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토요일에 있었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서울-수원 경기에 직관을 다녀왔습니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를 왜 '슈퍼매치'라고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 부르는 만큼 뭔가 의미가 있는 건지는 몰라도 관중이 엄청나게 모이더군요. 공식 발표로는 43,381명이라고 하던데, 티켓을 확인하는 방식상 아마 거의 정확한 관중 집계였으리라 봅니다.
평소 축구팬이 아닌 제가 경기장에까지 찾아갈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큰아이 초등학교로 어린이 무료 입장권에 동반하는 어른까지 할인되는 3경기 티켓이 왔는데, 아이가 가자고 해서 한번 가봤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3경기 중 이 날짜를 택한 게 하필이면 마케팅적으로도 가장 큰 힘을 쏟아 부은 듯한 날짜가 되는 바람에 사람이 엄청나게 몰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무슨 페이스북 이벤트로 통닭을 뿌린데다 사람들이 죄다 통닭에 닭강정 같은걸 사다 먹고 있으니 경기장이 통째로 거대한 닭집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름 여유 있게 갔는데도 1층 좌석이 일찌감치 차버리는 바람에 2층 좌석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는 경사도 가파르고 높아서 무서웠다고 하더군요. 4만 명 이상 들어가는 구장임에도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런지 구장이 넓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 2층 좌석에서도 경기장이 잘 보이더군요. 1층 앞쪽 좌석이면 현장감이 대단했을 것 같아요.
경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2골을 넣은 서울의 2:1 승리로 끝났는데, 가장 멋진 골은 수원이 넣은 필드골 이었어요. 원래 축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럭저럭 경기는 잘 보고 나왔고, 아이는 65분쯤 지나니 지루해 하길레 별수없이 휴대폰을 주고 말았죠. 생각 외로 모기는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덥고 사람도 많고 해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더군요. 원래 축구팬이 아니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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