파이웨어나 애드웨어는 잘 막지 못한 모양입니다. 요즘엔 바이러스보다 스파이웨어/애드웨어가 더 극성이고 시스템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범인데 말이죠.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PC그린을 삭제했습니다..

무료는 무료일뿐 그 이상을 기대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2008년 4월 14일 월요일

Gundam Battle Chronicle (PSP) 소감..

살짝 우려먹기 분위기도 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Gundam Battle.. 시리즈의 3편인 Gundam Battle Chronicle입니다. 개발사는 아트딩크이고 유통사는 반다이남코게임즈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전작처럼 모든 특전을 꺼내는 완벽 클리어는 못 했지만, 3회차 플레이에 액시즈 미션까지 끝내고 소감을 적습니다.

Zeta Gundam

후속작이 계속되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 게임은 전작을 즐기지 않은 게이머 보다는 전작을 즐겼던 게이머를 붙잡아두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전작에 추가된 튜닝 시스템 덕분에 기체의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기 때문에, 이에 맞추어 게임의 난이도는 약간 올라간 듯 합니다. 파트너 시스템이 도입되어 플레이어 이외에 한 대의 아군 기체가 동시에 출격하는데, 마찬가지로 적기의 수도 늘어났기 때문에 맵에 동시표현되는 기체의 수가 대폭 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작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작에서는 제타 건담의 등장부분까지만 진행이 됐는데, 이번에는 제타 건담의 시나리오 끝까지 진행이 됩니다. 여기에 더하여 보시다시피 플레이어가 액시즈를 선택하여 직접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U.C. 0079 : 연방, 지온
U.C. 0083 : 연방, 데라즈 플리트
U.C. 0087 : 에우고, 티탄즈, 액시즈

게임 내에 스토리가 직접 나오는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0080 주머니속의 전쟁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지온의 잔광)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센티넬 [소설]
기동전사 건담 ~전율의 블루~ [게임, 소설]
기동전사 건담 제 08MS소대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콜로니가 떨어진 땅에~ [게임]
기동전사 건담 전기 [게임]
기동전사 Z건담 [애니메이션]


스토리는 나오지 않지만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된 기체가 나오는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ZZ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역습의 샤아~ [애니메이션]
이외 다수의 MSV [등장 작품이 따로 없이 설정만 있는 기체]


전작과 달리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의 미션이 추가되었지만, 무중력 상태에서의 조작감은 역시나 좀 애매합니다.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 모빌슈츠를 조작하는 건담 게임을 여러가지 해봤는데, 아무래도 이 감각만은 잘 표현이 안 되는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건담에서 늘 주장하는 Spacenoid와 Earthnoid의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뭔가 공간감이 느껴지지가 않아요. 2차원적인 움직임에는 익숙한데 3차원적인 움직임은 뭔가 어색해요. 그러니까 저도 '지구의 중력에서 해방되지 못한 자'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Qubeley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내구력이 좋은 기체보다는 빠른 기체쪽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면 싸이코건담보다는 건담마크투가 더 좋다는 뜻이죠) 거기에 기체의 개발시기에 따른 성능 향상도 반영이 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나중에 나온 기체, 빠른 기체, 이에 더하여 공격력이 좋은 기체쪽이 좋습니다. 전작에서는 제타 건담이 최강의 기체였는데(아무래도 제타의 등장까지 시나리오가 진행됐으므로), 이번에는 체감상 제타보다 더 좋은것처럼 느껴지는 기체가 여럿 등장합니다. 큐베레이와 파라스 아테네는 확실히 제타보다 더 좋은것 같아요. 특히 큐베레이는 판넬을 쓸 수 있어서 파라스 아테네보다 공격력이 좀 더 위인것 같아요. 더블제타도 나오는데, 이건 공격력은 최강인데 기체가 좀 느려서 약간 애매하구요. 좀 더 특전을 꺼내면 뉴건담을 쓸 수 있다는데, 뉴건담도 빠른 기체인데다 핀판넬까지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큐베레이보다 좀 더 강할것 같군요.

이 시리즈는 전작의 컨텐츠를 확실히 이어가며 추가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겹치는 컨텐츠가 많다는게 단점입니다. 맵은 물론이고 성우의 더빙까지 전작의 것에다 추가하는 식이에요. 특히 맵은 계속 반복되니 좀 지루한 느낌이 들어요. 대신 함대격추라든가 호위미션 등 이것저것 꾸준히 추가되는게 있고, 결정적으로 건담 게임 중에서는 비교적 손맛을 잘 살린 게임이라 계속 플레이하게 됩니다.

