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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31일 화요일

PS2 게임을 USB에서 실행하기..

집에 오래된 PS2가 있는데, 이게 사실상 모모타로전철 머신 입니다. 귀여운 그래픽의 보드게임이라 애들이 좋아해서 가끔 하죠.

그런데 이게 ODD의 렌즈가 낡아서 그런지 요즘엔 부팅이 잘 안되더군요. 이걸 수리를 할까도 생각해봤는데, 어차피 개조-_-도 되어있으니 HDD에서 게임을 불러오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PS2야 뭐 이제 해커들이 더 이상 뚫어볼 여지가 없을 정도로 탈탈 털었을 것 같아서 좀 검색을 해보니, HDD를 달 필요도 없게끔 USB에서 게임을 불러오는 것까지 해결이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다소간의 삽질을 거쳐 USB로 모모타로전철을 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는 건 귀찮아서 생략하고, 중요한 포인트만 짚어 놓을게요. 커펌이나 뭐 이런 류의 작업을 손수 해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이 정도 설명이면 아주 충분할겁니다.

준비물은 개조된 PS2와 여분의 메모리카드, USB 메모리와 공 CD 한 장입니다.

여기서 잠깐 이제부터 사용할 프로그램들의 역할을 정리해보죠.
uLaunchELF : PS2용 파일 브라우저
FreeMCBoot : 부팅 가능한 메모리카드를 만들어주는 도구
OpenPS2Loader : 이미지 파일에서 게임을 실행해주는 도구
USBUtil : OpenPS2Loader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iso 이미지를 변환해주는 도구
FAT32로 포맷한 USB에 FreeMCBoot와 OpenPS2Loader를 각각 다운받아 압축을 풀어줍니다.
http://psx-scene.com/forums/f153/fmcb-v1-9-series-release-thread-116247/
http://psx-scene.com/forums/f150/open-ps2-loader-project-v0-9-2-a-62141/

uLaunchELF의 부팅 이미지를 CD나 DVD로 한 장 굽습니다.
http://psx-scene.com/forums/official-ulaunchelf-forums/

앞서 준비한 부팅 CD/DVD로 PS2를 부팅하면 uLaunchELF가 실행됩니다.

FreeMCBoot와 OpenPS2Loader를 복사한 USB와 미리 준비한 메모리카드를 PS2에 꽂습니다. 이제 uLaunchELF에서 FreeMCBoot를 실행하여 메모리카드를 부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작업이 끝나면 OpenPS2Loader를 메모리카드로 복사해줍니다.

USB가 꽂혀있으면 부팅이 매우 오래 걸리므로 메모리카드로 부팅할 때는 USB를 제거해야 합니다. 메모리카드로 부팅하고 부팅 시작메뉴에 OpenPS2Loader를 추가해줍니다. 여기까지 하면 USB에서 게임을 실행할 준비가 끝납니다.

USBUtil을 다운받아 정품 게임에서 추출한 iso 이미지를 변환하여 USB에 넣어줍니다. 변환한 이미지를 OpenPS2Loader에서 실행하면 게임이 실행됩니다.
http://psx-scene.com/forums/f100/usbutil-iseko-59785/

2013년 12월 18일 수요일

이런저런 잡담..

멀티플랫폼 개발 때문에 아이맥을 쓰고 있는데, 맥은 '예쁜 똥'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키보드도 마우스도 다 예쁘기만 하지 불편하기 짝이 없고, OS도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지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져요. 내 돈 주고는 절대 사고 싶지 않은 기계입니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인 현재의 시장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결국 입력 장치의 한계가 있으니 하드코어 게임은 모바일로 넘어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캐쥬얼 게임은 모바일이 장악했지만, 미드코어 게임을 얼마만큼 모바일 플랫폼 쪽으로 끌고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구요. 모바일 하드웨어의 성능도 더 이상은 빠른 발전이 어렵고, 데스크탑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기에는 배터리 기술 발전이 더딥니다. 결국 어느 선에서 PC-모바일-콘솔이 모두 공존하는 상태가 될 것 같은데요. 한동안은 하드코어 게임의 PC, 대작 게임의 콘솔, 캐쥬얼 게임의 모바일이 시장에 혼재된 상황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한쪽으로 확 쏠리기에는 각자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 명백하죠.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Person of Interest, S03E09

요즘 보는 미드 중 하나가 Person of Interest인데요. 최근 에피소드가 하도 당황스러워서 몇 자 남겨봅니다.

시즌 2의 피날레에서 머신에 대한 큰 떡밥을 해결하고 왠지 이대로 작품이 끝나도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더니, 시즌 3에 와서는 뭔가 겉도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러더니 9화에 와서 기어이 일을 치고야 마네요.

우여곡절 끝에 인사부(HR) 수장 퀸을 잡은 리스와 카터가 이 인간을 FBI 본부로 데려가게 됩니다. HR은 NYPD 내의 조직이니 연방 소속인 FBI로 데려가야 뒤에서 손을 쓸 수가 없다는 거죠. HR이 총동원되어 리스와 카터를 죽이고 HR 수장을 되찾아 가려고 하는데, 건물에 갇힌 리스가 카터에게 뜬금없이 사랑고백(!)을 합니다. 아니 이게 뭥미.. 지금까지 그런 복선 하나도 없었잖아! 냉혈한 인간병기인 리스가 사랑고백이라니 캐릭터의 일관성은 어디로 가고! 이 뜬금없음에 얼어있는 저의 뒷통수를 갈기듯 에피소드 마지막에 카터를 죽여버리는 제작진. 그러니까 리스의 고백은 사망 플래그였던 것입니다.

이건 놀란이 미쳤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 뭐 리스도 사랑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복선을 깔아둔 게 없는데 갑자기 이렇게 나오니 어이가 산으로 가잖아요. 게다가 그 장면에서 선택한 대사들이 또 오글거림의 극을 달립니다. 이게 뭡니까 정말.

