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을 먼저 말하면, 로그 원은 잘 만들어진 외전의 본보기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리즈물의 외전이 본가 시리즈보다 나은 경우가 지금까지도 종종 있어왔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데에는 외전이 갖는 자유로움이 한몫하지 않나 싶어요. 로그 원은 그 점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 제작된 경우입니다. 로그 원 본편의 이야기는 스타워즈 4편의 바로 앞부분에 해당되고, 로그 원의 엔딩이 바로 스타워즈 4편의 오프닝과 연결될 정도로 밀접하게 붙어있어요. 그래서 본편의 이야기가 이미 내용이 정해져 있는 4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을 갖고 있는데, 로그 원은 그 점에서 아주 훌륭한 작업을 해내고 있습니다. 약간 편법스러운 면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야기를 비장한 방향으로 밀어붙여서 보는 이에게 처연함과 어느 정도의 감동을 주는데 성공하고 있거든요. 또한 워낙 비장하게 내용을 진행시킨 덕에 스타워즈 4편의 초반을 다시 보면 이 상황이 얼마나 절체절명의 위기인지가 환기되는 효과도 있죠. (네, 저도 로그 원을 보고 나와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궁금해 바로 스타워즈 4편을 찾아봤다는 많은 이들 중에 한 명입니다)
초반에 배경이 휙휙 바뀌는 부분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평이 있던데, 저에게는 그 부분은 별 문제가 없었구요. 오히려 가장 이상했던건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 일행이 위험한 임무에 스스로 뛰어들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약간 설득력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고, 제국군 화물선에서의 연설 장면은 좀 뜬금없이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의 처절한 전장 묘사는 아주 좋았고, 전반적으로 영화 전체에 걸쳐서 전투 장면의 표현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본편 자체로서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고, 4편의 내용을 보강한다는 측면에서의 기능적인 의도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이 되네요.
나는 7보기전에 4 5 6 1 2 3 순으로 한번 봐서 다행이도 다시 4편을 안찾아봤죠ㅋㅋ
답글삭제등장인물들을 다 죽여버리는 손쉬운 선택을 했다는게 좀 아쉬운데, 외전이니까 좀 가볍게 만들려고 그랬다고 치더라도 흠...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을 그렇게 쉽게 죽여도 되나 싶은 생각은 드네요. 그런면에선 무서운(?) 영화 아닐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