이외에 전작에서 추가된 기체 튜닝 기능과 포획 기능으로 성장 및 컬렉션에 대한 요구도 충족시켜 줍니다. 그렇지만 튜닝 기능으로 기체가 성장하는 만큼 밸런스가 무너지는게 문제인데, 전투 밸런스는 높은 난이도의 Extra Mission을 추가해서 해결했지만, 맵 크기가 좁아진게 문제에요. 원래도 맵이 좁은 편인데, 기체 튜닝으로 인해 기동성이 높아지니 맵이 더더욱 좁게 느껴집니다. 시리즈 첫번째 작품인 건담 배틀 택틱스에서는 기어다니는 기체를 끌고 맵 이편에서 저편으로 이동하기도 버거웠는데, 이제는 날아서 순식간에 맵의 끝에서 끝까지 이동이 됩니다. 기동성을 튜닝한 기체로는 맵의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한 3초면 이동할 수 있을거에요.

어찌됐든 좀 매니악하긴 하지만 꽤 재미있는 게임이고, 다음 작품에서는 가능하면 이제는 답답하게 느껴지는 맵의 크기를 우선적으로 좀 키워줬으면 하는데, 아무래도 제작사의 성향으로 봐서는 뉴건담 시나리오와 다수의 신기체만 새로 추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하긴 할것 같지만.

2008년 4월 11일 금요일

Clive Barker's Jericho (PC) 소감..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네요. 평소에는 엔딩을 보고나서 느낌만 간단히 적는데, 이 게임은 소개를 좀 적어야 할것 같네요. 게임을 시작하면 7명으로 구성된 Jericho squad에서 리더인 Ross를 조작하게 됩니다. 팀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Captain Devin Ross (팀 리더/힐러)
Captain Xavier Jones (정보/빙의능력자)
Liuetenant Abigail Black (스나이퍼/염력자)
Sergeant Frank Delgado (머신건/화염을 조종)
Sergeant Billie Church (닌자/흑마술사)
Corporal Simone Cole (정보/시간조작/보급)
Father Paul Rawlings (팀의 고참/힐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곧 Ross가 죽습니다(!). 그렇지만 육체는 죽었어도 영혼이 되어 다른 팀원들의 몸속을 떠돌아 다니게 됩니다. 각 팀원들은 각자 고유한 무기와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팀원을 바꿔가며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스토리는.. 인류 이전에 신이 창조한 First Born이라는 존재가 있었는데, 이게 제어가 안되는 존재라 신에 의해 유배를 당합니다. 그러다가 B.C. 3000년경에 바벨탑을 건설하던 수메르인에게 발견되어 탈출을 시도하다 7인의 수메르인에 의해 봉인을 당합니다. 그리고는 First Born을 봉인하기 위한 7인이 전승되어 내려오게 되고, 긴 세월동안 간간히 탈출을 시도하는 First Born을 봉인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A.D. 2020년..

초반에는 캐릭터 소개 및 조작법 설명을 위한 단순한 미션이 진행되는데, 이 부분이 좀 길고 지루합니다. 그래서 초반에 손을 떼기 쉬운데, 중반으로 넘어가면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게임이 약간 B급 취향인데다 좀 덜 다듬어진 부분도 있지만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시스템적인 특징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6인 분대를 조종하는 게임이지만, 경우에 따라 3명만 조종하거나 2명, 심지어는 한 명만 조종하는 부분도 있어서 공포감이나 고립감도 살아나고, 각 캐릭터의 고유 능력의 특징을 잘 살려서 독특한 액션이나 퍼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픽의 경우엔 화면이 온통 피바다입니다. 퀄리티 면에서는, 게임엔진은 기술적으로 잘 만들었지만 아트웍이 못 따라가준 느낌인데.. 게임 엔진이 상당히 잘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렌더링은 흡사 언리얼엔진3을 보는것 같아요.

Clive Barker's Jericho

최종 보스전 직전에 잡은 스크린샷입니다. 화면 좌측에 Billie Church가, 우측에 Frank Delgado가 보입니다. 플레이어는 Abigail Black이네요. 게임 내용상 Church가 거의 주인공처럼 느껴지는게, 검을 쓰는 닌자라 화려한 액션씬은 모두 담당하고 있어서.. Black은 스나이퍼라 게임 내에서 매우 유용하므로, 이 둘을 가장 많이 사용한것 같네요.

Clive Barker's Jericho

화면에 보이는 어린아이 비슷한게 최종 보스전에서 만난 First Born입니다. 스토리상 게임의 시작부분에서 이미 만나게 됩니다만.