하도 당황스러워서 검색을 좀 해보니, 카터 역의 배우는 자신의 사망 및 하차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하고, 놀란은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려고 그런 방향으로 하기로 했다는 투의 인터뷰를 했던데, 충격은 충격이네요. 카터가 죽은 것 보다 리스의 행동이 충격입니다. 몇몇 게시판을 보니 이 에피소드를 보고 드라마 접겠다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네요. 저도 좀 고민이 됐는데, 일단 이 뒤에 어떻게 이어나갈지 궁금해서 더 보긴 할 것 같네요.

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이런저런 잡담..

요즘 정말 포스팅이 뜸했네요. 지난 몇 년간의 월별 포스팅 수를 보니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포스팅 작성이 뜸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군요. 쓸 얘기도 없는데 간만에 사소한 얘기들을 좀 올릴까봐요.

일단 핸펀을 Optimus LTE II에서 Vega No.6로 바꿨습니다. 720p급 폰이 작다고 생각하던 차에 할원 0짜리 기변이 나왔길레 FHD급 폰으로 갈아 탄 거죠. 좀 크고 무거운 게 단점이지만 제 경우엔 요즘 동영상 시청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해상도 높은 Vega No.6이 아주 맘에 들어요. 한달 이상 써보면서 느낀 게, 전에 쓰던 Optimus LTE II가 정말 불안정한 기계였구나 싶어요.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씩은 꼭 커널 패닉을 경험했는데 폰을 바꾸니 그런 일이 싹 사라졌네요. 이렇게 불안한 채로 안정화도 안 시켜주고 출시한지 2년이나 흐르게 두다니, LGE는 반성해야 합니다.

개인 프로젝트로 만드는 엔진은 이제 코어 부분이 끝난 느낌입니다. 직렬화와 장면 그래프, 애셋 관리 기능 정도가 대충 해결이 됐구요. 이제 렌더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안 보이는 부분만 해서 회사에서도 짬을 내어 작업을 하곤 했는데, 보이는 부분을 하려니 시간을 만들기가 난감하네요. 다음에는 스샷이라도 한 장 올려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13년 10월 1일 화요일

2013년 3/4분기에 본 애니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2기(2013)

충격과 공포라는 최종 엔딩까지 봤습니다. 이건 뭐 할 말이 없네요. 작가가 약 빨고 썼다는 넷 상의 의견에 동의를 표합니다.

알바 뛰는 마왕님!(2013)

괜찮습니다. 작화 질은 엉망이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어요. 소재가 좋아서 좀 더 깊이 파고 드는 맛이 있었다면 소소한 부분에서 깨알 같은 재미가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애니화 과정에서 쳐낸 건지 원작 소설도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재를 깊이 파고 드는 맛이 부족해서 아쉬웠어요.

2013년 9월 16일 월요일

관상 (2013)

미묘하네요. 전체적인 만듦새도 좋고 연기도 다들 잘했는데 후반부가 늘어져요. 계유정난이라는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의 예정된 비극을 풀어내는데 리듬이 빠르지 않으니 캐릭터에 몰입할 수가 없고 하염없이 늘어지네요. 가장 비극적이어야 할 대목에 도달해도 냉소를 짓게 되는 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안전한 공식들만 사용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려는 시나리오와 늘어지는 편집이 정말 아쉬운 영화였어요.

2013년 8월 28일 수요일

Alex Cross (2012)

2012년에 제작된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의 3번째 영화화 작품인 Alex Cross를 봤습니다.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는 제임스 패터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원작 소설 시리즈가 미국에서는 상당히 히트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듣보잡이에요. 번역서도 몇 개 안 나왔고 그나마도 현재는 대부분 절판된 상태구요. 제 경우에는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던 1,2번째 영화화 작품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이번 3번째 영화화에도 흥미가 있었는데,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망한걸 보고 좀 불안하긴 했지만 결국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보고 나니 미국에서 망할 만 하구나 싶어요.

Alex Cross Poster

사실 이번 Alex Cross에 대해서는 별로 할 얘기가 없어요. 대사도 별로고 쓸데없이 등장해서 낭비되는 캐릭터에 인물의 감정선이 중간에 튀는 등 여러 가지로 총체적인 난국이 펼쳐지는데다, 뛰어난 프로파일러라는 알렉스 크로스의 특징도 살리지 못해서 어설픈 액션 영화가 되었고, 핸드헬드 카메라를 잘못 쓴 건지 마지막 액션장면에서는 이상한 곳에서 화면이 계속 흔들려서 어지러울 지경이고 막 그래요.

그래도 이왕 망작을 본 김에 이 작품들과 차별화해서 전작들을 구출하려는 시도를 좀 해봐야 겠네요. 우선 알렉스 크로스 영화화의 첫 번째 작품은 1997년 작인 Kiss the Girls 입니다. 애슐리 저드가 막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에 찍은, 그야말로 리즈 시절의 영화라 미모가 아주 눈부시고, 모건 프리먼이 알렉스 크로스를 맡아서 노회한 프로파일러를 연기합니다. 애슐리 저드는 이 영화 이후에 갑작스럽게 고난에 빠지는 미모의 남부 중산층 여성을 계~속 맡아서 연기하게 되죠. 일부에서 ‘애슐리 저드 영화’ 라고 까지 부르게 되는 비슷한 배역에 갇히게 되는 시발점이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잘 된 편이라, 지금 봐도 재미있어요. 좀 양들의 침묵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이지만 원작이 탄탄하다는 점이 한몫 하죠.


