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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Wars Jedi: Fallen Order (PS5)

할만한 게임이 없던 차에 PSN에서 할인하길레 사봤네요. 사전 정보 없이 그저 평이 좋다는 얘길 들은 기억이 나서 하게 됐는데, 게임이 전반적으로 큰 야심은 없지만 정석대로 잘 만들었습니다. 툼레이더류의 시스템 및 퍼즐 기반에 제다이 스타일의 광선검 전투를 입히고, 잠입 요소를 배제해서 스토리 기반으로 게임을 구성했네요. 이 게임은 스타워즈 세계관에 몰입하기 좋은 장치를 잘 갖춘 점이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툼레이더류의 길찾기 퍼즐이지만 적절한 흐름으로 스타워즈 세계관에 걸맞는 요소들을 배치했고, 전투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제다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조형도 좋아요. 주인공 칼 케스티스는 배경 이야기나 외모, 목소리 모두 스타워즈 주인공으로 적절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동 스샷 기능만 켜놓고 게임을 했더니 모션블러를 잔뜩 먹어서 쓸만한 스샷이 하나도 안 나왔네요. 그래픽도 큰 야심은 없지만 분위기에 잘 맞게 구현되었고,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2019)

감상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나름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좋다고는 말 할 수 없는 영화로 완성되었습니다. 제 경우엔 전작들에 대한 지나친 재탕이었던 7편에 상당히 실망했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같았던 8편에 약간 호의적인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9편을 보니 8편의 존재가 아예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네요. 그래서 트릴로지의 전체적인 흐름이라는 면에서 보면 8편도 망작이 되었고, 결국 789 트릴로지가 전반적으로 구제하기 힘든 이상한 영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긴 해도 9편은 나름 최선을 다한게 보이는 영화이긴 해요. 8편에서 미지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 이야기를 붙잡아서 다시 7편의 연장선에 있는 흐름으로 되돌려 놓는데 상당한 시간과 디테일을 할애합니다. 이렇게 깨알같이 온갖 복선을 어찌어찌 아슬아슬하게 말이 되는 형태로 회수하는데 이게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에요. 덕분에 9편은 곡예하듯 바쁘게 온갖 이야기들을 주워담고 또 본래의 이야기도 진행하느라 영화를 보는 제가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완성된 트릴로지를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서로 아무런 협의 없이 쓰여진 릴레이 소설의 마지막 주자가 앞에서 아무렇게나 던진 떡밥을 기어코 회수해서 이야기를 정리하는 모습인데, 이게 나름의 재미가 있어서 저는 9편을 즐겁게 봤어요. 그렇지만 남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는 결코 아니라고 봐요. 이런 기묘한 곡예를 즐길 수 있는 취향을 가진 분들에게만 추천하고 싶네요.

Solo: A Star Wars Story (2018)

국내에서는 폭망하고 있지만 영화가 생각보다 되게 멀쩡하고 괜찮더군요. 액션 장면의 스케일이나 표현이 좋고 공간감이 잘 살아 있어요. 건달 시절의 한 솔로 이야기라는게 원래 그닥 궁금할게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대신에 젊은 건달이 우리가 아는 스타워즈 본편의 한 솔로라는 캐릭터가 되어가는 과정으로서는 괜찮은 정도의 묘사는 해줍니다. 여러 사람이 우려했던 PC함에 대한 강박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고 배우도 역할에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Star Wars: The Last Jedi (2017)