게임의 마무리는 뭔가 설명이 좀 부족한듯 해서 좀 아쉽습니다만,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후속작이 나와줬으면 하는데, 스토리상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게임시스템만은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08년 4월 7일 월요일

GP506 (2008)

GP506

스포일러를 빼면 별로 할 말이 많은 영화는 아니네요. 감독은 R-Point의 공수창이고, 천호진 조현재 이영훈 이정헌 출연입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로 시작해서 일종의 밀실살인물, 좀비물, 액션물을 거치며 다양한 장르를 두루 건드려보는 특이한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의 장르적인 과잉이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함께 본 지인들은 중반 이후에는 좀 지루하다는 반응이었구요.

이것저것 다양한 장르를 섞어놓은 시도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고, 저로서는 뭔가 백화점처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딱 하나, 대사는 정말 거슬리더군요.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투가 아닌 대사들이 종종 튀어나와요.

제 경우엔 본격적인 장르물 만큼이나 패러디물도 좋아하는 취향이어서 재미있게 봤는데(그렇다고 이 영화가 패러디물인건 아니지만;;), 본격적인 장르물을 기대하고 보시면 분명 실망하실 영화입니다..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게이밍 플랫폼으로서의 PC..

좀 뒷북이지만 Tim Sweeney의 TG Daily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Unreal creator Tim Sweeney: "PCs are good for anything, just not games"

Tim Sweeney, Part 2: "DirectX 10 is the last relevant graphics API"

Tim Sweeney, Part 3: Unreal Engine 4.0 aims at next-gen console war

파트 1의 번역본이 여기에 올라와 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관점도 있고 제가 갖고 있던 생각과 일치하는 점도 있고 그렇더군요. 약간 코멘트를 달아볼까 합니다.

우선 비스타. 이전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현재의 Win32 커널이 갖는 구조적인 한계들 때문에, 하드코어 게이밍 관점에서 보면 향후에는 DirectX 10 + 64bit 커널 기반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MS가 32bit 비스타를 함께 출시한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입니다. 64bit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32bit를 완전히 버리는 정치적인 결단을 했어야 했는데, 결국에는 MS는 늘 그렇듯 과감한 전환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MS가 보는 시장은 게이머들보다는 일반사용자들, 일반사용자들 보다는 기업사용자들이 우선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도입할 수 있는 긴 시간적인 여유를 만들어 주어야 했을 것이므로 어쩔 수는 없었을거라고 봅니다.

게이밍 플랫폼으로서의 PC가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는 발언은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해 나온 것 같습니다. 최근에 PC로 출시한 에픽 게임들이 판매량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언리얼엔진3를 제대로 돌릴만한 하이엔드 PC를 가진 사용자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러한 발언을 한것 같습니다. 인터뷰에서도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PC 제조사들이 내놓는 평균적인 PC는 보드에 내장된 그래픽 칩만을 장착하고 있어서, 콘솔 기준으로 작업한 게임을 돌리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을 돌릴만한 PC를 가진 사용자의 수가 시장의 크기가 되는거니까, 이러한 점에서 보면 콘솔이 훨씬 낫다는 얘기겠죠. 이건 따지고 보면 오래된 문제입니다. 지금도 여러 개발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고, 실제로 언리얼엔진3를 채택한 레드덕의 아바 같은 게임을 보면 개발팀의 아쉬움 같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권장 사양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그래픽 품질을 낮춰서 작업했을게 분명하니까요.

그래도 최근의 흐름은 좀 희망적입니다. 앞에서 MS의 선택이 아쉽다고 말했지만, 그나마 DirectX 10이라도 비스타에서 표준으로 만들어준 덕에 하드웨어 벤더들이 이를 따라가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천차만별의 성능을 지닌 그래픽카드가 그나마도 선택사양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거였는데, MS가 비스타를 내놓으면서 운영체제 자체를 그저 돌리기만 하는데에도 어느 정도 성능이 좋은 GPU를 요구하게 되었고, 덕분에 PC 제조사들이 PC를 출시하면서 비스타를 깔기 위해 온보드 칩셋을 사용하지 않고 그래픽카드를 사서 끼우게 되었습니다. 요즘엔 그래픽카드를 따로 사서 끼워다 파는 구조로는 완제품 PC의 가격을 낮추기 어려우니 다시 온보드 칩셋의 성능을 높히는 쪽으로 노력하더군요. 조금만 더 있으면 온보드 칩셋에서 비스타의 에어로 인터페이스를 돌릴 수 있는 정도를 최소한의 표준으로 삼게 될텐데, 이 정도만 해도 사용자에 따른 GPU 성능 격차를 확 줄일 수 있게 될겁니다. 그렇게 되면 PC가 안정적인 게임플랫폼이 될 수 있겠죠.