Kiss The Girls Poster

그 다음으로 영화화된 작품이 2001년 작인 Along came a spider 입니다. 이 영화의 미묘하게 잘 만들었으면서 또 미묘하게 못 만든 점이 참 좋아요. 헐리웃 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현재의 지식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컴퓨터 시스템이 중간에 등장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구요. 모건 프리먼을 기용하면서 원작과 달라진 지점들이 맘에 들어요. 원작에서는 알렉스 크로스와 제지 플래니건이 연인인데, 여기서는 모르는 사이로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되거든요. 이런 변화가 인물의 심리나 행동에 차이를 주는데, 이 경우엔 원래 모르는 사이였던 영화 쪽이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Along Came A Spider Poster

원작 소설을 기준으로 하면 Along came a spider가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의 1편입니다. 따라서 소설 속의 알렉스 크로스는 아주 젋어요. 그걸 모건 프리먼이 배역을 맡으면서 노회한 인물로 바꾸게 되는데, 이에 따라 차이점이 제법 많이 생기죠. 첫 번째로 영화화 되었던 Kiss the Girls는 원작에서는 시리즈 2편이에요.


Along Came A Spider Kiss The Girls 

그러니까 모건 프리먼이 맡은 게 시리즈 1,2편이 되고, 이번에 타일러 페리가 맡은 Alex Cross는 시리즈 12편인 Cross의 영화화입니다. 그냥 Cross라고 하면 밋밋하니까 영화화 하면서 제목을 Alex Cross로 바꾸고, 등장인물의 나이를 원작 소설과 맞춰서 바꾼 것 까지는 좋았는데, 지난 1,2편의 영화화와 달리 내용은 원작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프로파일러가 아니라 그냥 몸으로 부딪히는 형사가 되어버렸죠;;


Cross

2013년 8월 23일 금요일

모모타로 전철 시리즈가 끝났군요..

지금까지 전혀 몰랐는데 완전히 한방 맞은 느낌이네요. 모모타로 전철 시리즈가 끝났군요. 2012년 초에 발매된 일본 내수용 모바일 게임을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종료되었네요. 자세한 설명은 오덕 지식의 성전 엔하위키에 나와 있구요. 핵심 제작진이 대부분 허드슨을 이탈하면서 더 이상 시리즈를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는 군요.

모모타로 전철은 거치기로 해야 재미가 있는 스타일의 게임인데, 최근작들이 휴대용으로만 나와서 왜 그런가 싶었더니 그만.. 이런 류의 파티게임은 여럿이 한 장소에 모여서 해야만 하는데, 요즘의 놀이문화가 여럿이 집에 모여서 하는 분위기가 아니니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도 사실이구요. 시리즈를 처음 접한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이렇게 끝나게 되니 여러모로 아쉽네요. USA를 꽤 재미있게 했었기 때문에 WORLD의 거치기 버전이 제대로 한번 나와줬으면 했는데.

2013년 8월 5일 월요일

K리그 클래식 서울-수원 경기 직관 다녀왔습니다..

8월 3일 토요일에 있었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서울-수원 경기에 직관을 다녀왔습니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를 왜 '슈퍼매치'라고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부르는 만큼 뭔가 의미가 있는 건지는 몰라도 관중이 엄청나게 모이더군요. 공식 발표로는 43,381명이라고 하던데, 티켓을 확인하는 방식상 아마 거의 정확한 관중 집계였으리라 봅니다.

평소 축구팬이 아닌 제가 경기장에까지 찾아갈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큰아이 초등학교로 어린이 무료 입장권에 동반하는 어른까지 할인되는 3경기 티켓이 왔는데, 아이가 가자고 해서 한번 가봤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3경기 중 이 날짜를 택한 게 하필이면 마케팅적으로도 가장 큰 힘을 쏟아 부은 듯한 날짜가 되는 바람에 사람이 엄청나게 몰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무슨 페이스북 이벤트로 통닭을 뿌린데다 사람들이 죄다 통닭에 닭강정 같은걸 사다 먹고 있으니 경기장이 통째로 거대한 닭집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름 여유 있게 갔는데도 1층 좌석이 일찌감치 차버리는 바람에 2층 좌석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는 경사도 가파르고 높아서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4만 명 이상 들어가는 구장임에도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런지 구장이 넓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 2층 좌석에서도 경기장이 잘 보이더군요. 1층 앞쪽 좌석이면 현장감이 대단했을 것 같아요.

경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2골을 넣은 서울의 2:1 승리로 끝났는데, 가장 멋진 골은 수원이 넣은 필드골 이었어요. 원래 축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럭저럭 경기는 잘 보고 나왔고, 아이는 65분쯤 지나니 지루해 하길레 별수없이 휴대폰을 주고 말았죠. 생각 외로 모기는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덥고 사람도 많고 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더군요. 원래 축구팬이 아니기도 하고. ㅎㅎ

2013년 7월 25일 목요일

Olympus Has Fallen (2013)

올해 헐리웃에서 백악관 침공물(?)이 연달아 두 편이 공개되었는데, 그 중에 Antoine Fuqua 감독의 Olympus Has Fallen을 봤습니다. 캐스팅이 은근히 화려해요. 주연은 제러드 버틀러이고 대통령에 아론 에크하트, 시작하자마자 죽는 영부인역에 애슐리 주드, 하원의장 역에 모건 프리먼이고 악역은 한국계인 릭 윤이 맡았습니다. 북한군이 백악관을 점령하는 황당한 이야기인데, 정말 미군이 찌질하게 나와요. 백악관을 배경으로 제러드 버틀러가 어설픈 다이하드를 찍으려니 미군이 무능력해져야 겠기는 하겠죠.

