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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4일 월요일

World War Z (2013)

지난 주말에 월드워Z를 봤습니다. 원작은 맥스 브룩스가 2003년에 발표한 소설 '세계대전 Z'이고, 브래드 피트가 원작의 판권을 사서 직접 제작했다고 하더군요. 일단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작비만 1억 9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는데요. 이게 이유가 있더군요. 영화는 4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 평택미군기지 파트, 이스라엘 파트, 연구소 파트인데요. 원래의 촬영본에는 연구소 파트 대신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전투 파트가 들어있었는데, 이 부분의 완성도가 심히 떨어진다고 판단한 제작진이 아예 해당 파트를 몽땅 들어내고 구원투수로 유명 각본가를 불러서 추가 시나리오로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어 넣었다고 하더군요. 첫 촬영으로부터 1년이나 지난 후에 2천만 달러를 들여서 찍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구소 파트가 다른 파트보다 저예산 인 게 확연히 눈에 보이죠. 그래도 원래의 러시아 파트 시나리오를 들어보니 그게 그대로 들어갔다면 영화가 아주 엉망이 됐을 것 같더군요.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와 이스라엘 파트는 비용이 많이 들었음직하고, 잘려나간 러시아 전투 파트도 역시 큰 스케일이었다고 하는데다, 추가 촬영으로 아예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은 거니까 저런 정신 나간 제작비가 들어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연구소 파트의 소소한 스케일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심정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장면 구성은 아주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는 콜라 마시는 장면 같은 건 그런 소소한 스케일이 아니었으면 잘 살리기 어려웠을 것 같구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재난 영화라면서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 저는 그 점도 좋았어요. 좀비로 인해 세계구급 재난이 온 거니까, 이걸 개인이 좀비와 대결하는 개인 차원의 아포칼립스적인 영화로 만드는 시도야 이제까지 많이 있어온 거고, 세상이 재난과 만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그리는 영화라는 것도 괜찮은 시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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