2008년 3월 12일 수요일

Rambo (2008)

Rambo

Rambo (2008)를 봤습니다. 국내 개봉명은 Rambo 4 : Last Blood입니다. 스탤론은 꽤 좋아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안 볼수가 없더군요. 영화는 좀 뭐랄까.. 8,90년대풍 액션영화의 정석을 따르는데, 최근의 발전한 영상처리기법을 동원해서 효과를 넣은 덕분에 장면장면이 생각보다 상당히 잔인합니다. 액션물에 고어물이나 스플래터물의 성격을 포함한다고나 할까요. 간단히 말해서, 죽을때 그냥 죽지 않습니다. 무슨 좀비물을 보듯이 사람이 팍팍 터져나가요.

영화를 보고나서 이 영화의 IMDB 평점을 찾아봤는데, 의외로 상당히 높은 7.7이네요. 인체가 팍팍 터져나가는데에 카타르시스를 느끼신 분들이 꽤 있는 모양입니다. 잘 입혀진 음향효과에 인체가 팍팍 떨어져나가니 타격감(?)은 좋지만, 저는 왠지 좀 떨떠름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도 IMDB 평점에서 나타나듯 어떤 세일즈 포인트를 분명히 잡아놓고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별반 중요하지는 않지만, 여주인공 비슷하게 나오는 배우는 줄리 벤즈인데요. 미드 Dexter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덱스터에서도 약간 무기력한듯한 인물인데, 여기서도 그런 역할이네요.

2008년 3월 10일 월요일

Call of Duty 4: Modern Warfare (PC) 소감..

게임 플레이를 설계할때 고려해야 할 점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자유도를 얼만큼 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언제나 중요한 쟁점 중에 하나였습니다. 자유도를 많이 주려고 하면 개발이 어려워지고, 적게 주려고 하면 게임이 지루해지기 쉽죠. Call of Duty 4 : Modern Warfare(이하 COD4)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해결했습니다. 자유도를 안 주는 대신 게임플레이를 꽉 채워서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높힌거죠. 그렇지만 여기까지만 말하면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냐?' 싶습니다. 자유도를 안 주고 게임플레이에 치중하는 게임이 한둘도 아니고, 이러한 방식 자체는 뭐 딱히 별다를게 없죠. 근데 COD4가 대단한 점은, 뭐 흔히 하는 표현으로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 갔다는 겁니다. 플레이 하는 내내 영화 '피스메이커(The Peacemaker, 1997)'가 생각나더군요. '피스메이커'의 전장을 직접 뛰어다니는 느낌입니다.

Call of Duty 4 : Modern Warfare

메탈기어 시리즈처럼 대사를 통해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거나 폼을 잡지는 않고, 딱 헐리웃 영화 정도의 스토리만 진행되므로 영화보는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감각도 잘 조절되어 있고 지루할 틈이 없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상황을 제시합니다. 정말 재미있기는 한데, 자유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거 싫어하는 분도 있을 수 있을것 같긴 합니다. 어찌됐든 이렇게 잘 짜여진 게임은 접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년 3월 3일 월요일

Unreal Tournament 3의 엽기센스.

요즘 언리얼토너먼트3를 수정하면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요.. 테스트의 편이를 위해 Bot을 수정하여 무기를 발사하지 못하게 했더니 맵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다니기가 편하군요. 별 생각없이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Bot에게 헤드샷을 날려보니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지네요..

Unreal Tournament 3

이걸 보니 불현듯 미국게임과 일본게임의 차이점이 하나 눈에 들어오네요.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게임들을 돌이켜보면, 미국게임은 살육 장면(gore scene)을 표현할때 공포감을 배가하는 요소로 신체 훼손시 UT3에서 보이듯 절단면의 뼈를 부각시키고, 일본게임은 피를 대량으로 뿜어내는 표현을 부각시키는것 같아요. 어떤 문화적인 배경에서 오는 차이가 있는걸까요? 서양과 동양이 중세시대에 사용하던 칼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8년 2월 22일 금요일

슈퍼로봇대전 MX Portable (PSP)

슈퍼로봇대전 MX Portable

드디어, 마침내, PSP용 슈퍼로봇대전 MX Portable을 클리어했습니다. 우왕ㅋ굳ㅋ. 끝.

은 아니고..

이거 너무 오래 플레이해서, 막판에는 재미가 아니라 오기로 깼네요.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시간에만 플레이했더니 플레잉타임이 너무 늘어져버려서..

원작인 MX(PS2판)는 슈로대 시리즈 중에 가장 난이도가 낮았다고 하는데, PSP로 이식하면서 적기의 기체 HP를 일괄적으로 1.5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난이도가 높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너무 삽질을 하는 바람에.. 공략이나 뭐 이런거 하나도 안 보고 리얼계의 모든 기체는 회피형, 슈퍼계의 모든 기체는 방어형으로 키웠습니다. 그 결과 고비고비마다 공격력 부족으로 엄청나게 고전을.. 난이도가 낮기로 유명한 게임을 이렇게 어렵게 깨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겁니다.. 뭐 나온지 꽤 된 게임이라 이제서야 시작하실 분이 많을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MX를 지금 시작하신다면 하나만 기억하세요. 모든 캐릭터는 공격형으로!