영화는 각본만큼이나 안타까워요. 각본이 덜컹거리는데 화면도 예산의 압박이 느껴지니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해지더군요. 그래도 정작 이야기에 크게 구멍을 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원래 이 감독이 좀 말도 안 되는 장면도 시치미 뚝 떼고 그냥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믿을 만 하기도 하죠. 후반부의 상황이 통째로 말이 안 되는데, 그것도 그냥 밀어붙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이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하하.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전작 중에 초기작인 Bait를 꽤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이 감독의 영화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찾아보고 실망하고를 반복하고 있는 편이라 재미없어 보여도 결국엔 찾아보게 되는데요. Olympus Has Fallen의 안타까운 완성도를 보면서 문득 이 감독이 어떻게 흥행에 계속 실패하면서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지, 혹은 실패를 계속하고 있다는 건 저만의 추측인지 수익률이 궁금해져서 대강 따져봤습니다. 수익과 제작비 자료의 출처는 boxofficemojo입니다. 수익률은 개봉수입을 반으로 나눈 값에서 제작비를 빼면 순수익이라고 보고, 이를 제작비에 비례하여 계산했습니다. (보통 개봉수입의 절반 정도가 제작사에게 돌아간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그러므로 부가판권 수입 등으로 최종 수익률은 좀 더 나은 수치가 나왔을 겁니다.

개봉일

제목

수입 (전세계)

제작비 (추정)

수익률 (추정)

2013년 3월 22일 Olympus Has Fallen

$161,025,640

$70,000,000

15.0%

2010년 3월 5일 Brooklyn's Finest

$36,440,201

$17,000,000

7.2%

2007년 3월 23일 Shooter

$95,696,996

$61,000,000

-21.6%

2004년 7월 7일 King Arthur

$203,567,857

$120,000,000

-15.2%

2003년 3월 7일 Tears of the Sun

$86,468,162

$75,000,000

-42.4%

2001년 10월 5일 Training Day

$104,876,233

N/A

N/A

2000년 9월 15일 Bait

$15,471,969

$51,000,000

-84.8%

1998년 2월 6일 The Replacement Killers

$19,204,929

N/A

N/A


보시는 바와 같이 참혹합니다. 덴젤 워싱턴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Training Day의 경우에도 제작비가 5천만 달러 안쪽이어야 겨우 약간 수익이 났을 듯 하군요. 사실상 그나마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영화가 가장 최근작인 Olympus Has Fallen입니다.

2013년 7월 23일 화요일

CMake 싫어요..

CMake를 오랜만에 사용할 일이 생긴 김에 예전 생각이 나서 끄적여 봅니다. CMake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면, 예전에 어떤 작업을 하느라 FireBreath로 플러그인을 작성하면서 처음으로 써 본 기억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 것 같네요. FireBreath는 ActiveX와 NPAPI를 동시에 래핑 해주는 플러그인을 생성해주는 프레임웤인데요. 그때 마침 IE와 non-IE 브라우저를 모두 지원하는 플러그인을 만들 필요가 생겨서 이걸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FireBreath는 구글의 지원으로 개발되는 프레임웤인데요. 다양한 컴파일러를 지원하기 위해 CMake를 이용한다고 해서 처음으로 써보게 되었죠.

CMake 문서를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대충 읽어보고 FireBreath를 빌드하면서 깨달은 게 있었죠. 아 이거 쥐약이구나.

CMake는 멀티플랫폼 빌드를 지원하기 위해 플랫폼에 맞춰 빌드 파일을 생성해주는 도구이고, 이 빌드 파일을 돌려서 실제 빌드를 수행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모든 경로를 절대경로로 생성합니다. 이게 당시 개발팀의(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Windows 개발자들의) 개발환경과는 맞지가 않아요. 당시에 제가 있던 개발팀이 그러하듯 모든 사용자가 각자 마음대로 시스템을 구성하고 각자 편한 위치에 소스를 내려 받아서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스코드 저장소에 절대경로가 없어야 하는데, CMake를 사용하려면 필연적으로 빌드 환경에 절대경로가 박혀버려요. 이거 아주 지저분하죠.

CMake 공홈에 나와있는 FAQ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Why does CMake use full paths, or can I copy my build tree?

CMake uses full paths because:

  1. configured header files may have full paths in them, and moving those files without re-configuring would cause upredictable behavior.
  2. because cmake supports out of source builds, if custom commands used relative paths to the source tree, they would not work when they are run in the build tree because the current directory would be incorrect.
  3. on Unix systems rpaths might be built into executables so they can find shared libraries at run time. If the build tree is moved old executables may use the old shared libraries, and not the new ones.

Can the build tree be copied or moved?

The short answer is NO. The reason is because full paths are used in CMake, see above. The main problem is that cmake would need to detect when the binary tree has been moved and rerun. Often when people want to move a binary tree it is so that they can distribute it to other users who may not have cmake in which case this would not work even if cmake would detect the move.

The workaround is to create a new build tree without copying or moving the old one.

그러니까 얘네의 의도는, 빌드 환경은 CMake를 이용하여 각자 셋업하고, 소스 저장소에는 순수하게 소스만 넣어두라는 거겠죠. 이런 정책이 마음에 드는 분들도 계실지도 모르지만, 일부 라이브러리는 CMake를 이용하고 일부 라이브러리는 CMake를 이용하지 않는 시나리오에서는 빌드 환경을 구성하기 위한 관리의 복잡도가 매우!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Windows에서 개발하게 되면 아마도 대부분 저런 경우에 해당하게 될 거에요. 저는 이게 아주 마음에 안 들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사용하던 GLFW라는 라이브러리가 있는데, 이게 메이저 버전업을 하면서 CMake를 사용하도록 바뀌었군요. 이걸 CMake 없이 빌드 하도록 수동으로 풀어줘야 할 것 같은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네요.

2013년 7월 1일 월요일

2013년 2/4분기에 본 애니

이번 분기에도 3작품 밖에 안 봤군요.

나는 친구가 적다 NEXT(2013)

내용이 꽤 흥미진진하게 돌아갈 것 같은 타이밍에 끝나는데, 3기가 나오면 완결이 될까요? 작붕이 좀 심한 편인 게 단점입니다.

