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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0일 화요일

T3의 한빛 인수를 보며..

어제 하루, 각종 게임 게시판은 T3가 한빛을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들끓었습니다.

티쓰리, 한빛 인수 '파란'…파장 어디까지?

일단 이 결합은 겉보기에 개발/퍼블리싱/국내/해외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형태로 포트폴리오는 잘 갖춰진것 같습니다만, 경영진이 아니라 현업에서 일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 두 회사가 자체 개발한 성공작이 없다는 점이 걸리네요. T3는 '오디션'이라는 성공작이 있기는 하지만, 이게 우연한 단발성 히트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내놓을 수 있는 개발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좀 미지수라는 느낌이고, 한빛은 다들 알다시피 유통으로 큰 회사이지 자체 개발한 성공작이 없죠. (당연한 얘기지만, 이 두 회사에 재직중인 분들 각자의 실력을 문제삼는게 아닙니다. 좋은 멤버 못지 않게 멤버 구성이나 경영진의 판단, 시장 상황등 성공작을 만드는데는 다른 변수가 너무나 많죠) 

제가 이 두 회사에 직접 다녀본건 아니지만, 다녀본 사람들의 얘기로는 두 회사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모양입니다. 한빛은 개발진을 너무 믿어서 문제고, T3는 개발진을 너무 안 믿어서 문제라는 평이더군요. 뭐든 적절한게 좋다는건 말해봐야 입만 아픈 얘기지만, 한빛의 경우에는 개발진에 대한 제어가 부족해서 방만한 개발이 이루어졌고, T3는 개발진을 너무 옥죄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고 합니다. (특정 시기에 다녔던 분들의 얘기를 들은것 뿐이니 팀이나 관리자 재량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경험한 분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팀이 그런 식으로 운영되는게 경영자의 스타일과 아예 관련이 없다고 하긴 어렵겠죠?)

그런 의미에서 문화가 상당히 다른 두 회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것인가가 첫번째 관건이 되겠고, 자체 개발력에 다소 의문이 남아있는 회사들이 결합하여 어떠한 신작을 내놓을지가 두번째 관건이 될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서도 후속작이 안 나오는 몇몇 개발사들의 최근 경영상태를 보면,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구성해 놓아도 결국엔 성공작이 없으면 안되는게 게임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