소감은 뭐 단 한줄로 요약이 됩니다.

- 슈퍼로봇을 마음껏 구경하는 재미는 있지만 스토리가 별로다.

PS2 게임의 이식이라 갖는 단점들, 이를테면 화면비라든가 그래픽 품질 저하 같은건 휴대용이니 그냥 넘어갈만하구요. 로딩이 긴건 개별전투화면 스킵으로 보고 싶은 기체의 것만 골라서 보면 되는 등 다 어떻게 넘어가겠는데, 스토리가 별로인건 좀 문제가 됩니다.

중반에는 기어전사 덴도의 스토리가 너무 많이 나와서 늘어지더니, 막판에는 라제폰과 에반게리온이 너무 많이 나와서 늘어집니다. 오리지널 주인공의 스토리는 거의 묻혀서 질질 끌려가는 느낌이구요. 뭐 원래 유명 슈퍼로봇들을 조작하는 맛으로 하는 게임이라 오리지널의 비중을 낮췄다고 볼수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기어전사 덴도의 스토리가 너무 구려요. 제가 개인적으로 애들 나오는 애니를 싫어해서 그런걸수도 있겠습니다만.

스테이지 구성도 좀 시시합니다. 막판에는 재미없게도 체력만빵 사거리최강의 단순무식 초거대기체와 대결을 하게 되는데, 회피형 및 방어형으로 기체를 키워서 그런지 거의 절망적이더군요. 할수없이 마지막 판을 여러차례 시도해서 돈벌기 노가다를 해서 공격력을 키워서 깼습니다. 회피형으로 키운 기체를 미끼로 쓰고 노가다로 공격력을 키운 기체들을 정신기로 회피시켜가며 데미지 입히기에 사용해서 겨우 깼는데, 완전히 공격력 위주로 키우면 난이도가 얼마나 낮아질지 궁금해서 한번 더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1회차 플레이에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설령 2회차를 플레이 한다해도 클리어까지는 절대 무리일듯.

클리어하고나서 2회차 시작부분까지만 해봤는데, 왠지 신입 디자이너들을 데려다 플레이 순서대로 그래픽 작업을 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뒷부분에 비해 앞부분의 그래픽이 초라합니다. 뒤로 갈수록 그래픽이 화려해지니까 시작부분만으로 이 게임을 판단하지는 마시길.

2008년 2월 18일 월요일

Gears of War (PC) 소감..

Epic이 개발하고 Microsoft Games가 퍼블리싱한 TPS(Third-person shooter)인 Gears of War를 클리어했습니다. 언리얼엔진3을 최초로 실제 개발에 적용하여 관심을 모았던 게임이죠. 2006년 하반기쯤에 Xbox360용으로 출시되었고, 1년간 독점으로 있다가, 2007년 하반기쯤에 PC용이 출시되었습니다. 한글판은 2007년 10월쯤 나온것 같네요. 뭐 약간 뒷북이 되겠습니다만, 제가 요즘엔 최신게임을 그때그때 따라가며 플레이하는 편이 아니어서, 나온지 반년도 안된 게임을 클리어했다는것도 흔한 일은 아니겠습니다.

Gears of War

기념삼아 찍은 최종보스 '라암 장군'의 스샷입니다. 이 게임이 은근히 버그가 많아서 헛수고를 여러차례 해야 했는데, 마지막 보스는 버그 덕분에 쉽게 깼습니다. 원래는 나에게 돌진해 와야할 장군님께서 어찌된 일인지 허공에 떠올라서 꼼짝도 안 하시더군요. (아마도 옆에 떼지어 몰려다니는 까마귀떼-원래 이름이 생각 안 나서-들이 날아오르는데 물리연산의 오류로 같이 허공에 떠올라서 갇힌게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할 뿐입니다) 플레이 도중에 오브젝트 사이에 갇혀서 체크포인트 불러오기를 여러번 했었는데, 버그 덕분에 보스를 깨다니 대략 난감. 실력으로 다시 깨보려고 해봤는데 잘 안죽길레 두어번 하고 포기했습니다. 아, 이외에 다른 버그로는, 극장에서 2층으로 갔더니 1층에 있는 동료가 인공지능 문제 때문인지 문을 못 열어줘서 다시 한 적도 있네요. (결국 제가 1층으로 가서 문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해결)