내 여자친구와 소꿉친구가 완전 수라장(2013)

개그+연애 노선으로 괜찮게 진행됩니다. 애니판의 끝부분이 타이밍으로 보나 상황으로 보나 참 절묘하네요. 원작소설은 이후로도 진행되고 있던데, 이 꼬인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미나미가 ~다녀왔어~(2013)

괜찮습니다. 이 시리즈도 벌써 4기인가요? 무난하게 계속 이어지네요.

2013년 6월 27일 목요일

공개 게임 엔진은 가능한 것인가

하복의 공개 모바일 3D 엔진인 프로젝트 아나키가 어제 출시됐습니다. 1.0 beta 상태군요. 다운받아서 일단 샘플 프로젝트를 열고 돌려만 봤습니다. 잘 만들었더군요. 이제 시간을 내서 찬찬히 뜯어봐야죠.

개인적으로 만들고 있는 작은 게임 엔진이 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모티베이션이 약하고 투입할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으니 진도가 잘 안 나갑니다. 원래는 Windows를 타겟 플랫폼으로 잡고 시작했는데,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바꿔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한번 크게 갈아엎었지만 시작한지 몇 년은 됐다는 얘기죠. 그런데 나 혼자라도 쓸만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데만도 얼마나 걸릴지 감을 잡기가 어려워요. 최근에 공개 모바일 3D 엔진을 몇 개 찾아서 돌려봤는데, 역시 상용엔진의 발끝이나마 따라갈만한 퀄리티를 가진 것 조차 단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데 제작기간을 보면 막 10년씩 작업한 엔진이고 그래요. 제가 만드는 엔진도 그나마 서브시스템들 대충 갖추고 간단한 에디터까지 붙이려면 지금 속도로는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이걸 계속 하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World War Z (2013)

지난 주말에 월드워Z를 봤습니다. 원작은 맥스 브룩스가 2003년에 발표한 소설 '세계대전 Z'이고, 브래드 피트가 원작의 판권을 사서 직접 제작했다고 하더군요. 일단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작비만 1억 9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는데요. 이게 이유가 있더군요. 영화는 4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 평택미군기지 파트, 이스라엘 파트, 연구소 파트인데요. 원래의 촬영본에는 연구소 파트 대신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전투 파트가 들어있었는데, 이 부분의 완성도가 심히 떨어진다고 판단한 제작진이 아예 해당 파트를 몽땅 들어내고 구원투수로 유명 각본가를 불러서 추가 시나리오로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어 넣었다고 하더군요. 첫 촬영으로부터 1년이나 지난 후에 2천만 달러를 들여서 찍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구소 파트가 다른 파트보다 저예산 인 게 확연히 눈에 보이죠. 그래도 원래의 러시아 파트 시나리오를 들어보니 그게 그대로 들어갔다면 영화가 아주 엉망이 됐을 것 같더군요.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와 이스라엘 파트는 비용이 많이 들었음직하고, 잘려나간 러시아 전투 파트도 역시 큰 스케일이었다고 하는데다, 추가 촬영으로 아예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은 거니까 저런 정신 나간 제작비가 들어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연구소 파트의 소소한 스케일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심정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장면 구성은 아주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는 콜라 마시는 장면 같은 건 그런 소소한 스케일이 아니었으면 잘 살리기 어려웠을 것 같구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재난 영화라면서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 저는 그 점도 좋았어요. 좀비로 인해 세계구급 재난이 온 거니까, 이걸 개인이 좀비와 대결하는 개인 차원의 아포칼립스적인 영화로 만드는 시도야 이제까지 많이 있어온 거고, 세상이 재난과 만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그리는 영화라는 것도 괜찮은 시도죠.

2013년 6월 12일 수요일

E3를 보고 생각해 본 Xbox One의 판매 전략

E3에서 Xbox OnePlayStation 4에 대한 세부적인 발표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각 콘솔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는 링크도 걸었고 곳곳에 많이 나와있으니 생략하구요.

이번 발표에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점은 Xbox One의 지역별 발매 스케쥴 입니다. 발표 내용을 옮겨 보자면 북미와 유럽에서 올해 11월에 내놓고 일본은 미정, 아시아는 내년으로 밀렸는데요. 이 순서는 Xbox 360의 지역별 판매량 순위와 일치합니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콘솔의 주요 3대 시장으로 북미 일본 유럽을 꼽을 수 있는데, Xbox 360은 북미에서 가장 잘 나간 콘솔이고 유럽에서는 PS3와 비슷하게 팔렸지만 일본에서는 안 팔렸죠. 참고로 유럽의 경우에는 분기별 판매량으로 볼 때 초기에는 PS3보다 잘 나갔지만 현재는 PS3가 더 잘 나가고 있고, 아직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는 360이 더 높습니다.

이런저런 걸 감안하면 Xbox One에서도 우선시 되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고, 일본(과 그 외의 아시아 시장)은 중요도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본을 아예 미정으로 한 건 사실상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두 세대에 걸쳐 일본 시장을 뚫어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한 마당이기도 하고, 일본 제외하고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량 만으로도 PS3를 눌렀다는 자신감도 있을 테고요.

