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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7일 토요일

Shadow of the Tomb Raider (PS4)


툼레이더 리부트 트릴로지의 마지막편인 섀도 오브 더 툼 레이더를 플레이 했습니다. 이번작을 마지막으로 잠시 휴지기를 갖고 시리즈를 재정비 할 거라고 하네요.

리부트 트릴로지의 전작들인 툼 레이더 리부트,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와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전반적으로 게임 디자인의 여러 요소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씩 짚어볼게요.

스토리 면에서는 2013년의 리부트 이후 시리즈가 진행 될수록 퇴보하고 있어요. 전작도 스토리는 별로였는데 이번에는 아예 각본이 넘 심심하다 싶은 수준입니다. 일단 라라 크로프트가 캐릭터로서의 개성이 없어요. 게임을 시작하면서 라라의 실수로 인류를 멸망시킬 위기가 오게되고 이를 해결하는게 게임의 주된 이야기가 되는데,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라도 한건지 라라가 말이 없습니다.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무에 가까운 대사만 겨우 내뱉는 수준이라 인물의 성격이나 개성을 느낄만한 부분이 아예 없다시피 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인물에게 매력이 없어요. 이야기에도 맹점이 있는데, 스포일러라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나름 규모있는 흑막 집단인 트리니티의 최후를 보면 이거 이런 식으로 해도 되냐는 말이 절로 나와요.

게임플레이 면에도 방향을 바꿨는데, 리부트에 나오는 "저 여자가 우릴 다 죽일거야!"라는 대사가 밈이 될 정도로 인간과의 싸움이 많았던 전작들에 비하면 전투 파트의 비중이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줄어든 전투 파트는 대량의 퍼즐로 채워져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초창기의 고전적인 툼 레이더 게임으로 되돌아간 느낌도 듭니다. 다만 전투 파트가 줄어든데 반해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세밀하게 확장되어 있어서, 열심히 업그레이드를 해도 막상 업그레이드한 무기를 사용할 일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디자인은 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영상으로 보면 점프 장면의 애니메이션이 어색한 부분이 많아 보이는데, 막상 제가 조작하고 있을 때는 무너지는 배경에 눈이 팔려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에 신경 쓸 틈이 없어 어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전작들은 게임 최후반부에 대규모 연출과 몰아치는 액션들이 하이라이트의 느낌을 강하게 주었는데, 이번 작에서는 그런 느낌이 약합니다. 그런 방향의 구성이 없는건 아닌데, 이번 작에서는 전작들과 달리 플레이어가 단신으로 적의 소굴에 쳐들어가는 비장한 느낌을 주는 상황이 아니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전반적으로 후퇴한 캐릭터성에 소소한 퍼즐 위주로 구성된 게임플레이가 저조한 판매량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로서는 초창기부터 플레이해서 그런지 퍼즐 위주의 구성도 나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다른 요소들이 플레이어의 몰입을 유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구요. 전작들에서 전투 보다 퍼즐 파트를 즐겼던 플레이어들에게만 추천할만한 게임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