뭐 이렇듯 버그도 제법 있는 게임이지만, 그래픽은 역시나 끝내줍니다. 게임은 콘솔용의 이식작답게 정교한 사격은 그다지 요구하지 않는 편이고, 약간 액션 게임이나 퍼즐에 가깝게 진행하는 부분이 꽤 많아요. 시스템 사양만 좋다면 당연히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다만 이게 그렇게 재미있는 게임인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감옥에서 나오는 장면부터 일종의 클리셰 같은 느낌인데, 이게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집니다. 모든 상황이나 연출이 어디선가(이를테면 헐리웃 영화나 다른 게임에서) 본듯한 장면입니다. 이미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이 게임은 너무 매끈하고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같아서 좀 잔재미가 없는 느낌도 듭니다.

참고로, Gears of War에 들어있는 언리얼엔진3은 초기버전이라 그런지 에디터가 확장성이 없습니다. 언리얼 에디터를 만져보는게 주목적이라면 언리얼 토너먼트 3를 사야 합니다.

2008년 2월 14일 목요일

게임 기획에 대한 잡담..

게임 기획에 있어서 평소에 갖고 있던 의문이 하나 있는데, 왜 다수의 기획자들이 다른 작업보다 먼저 시나리오 기획을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게이머들의 성향으로 봐서는 시나리오 기획보다는 시스템 기획이 훨씬 중요하다고 보는데,(일단 시나리오는 스킵하고 게임에 바로 들어가는게 일반적인 플레이어 성향이므로) 어째서 많은 기획자들이 시스템 기획보다 시나리오 기획에 치중하는걸까요. 시스템 기획이 다 되고 나면 시나리오 기획을 보강해도 늦지 않지만, 시나리오 기획만 되어있고 시스템 기획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제작에 들어갈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원인을 생각해봤는데, 정확한 원인이야 알 수 없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기존의 제작관행이 영향을 미친것 같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의 시스템에 대한 기획적인 접근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봤을때 두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기존 오프라인 게임의 온라인화.
2. 새로운 아이디어의 온라인화.

물론 둘 다 중요한 방향이지만, 지금까지는 기존의 오프라인 게임을 온라인화 하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게임성에 대한 검증이 끝난 상태에서 게임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새로운 아이디어의 온라인화라는 단어는 아주 달콤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게임성에 대한 검증이 어렵고 실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행이 다수 기획자들의 습관적인 작업 순서까지 엉켜 놓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게임을 온라인화하는 작업을 하게 되면 게임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은 이미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기획을 제외한 여타 개발자들이 기본 시스템을 구현하는 동안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순서로 작업을 하는게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의 온라인화에서는 경우가 다르죠. 기획자들이 모호한 시스템만을 제시해놓고 시나리오 작성에 골몰하는 동안 여타 개발자들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이전에는 기존 오프라인 게임의 온라인화 프로젝트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해도, 온라인화 할만한 오프라인 게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점점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온라인화 하도록 방향을 잡는 프로젝트가 늘어날 겁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시스템 기획이 먼저 와야 하겠고요.

현재의 우리 게임업계가 프로젝트 관리면에서 갖는 문제들은 대부분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업의 순서가 조밀하게 조정되어 있지 않아서 매 시점마다 공회전을 하는 작업자가 많아집니다. 그 결과 앞에서 공회전을 한 만큼 나중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결국 프로세스의 문제이고, 어느 팀이 더 정밀하게 작업상황을 판단하고 진행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지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게 되겠죠.

2008년 1월 24일 목요일

SKT T1의 코칭스태프 전원 경질에 대하여..

일전에 pgr에서 주훈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댓글을 단 적이 있었는데, 결국 현실화되었군요.

SK텔레콤 T1 코칭스태프 전원 경질

SK텔레콤 T1, 코칭스태프 전원 경질 이유는?

SK텔레콤 T1 감독, 코치 등 코칭 스태프 전원 경질

전 SK텔레콤 코칭 스태프 향후 거취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의 T1은 코칭스태프 개편이 시급해 보입니다. 성적이 하위권이라도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면 코칭스태프 전원 경질이라는 초강수는 두지 않았을 겁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코칭스태프 전원을 경질하고 후임 감독자리를 공백으로 두는 형식인데, 이러한 결정이 나올 정도면 프런트가 판단하기에 현재의 코칭스태프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 공백상태랑 똑같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T1은 2005년 전후기 우승에 그랜드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하고 2006년 전기까지도 우승을 이어온 최강팀이었지만, 2006년 후기리그 직전에 팀의 주축인 임요환 선수가 공군에 입대하고 성적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하위권을 맴돌았습니다.