발매 스케쥴 외에 재미있었던 건 가격을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점인데요. 가격을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명기하지 않고 말로만 떼운 이유는 둘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첫째는 가격을 언급하기 싫어서, 둘째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첫 번째 경우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두 번째 경우에 주목하는데요. Xbox One은 상당히 셋탑 박스에 가까운 콘솔이므로 단일 기기로 판매하는 것 보다는 케이블 TV와 동시에 가입하는 방식을 주된 판매망으로 활용할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콘솔이 인터넷의 상시 연결을 요구하는 걸 보면 인터넷 서비스에 묶어 팔 가능성도 꽤 있구요. 그렇다면 콘솔 자체의 가격이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케이블 TV나 인터넷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서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는 Xbox One의 남은 가격에서 월 1/24씩 내면 되므로 큰 부담이 안되고, MS의 실제 수익원은 Xbox Live와 여타 부가 서비스가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콘솔의 판매 금액이 빨리 회수가 안 되므로 서비스를 팔게 되는데, 케이블/인터넷 가입자 기반으로 팔아야 하므로 좀 더 확실한 고객층에게 확실히 긁어(!)내기 위해 중고 거래도 막는 거고요.

이런 식의 모델이면 북미에서는 싸게 빨리 콘솔을 깔아놓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겠지만, 당장 유럽만 나가도 콘솔 자체를 파는데 상당한 진입 장벽이 생기게 됩니다. 본토인 미국에서야 어떻게 된다 치더라도 유럽 각 지역의 케이블/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같이 제휴 상품을 내놓는 게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질 리가 없죠. 유럽에서는 콘솔 자체를 마케팅으로 어떻게 팔아본다 치더라도 원래부터 Xbox 브랜드에 호감이 없는 일본에서는 거의 방법이 없어지는데, 이에 더하여 기존의 시장 상황을 결합하여 나온 결론이 일본을 버린다..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냥 상상입니다. ㅎㅎ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MS, Xbox One 발표..

오늘 새벽에 MS가 Xbox One을 발표했습니다.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547375&category=102

360과 비교하면 단정해진 콘솔 외형이 기기의 포지셔닝을 대변하는 것 같네요. 리모컨 없이 손으로 조종하는 Win8 깔린 셋탑박스인데 제법 괜찮은 퀄리티의 게임도 된다는 거죠. 거기에 아마존이나 애플이 재미를 본 컨텐츠 마켓을 엑스박스 라이브에 결합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인데, 기반이 잘 갖춰진 북미에서는 제법 통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다만 북미를 벗어나는 순간 기기의 매력이 반의 반 이하로 떨어지는 구조가 되니까.. 이번 세대에서는 북미에서만 엑박원이 흥하고 그 이외 지역에서는 플스4가 흥하는 구도가 될 것 같네요. 키넥트2를 기본 동봉하면서 본체에 투자를 못한 게 성능차이로 나타났고, 그만큼 게임 타이틀은 플스4쪽이 퀄리티가 올라가겠네요.

그런데 중고정책이나 셋탑박스 기능 등을 보면 이익을 내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북미에서만 흥해도 MS는 별 불만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WiiU는 조기탈락 확정인 듯 하구요. 한국에 사는 저는 플스4로 가는 게 맞을 듯.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넷마블, MMORPG 개발사 '라다스튜디오' 청산

최근 들어 게임 업계의 모바일 쏠림 현상이 대단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곳곳에서 폭파되는 스튜디오가 엄청나게 많은데요. 오늘 아침에 출근했다가 의외의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라다 스튜디오는 리니지2, 테라로 유명한 박용현 PD를 수장으로 언리얼엔진4를 사용해서 MMORPG를 개발하는 중으로 알려져 있던 곳인데요. 솔직히 박용현 PD 정도 되는 인물이 투자가 끊길 정도면 그야말로 MMORPG 개발을 하겠다는 곳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잖아요?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넷마블 MMORPG 개발사 `라다스튜디오` 청산

내부 소식을 좀 들어보니 라다스튜디오는 폭파되지만 다행스럽게도 개발팀은 다른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새 스튜디오를 차리고 그대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온라인게임의 빙하기가 대작들의 멸종까지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가 되네요. 개발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감안해보면, 얼마 후면 대작 소리를 들을만한 신작이 없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네요.

2013년 4월 22일 월요일

최근 게임 업계의 인력 재편을 생각해보면..

최근 게임 업계의 대세가 모바일로 흐르면서 업계가 요구하는 인력구조가 빠른 속도로 재편이 되고 있습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이전에 높은 품질을 요구하던 하이엔드 게임 프로젝트가 대부분 접히고 모바일로 바뀌었죠. 이에 따른 인력 시장의 요구 사항 변화는 아마 헤드헌터나 각 회사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잘 느끼고 있을 테지만, 요즘의 업계 변화를 보며 어떤 식으로 인력이 재편될지 추측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겁니다.

그래픽 분야의 경우 전반적으로 SD풍의 2D 원화와 2D 그래픽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텐데, 바꾸어 말하면 3D 작업자들은 줄어든 포지션으로 인해 다들 힘들 것 같습니다. 그나마 로폴 작업 하시던 분들은 쉽게 자리가 날 테고, 노멀맵 하시던 분들은 자리가 없을 것 같네요. 3D 모델러/맵퍼 중에 노멀맵 캐릭터 작업을 하시던 분들 상당수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계실 테구요. 배경 그래픽도 고퀄리티로 작업하던 분들이 많이 나오셨을 겁니다. 프로젝트의 수가 늘어나고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원화가는 자리를 잡기가 오히려 더 쉬워졌을 테지만, 실사풍 원화가들 에게는 자리가 줄어들었을 공산이 크군요. 그래도 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체 원화가 수는 늘어났을 공산이 크므로 실사풍이신 분들도 어떻게든 자리는 잡으셨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터나 이펙터는 언제나 일정수가 필요하니까 자리들 잡고 계실 테구요.

프로그래머도 대격변이 일어난 포지션인데, 온라인 쪽의 연차 높은 프로그래머들이 갈만한 포지션이 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제약 때문에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어서 일이 지루해졌다고 볼 수 있는데, 프로그래머의 수요 자체는 늘어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업무 내용면에서 약간 타협하면 옮기기 어려워지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모바일 네트워크의 불안정성 때문에 서버 프로그래머는 거의 서버를 직접 짜지 않고 웹서버 같은걸 뜯어 쓰는 상황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그렇다면 서버 프로그래머들에게도 지금의 업계 변화는 일이 지루해진 상황일 것 같습니다.

