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축구팬이 아닌 제가 경기장에까지 찾아갈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큰아이 초등학교로 어린이 무료 입장권에 동반하는 어른까지 할인되는 3경기 티켓이 왔는데, 아이가 가자고 해서 한번 가봤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3경기 중 이 날짜를 택한 게 하필이면 마케팅적으로도 가장 큰 힘을 쏟아 부은 듯한 날짜가 되는 바람에 사람이 엄청나게 몰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무슨 페이스북 이벤트로 통닭을 뿌린데다 사람들이 죄다 통닭에 닭강정 같은걸 사다 먹고 있으니 경기장이 통째로 거대한 닭집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름 여유 있게 갔는데도 1층 좌석이 일찌감치 차버리는 바람에 2층 좌석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는 경사도 가파르고 높아서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4만 명 이상 들어가는 구장임에도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런지 구장이 넓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 2층 좌석에서도 경기장이 잘 보이더군요. 1층 앞쪽 좌석이면 현장감이 대단했을 것 같아요.
경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2골을 넣은 서울의 2:1 승리로 끝났는데, 가장 멋진 골은 수원이 넣은 필드골 이었어요. 원래 축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럭저럭 경기는 잘 보고 나왔고, 아이는 65분쯤 지나니 지루해 하길레 별수없이 휴대폰을 주고 말았죠. 생각 외로 모기는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덥고 사람도 많고 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더군요. 원래 축구팬이 아니기도 하고. ㅎㅎ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