2006 후기리그 7위
2007 전기리그 8위
2007 후기리그 10위


1년반동안 부진했던 것도 문제지만 이에 더해 내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게 결정적입니다. (순위의 추이가 보이시죠?) 지금의 체제로 그냥 가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거죠. 다른 프로스포츠들의 경우를 감안해보면, 억대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진 감독이 3시즌이나 팀을 하위권으로 만들었는데 이제까지 기다리다 경질하는것만해도 많은 기회를 준거라고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성적이 나빠질 여지도 없으니 후임으로 누가 와도 별 부담이 없을것 같습니다.

저는 2006년에 사람들이 소위 '오버트리플크라운'이라고 부르는 프로리그 삼관왕을 달성했을 정도로 검증된 주훈 감독의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는, 임요환 선수가 빠진 이후 선수단 장악면에서 문제가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2006 전기리그까지 우승을 했던 선수구성에서 임요환 선수가 빠진 직후부터 성적이 급락했는데, 아무래도 임요환 선수가 선수단을 장악한 상태에서 주훈감독의 훈련프로그램과 접목되어 성적을 일구어낸 것이고, 임요환 선수가 빠진 후로는 선수단 장악에 실패해서 사실상 훈련프로그램등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뭐 꼭 정확히 이런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뭔가 정서적인 면에서 주훈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 괴리가 있었던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괴리를 완충해주는 역할을 했던 임요환 선수가 빠지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괴리가 봉합되지 못하고 점점 더 커지기만 해서 성적이 계속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프런트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까요? 선수단을 물갈이하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코칭스태프를 물갈이 하는게 맞을까요? 프런트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자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감독이 없이도 경기는 할 수 있지만, 선수가 없이는 경기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코칭스태프를 전원 경질한 직후에 팀내 고참급인 박용욱 최연성 선수를 플레잉코치로 전환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선수단 내부 인사를 코칭스태프로 전환하여 선수단이 기존 코칭스태프 및 코칭스태프라는 위치 자체에 갖고 있던 불신을 해소하는 인사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다음 시즌의 T1은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요소가 없어진 상태이므로 별다른 선수 보충 없이도 적어도 이번 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2008년 1월 21일 월요일

연말 日 DVD시장 블루레이 압승

일본인들은 '카치구미(勝ち組)/마케구미(負け組)'라고 하는 대세 추종적인 성향을 보이기로 유명하죠.. 일본에서는 블루레이와 HD-DVD의 차세대 광저장매체 전쟁이 종지부를 찍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연말 日 DVD시장 블루레이 '압승'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점유율 96.2%랍니다. 이 몰아주기 성향이 이번에는 소니를 살리겠군요..

2008년 1월 16일 수요일

비스타가 갖는 의의..

비스타 별로라고 사람들이 하도 악담을 하길레, 측은한 마음에 약간 변명을 해줄까 합니다. 뭐 사실 비스타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고, MS의 운영체제 개발 방향이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추측이에요. 기술적인 이야기는 간단히 넘어가고 사용자 관점에서 본 장점 위주로 쉽게 풀어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글은 하드코어 게이밍 관점에서 적습니다. 원래 이쪽이 가장 먼저 시스템의 한계에 직면하는 쪽이고, 이쪽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게 이해가 빠르겠죠.

비스타에만 들어가는 DirectX 10의 실체가 도대체 뭐냐에서 시작해보죠. DirectX 10을 비스타에서만 지원하는게 XP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걸 일부러 안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해야할까.. 하튼 그래요.

XP까지는 디스플레이 장치 드라이버가 WDM(Windows Driver Model) 방식이었습니다. WDM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를 위한 구조는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장치 드라이버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었고, 이 때문에 오는 한계 같은게 좀 있었어요. 대표적인게 전화면으로 게임을 하다가 창으로 빠져나가면 전화면 게임이 사용하던 화면이 깨지기 때문에 게임으로 돌아가는데 한참 걸리던 것 같은 증상이죠. 이걸 device lost라고 하는데, WDM 방식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증상이었어요. 왜냐하면 디스플레이 어댑터(흔히 말하는 그래픽 카드)라는 자원이 운영체제가 전적으로 관리하는 자원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통신을 주고 받는, 서로 협력하는 자원이기 때문에 장치의 상태를 세세하게 유지시킬 수가 없었던거죠.

이런 이유로(더 현실적으로는, 이런 상태로는 3D 데스크탑-3차원 바탕화면-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비스타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조를 만드는데, 그게 WDDM(Windows Vista Display Driver Model)입니다.

다음은 관련 문서인데, 기술적인 설명이니 생략하셔도 됩니다.

Windows Vista Display Driver Model

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WDDM을 도입하면 장치를 잃는 일이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전체화면과 창화면으로의 전환에도 로딩 속도가 줄게 되고, 기존의 셰이더 구조에 기하 셰이더-geometry shader-를 추가할 수 있게 되죠.