기획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가 쪼개진 대신 작은 프로젝트가 무수히 생긴 상황이 되었는데, 기획자로서는 오히려 지금이 절호의 기회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전히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시장은 아니더라도 기존에 비해 적은 자본으로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시장 상황이라는 건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닐 것 같네요. 인력의 수요가 어떻게 변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데, 일반적으로 프로젝트의 규모가 작아져도 일정 수의 기획자는 반드시 필요하므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최근의 인력구조 변화을 통해 가장 구직이 힘들어진 포지션은 아마 3D 그래픽 작업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몇 년간 고퀄리티화가 꾸준히 이루어졌다가 한번에 십여 년 정도 뒤로 후퇴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에 배출되던 인력과 시장이 원하는 인력의 갭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퀄리티 작업을 통해 몸값을 높였던 인력들이 비슷한 대우를 유지하며 갈 만한 포지션이 확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측이 되네요.

2013년 4월 1일 월요일

2013년 1/4분기에 본 애니

이제 이 포스팅의 단위를 바꿔야 할 까봐요. 한 분기에 보는 작품 수가 얼마 안 되다 보니..

Blood-C The Last Dark(2012)

세간의 평이 별로 좋지는 않던 것 같던데,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기존의 블러드 시리즈 보다는 클램프 작품의 느낌이 강한, 오오카와 나나세 취향의 시나리오였지만 짜임새가 좋았어요. 대부분의 떡밥도 회수했고, 극장판 이전에 나왔던 TV판과도 앞뒤가 잘 맞아요. 극장판 안에서의 떡밥들도 짧은 상영시간 와중에 대부분 회수했고. 중간에 좀 지루하다는 평이 많은 것 같던데, 저는 지루할 틈도 없이 봤네요.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2012)

이 작품은 쿄토애니메이션의 라이트노벨 출판부문에서 출간한 소설을 쿄토애니메이션이 직접 애니화 한다는, 다분히 상업성이 강한 전략의 일환으로 나온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쿄애니가 애니화 하면 원작의 판매부수가 올라가니까 직접 미디어믹스를 밀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데, 이거 사실 굉장히 위험합니다. 외부 원작이야 퀄리티가 괜찮은걸 끌어오게 되어있지만, 자체 조달하면 결국 퀄리티의 허들이 낮아져서 원작과 미디어믹스 양쪽이 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는 성공한 모양입니다만, 퀄리티는 솔직히 글쎄..라는 느낌입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도 상당히 뻔한 전개에 라노벨 학원물 패턴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나중에 원작과의 차이점을 찾아보니 이건 뭐 원작 그대로 애니화 했으면 아주 애니도 폭망 할 뻔 했더군요. 쿄애니가 원작 재현으로 유명한 제작사인데도 이 작품의 경우 원작을 대폭 뜯어고쳤다고 하던데 이유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냥도 밋밋한데 원작은 더한 것 같더라구요. 초반에 학원물 고전 패턴대로의 전개는 그냥저냥 볼만했는데, 중반부부터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성립된 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지루해서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학원연애물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인 '여주보다 조연이 더 매력적이다'도 피하지 못해서, 중2병 여주인공보다 전직 중2병 조연 캐릭터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그냥저냥 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전작인 '빙과'보다 떨어진다고 보이는데 어찌된 게 상업적으로는 더 성공했다더군요. 거 참.

2013년 3월 21일 목요일

게임업계 잡담..

1. 가마수트라에서 게임 개발자들의 삶의 질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Game Developer Quality-of-Life Survey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88671/Game_Developer_QualityofLife_Survey.php

나이의 경우(가장 관심이 있는 주제라.. ㅜ_ㅜ), 44세까지는 개발자가 꽤 있지만 그 이상으로 가면 확연히 수가 줄어드네요. 업계 연혁이 우리보다 오래된 그쪽 동네에서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는 모양입니다.

2. NDC 2013의 세션 목록이 나왔습니다.

[NDC13] 발표 세션을 공개합니다!!
http://ndc.nexon.com/150163578054

제가 하이엔드 게임 개발에서 멀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세션 구성이 그런 건지는 몰라도 듣고 싶은 게 별로 없네요. 일부 세션은 약간 광고성을 띈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2013년 3월 6일 수요일

이런저런 잡담..

1. 구매한 지 만으로 2년이 넘은 LCD TV가 고장이 났습니다. 화면에 녹색 점선이 일정한 간격으로 가로로 늘어서 있는 현상이 생겼어요. TV 시청 중에 파박~ 하는 소리가 나며 전원이 나갔고, 다시 전원을 켜 보니 녹색 점선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서비스센터에 연락해서 기사 분이 오셨는데 패널 고장이라며 패널 교체비로 25만원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패널은 2년까지 무상 수리가 되는데 만 2년을 한 달 넘기는 바람에 패널 교체비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구요. 멀리서 보면 많이 표가 나는 건 아니고 만 3년이 되기 전에만 패널을 교체하면 되니까 TV 교체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고 정하려고 일단 알았다고 하고 그냥 보냈습니다.

그러고는 어영부영 한 주 정도 지났을까, TV를 켜보니 화면이 멀쩡해요. 이거 어떻게 된 일일까요? 껐다 켜보고 장시간 시청해봐도 화면이 계속 멀쩡하네요. TV가 자가치유능력이 있을 리도 없는데 왜 이런 걸까요.