지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논쟁이 한창이던데, 일단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어떤 부분이 이렇게 팬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지는 좀 알 것 같아요. 먼저 좋았던 점부터 정리하자면, 우선 전작의 안전하지만 게으른 플롯을 답습하지 않았던 점이 가장 좋았어요. 전작인 깨어난 포스는 매끈하게 나온 영화이기는 하지만,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시리즈 4편을 분해해서 재조립한 수준이었고, 올드팬들에겐 좋은 팬서비스였을지 몰라도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서의 참신함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라스트 제다이는 확실히 새로운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플롯이 전체적으로 전작의 답습이 아닌데다 다음 장면이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할 수 없는 영화라는 점이 좋아요. 놀이공원에서 처음 타 보는 대형 놀이기구의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시리즈의 세계관을 넓히는 새로운 영화를 봤다는 인상이 남습니다. 반면에 나쁜 점도 명확해요. 스타워즈 전작을 대충 다 보긴 했지만 세세한 설정 같은거 전혀 모르는 저 같은 일반팬에게는 상관 없었을지 몰라도, 수 십년 간 쌓아온 수 많은 설정들을 꿰고 있을 전작의 팬들이 보기에는 전혀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펼쳐진 모양인데, 그렇다면 팬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일은 아니죠. 그런 설정까지 갈 것도 없이, 몇몇 부분은 영화내에서 주어진 세계관과 정보에 비추어 보아도 어설프거나 말도 안되기는 하죠. 그렇지만 헐리웃 블록버스터 속의 세상에서 뉴턴 역학에 반하는 상황이 벌어졌던게 하루이틀의 일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이상한 그림이 나와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던게 액션 영화를 즐기는 일반팬들의 자세죠. 바꾸어 말하면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 정도를 기대하던 이들에게는 넘어갈만한 장면이지만 다소나마 말이 되는 SF를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참을 수 없을 법한 부분이 많이 나와요. 개봉 첫 주를 지나 상영관객의 드랍률로 보아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평가는 안 ...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결론을 먼저 말하면, 로그 원은 잘 만들어진 외전의 본보기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리즈물의 외전이 본가 시리즈보다 나은 경우가 지금까지도 종종 있어왔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데에는 외전이 갖는 자유로움이 한몫하지 않나 싶어요. 로그 원은 그 점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 제작된 경우입니다. 로그 원 본편의 이야기는 스타워즈 4편의 바로 앞부분에 해당되고, 로그 원의 엔딩이 바로 스타워즈 4편의 오프닝과 연결될 정도로 밀접하게 붙어있어요. 그래서 본편의 이야기가 이미 내용이 정해져 있는 4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을 갖고 있는데, 로그 원은 그 점에서 아주 훌륭한 작업을 해내고 있습니다. 약간 편법스러운 면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야기를 비장한 방향으로 밀어붙여서 보는 이에게 처연함과 어느 정도의 감동을 주는데 성공하고 있거든요. 또한 워낙 비장하게 내용을 진행시킨 덕에 스타워즈 4편의 초반을 다시 보면 이 상황이 얼마나 절체절명의 위기인지가 환기되는 효과도 있죠. (네, 저도 로그 원을 보고 나와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궁금해 바로 스타워즈 4편을 찾아봤다는 많은 이들 중에 한 명입니다) 초반에 배경이 휙휙 바뀌는 부분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평이 있던데, 저에게는 그 부분은 별 문제가 없었구요. 오히려 가장 이상했던건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 일행이 위험한 임무에 스스로 뛰어들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약간 설득력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고, 제국군 화물선에서의 연설 장면은 좀 뜬금없이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의 처절한 전장 묘사는 아주 좋았고, 전반적으로 영화 전체에 걸쳐서 전투 장면의 표현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본편 자체로서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고, 4편의 내용을 보강한다는 측면에서의 기능적인 의도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이 되네요.

Star Wars: The Force Awakens (2015)

분명 재미있는데,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다 보고나면 왠지 기시감이 많이 드는 영화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해서 설명하자면, 이전 시리즈의 중요 플롯들을 잘게 해체한 다음에 다시 조합해서 여러 주인공들이 나누어 진행하는 장면이 많아요. 그래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새롭게 느껴지기 보다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래도 여주인공의 캐스팅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딱 봐도 스타워즈의 주인공스러워요. 스타워즈의 주인공스럽다는게 배우 개인의 전체 필모로 봐서 꼭 좋은 일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 본편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