기하 셰이더의 경우에는, 현재로서는 그다지 큰 장점은 없다고 봐야 해요. 기하 셰이더로 할 수 있는 작업은 CPU로도 대체할 수 있는데, 요즘은 CPU가 점점 멀티코어로 가면서 셰이더 보다는 남는 CPU 코어를 활용하는 쪽이 성능면에서 더 이익인 상태라..

그러니까 DirectX 10이 비스타에만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3D 데스크탑을 구현하려면 운영체제가 이전보다 디스플레이 어댑터를 더 많이 장악해야 했다.

2. 이를 구현하기 위해 커널을 고쳐서 새로운 드라이버 구조를 만들었다. (이 부분은 XP에 적용이 불가능)

3. 새로운 드라이버 구조를 통해 기하 셰이더를 구현했다. (이 부분은 기존의 DX9에 적용이 불가능)

4. 현재로서는 멀티코어 CPU가 더 빠르므로 기하 셰이더가 큰 소용이 없다.


그러니까 DirectX 10이 비스타에만 들어가는건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DirectX 10 자체가 당장은 큰 쓸모가 없다는 얘기죠.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단언하기 어려워요. 디스플레이 어댑터에서 처리하는 기하 셰이더의 성능이 향상되고 물리와 인공지능 처리량 등의 증가로 멀티코어 CPU 활용이 극대화되면 상황이 다시 바뀔수도 있죠.

이외에 현재의 XP가 구조적으로 한계에 다다르는 문제점이 있어요.

이건 사실 XP의 문제가 아니라 32비트 운영체제의 구조가 갖는 문제인데, 디스플레이 어댑터에 꽂을 수 있는 비디오램의 크기가 슬슬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요.

최근의 게임은 비디오램을 512MB까지 활용하는데, 이런 추세대로라면 2~3년내에 1GB를 돌파할것 같아요. 그런데 32비트 운영체제에서는 비디오램을 1GB씩 꽂기가 어려워요.

다음은 역시나 기술적인 설명이므로 생략해도 무방합니다.

Dude, Where's My 4 Gigabytes of RAM?

왜 비디오램을 1GB씩 꽂기가 어렵냐면, 운영체제가 그런 용량을 할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32비트 운영체제는 메모리 주소로 2의 32승 = 4기가의 크기를 가져요.(2^32=4,294,967,296bytes=4GB) 그 중에 운영체제가 장치드라이버 및 프로세스나 공유 개체 등 여러가지 운영체제 관리 기능에 2기가를 사용하고, 응용프로그램에게는 각각 2기가씩의 가상 메모리 주소 영역을 주죠. 그런데 비디오램에 내용을 채우려면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주소 영역에서 주소를 떼어내어 할당해 주어야 하는데, 여기다 1기가씩 주면 다른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공간이 없어지는거에요. 일단 비디오램이 1기가인 정도는 다른 편법을 동원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1기가 이후에도 비디오램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질 공산이 커요. 그렇다면 언제까지 편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결국엔 64비트 운영체제로 넘어가는 수 밖에 없어요.

결국 비스타는 이 두가지 문제를 모두 한방에 해결하는 방식으로 설계한거죠. 뭐 이외에도 여러가지를 한번에 처리하려고 했지만(WinFS니 하는 것들), 게이머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두가지 문제가 비스타(정확히는 비스타 64비트 버전)에서 해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결국 언젠가 향후에는 비스타 64비트 버전이나 그 후속버전으로 갈 수 밖에 없어요. 물론 그 전에 한번 고비를 넘어야 할거에요. 누군가가 64비트에 맞춘 게임을 내놔야 하니까요. 현재로서는 시장상황상 그렇게 만들 개발사가 없겠지만, 하이엔드 그래픽을 추구하는 미국쪽 개발사 중에 어딘가에서 2~3년내에는 그런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뒤집어보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스타를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 말도 맞아요. 단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32비트 기반의 XP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빠른 시일내에 현실로 드러나게 되므로, 향후 몇년간 판매할 것을 목표로 비스타를 개발하는 MS로서는 제품 싸이클 내에 한계에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구조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거에요. XP도 벌써 6년이나 됐고, 비스타도 6년 이상 판매할 생각이라면, 앞으로 2~3년을 못 버틸 운영체제로 만들수는 없다는거죠.

그러므로 적어도 3년 후에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비스타 계열로 갈아탈 수 밖에 없을거에요. 이런 관점에서 너무 비스타 구리다고 비난하지 마시고 시스템 성능이 안되는데 억지로 쓰실 필요는 없지만 좋은 PC를 쓰신다면 미리 정을 들여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