2. 이번 분기에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을 단 한 편도 안 봤습니다. 작년 말에 프로젝트 드랍으로 예상치 못하게 백수가 되고 새 직장을 잡고 하는 사이에 심적인 여유가 없어서.. 이제 직장 옮기는 건 진심으로 그만 하고 싶어요. 이번에야말로 지금 다니는 직장을 마지막 직장으로 하고 싶습니다. 늘 생각만은 그렇죠.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소니, PlayStation 4 발표..

오늘 오전에 소니에서 PS4를 발표했네요. 일단 대충 정리한 링크는..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458030&category=102

그냥 기존에 알려진 코드네임 Orbis 루머와 완전히 똑같은 스펙으로 발표됐는데, 딱 하나 바뀐 게 RAM이 8GB로 늘었네요. 기존 루머에서는 4GB이긴 하지만 8GB로 올릴지도 모른다고 되어있었는데 X720을 의식해서인지 8GB로 갔네요. GDDR5 RAM을 8GB 꽂으면 도대체 가격이.. 하여튼 텍스쳐 등등을 감안해도 풀HD 해상도에 대응할 정도의 메모리 용량이라는 점에서는 괜찮네요.

X720도 루머대로 나온다면 스펙 면에서는 PS4 압승인데, GDDR5 8GB 꽂은 PS4 가격이 어찌 될런지가 관건이네요.

실기는 안 보여줬군요. 저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입장이지만, 이 점을 걸려 하는 분들도 꽤 계신 듯. 예전에 독자 아키텍쳐를 쓸 때야 실기가 없으면 나중에 성능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기 때문에 실기 구동이 중요하긴 했는데, 이번에는 PC와 동일한 하드웨어 부품으로 구성하는 거라 CPU/GPU의 세대별 성능 범위가 딱 정해져 있으니 큰 차이는 안 날 걸로 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구요.. Unified memory 구조라 동일 성능의 PC보다 더 빠르니 실기 없이 PC로 개발하면 실기에서는 성능이 좀 남겠죠. 하이엔드 게이밍 PC보다야 성능이 떨어지겠지만요. 가격 차이가 얼만데.

오히려 GDDR5 8GB라는 스펙을 현실적인 가격에 맞춰 낼 수 있을지에 더 의구심이 가는데.. 막판에 가격 맞춘다고 램 용량을 줄이는 뻘 짓만 안 하면 기계 자체는 괜찮을 것 같군요.

2013년 1월 30일 수요일

꿀위키 게임회사 뒷담화를 읽고..

  • XL 게임즈 평균연령이 40세에 육박한다는 항목이 사실이라면 진짜 좋은 회사다 싶네요. (저도 나이 들어가는 입장에서-_-) 하지만 묘사된 바로는 야근야근 열매를 먹어야 하는 분위기인 듯 해서 실제로 들어가기는 좀..
  • EA Korea는 두어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인포데스크의 그 미녀가 어느 분인지 모르겠;; (스쳐 지나갔거나 못 봤을지도 모르니..)
  • 제가 일해봤거나 내부 사정을 좀 소상히 들었던 회사들에 대한 묘사는 거의 대부분 정확했습니다. 따라서 그 위키의 내용은 대부분 정확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특정인물에 대한 평가 부분도 정확하진 않더라도 직원 입장에서 어떤 근거를 갖고 작성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었음은 명백하구요)
  • 몇몇 막장으로 묘사된 회사들이야 뭐 소문이 이미 그렇게 나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밖에서 알던 것과 전혀 다르게 묘사된 몇몇 회사들에 대해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 위키를 읽고 갈만한 회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여러 회사를 다녀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정말 천국 같은 무결점의 회사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근본적으로 완전무결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서 좋든 싫든 '일'을 하는 곳인 만큼 문제점이 없을 수는 없죠. 그렇다고 해도 일부 막장 케이스들까지 납득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2013년 1월 18일 금요일

D&D 세계에서 나에게 알맞은 직업은..

이러하군요.

I Am A: Lawful Good Gnome Bard Ranger

Alignment:
Lawful Good characters are the epitome of all that is just and good. They believe in order and governments that work for the benefit of all, and generally do not mind doing direct work to further their beliefs.

Race:
Gnomes are also short, like dwarves, but much skinnier. They have no beards, and are very inclined towards technology, although they have been known to dabble in magic, too. They tend to be fun-loving and fond of jokes and humor. Some gnomes live underground, and some live in cities and villages. They are very tolerant of other races, and are generally well-liked, though occasionally considered frivolous.

Primary Class:
Bards are the entertainers. They sing, dance, and play instruments to make other people happy, and, frequently, make money. They also tend to dabble in magic a bit.

Secondary Class:
Rangers are the defenders of nature and the elements. They are in tune with the Earth, and work to keep it safe and healthy.

Deity:
Garl Glittergold is the Lawful Good gnomish god of mischief, cleverness, battle, and gemstones. He is also known as the Joker, the Watchful Protector, the Priceless Gem, the Sparkling Wit, and the God of Gnomes, as he is the head of their pantheon. His followers enjoy a good laugh and a good prank, perhaps even more so than a normal gnome, but also work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They are extremely fond of gems. Their preferreed weapon is the battleaxe.

소스는 What D&D Character Are You? 입니다. 7번 문항 해석이 잘못되어 있는데, ‘두 번째(second)’가 아니라 ‘피하고 싶은 것(least)’ 이네요.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2012년 4/4분기에 본 애니

간만에 하는 포스팅이네요. 버릇처럼 애니 감상 포스팅을 일단 하나 올리고..

LUPIN The Third ~미네 후지코라는 여자~(2012)

뭐랄까.. 그러니까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거군요;; 이게 뭐람;;

기어와라 냐루코양(2012)

츤데레의 시대가 가고 메가데레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 싶네요. 츤데레가 사람을 좀 지치게 하기는 하죠.

빙과(2012)

뭐랄까, 재미도 재미지만 정말 잘 만들었다 싶은 애니 입니다. 역시 쿄애니 퀄리티 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