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에서 Xbox One과 PlayStation 4에 대한 세부적인 발표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각 콘솔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는 링크도 걸었고 곳곳에 많이 나와있으니 생략하구요.
이번 발표에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점은 Xbox One의 지역별 발매 스케쥴 입니다. 발표 내용을 옮겨 보자면 북미와 유럽에서 올해 11월에 내놓고 일본은 미정, 아시아는 내년으로 밀렸는데요. 이 순서는 Xbox 360의 지역별 판매량 순위와 일치합니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콘솔의 주요 3대 시장으로 북미 일본 유럽을 꼽을 수 있는데, Xbox 360은 북미에서 가장 잘 나간 콘솔이고 유럽에서는 PS3와 비슷하게 팔렸지만 일본에서는 안 팔렸죠. 참고로 유럽의 경우에는 분기별 판매량으로 볼 때 초기에는 PS3보다 잘 나갔지만 현재는 PS3가 더 잘 나가고 있고, 아직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는 360이 더 높습니다.
이런저런 걸 감안하면 Xbox One에서도 우선시 되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고, 일본(과 그 외의 아시아 시장)은 중요도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본을 아예 미정으로 한 건 사실상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두 세대에 걸쳐 일본 시장을 뚫어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한 마당이기도 하고, 일본 제외하고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량 만으로도 PS3를 눌렀다는 자신감도 있을 테고요.
발매 스케쥴 외에 재미있었던 건 가격을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점인데요. 가격을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명기하지 않고 말로만 떼운 이유는 둘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첫째는 가격을 언급하기 싫어서, 둘째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첫 번째 경우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두 번째 경우에 주목하는데요. Xbox One은 상당히 셋탑 박스에 가까운 콘솔이므로 단일 기기로 판매하는 것 보다는 케이블 TV와 동시에 가입하는 방식을 주된 판매망으로 활용할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콘솔이 인터넷의 상시 연결을 요구하는 걸 보면 인터넷 서비스에 묶어 팔 가능성도 꽤 있구요. 그렇다면 콘솔 자체의 가격이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케이블 TV나 인터넷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서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는 Xbox One의 남은 가격에서 월 1/24씩 내면 되므로 큰 부담이 안되고, MS의 실제 수익원은 Xbox Live와 여타 부가 서비스가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콘솔의 판매 금액이 빨리 회수가 안 되므로 서비스를 팔게 되는데, 케이블/인터넷 가입자 기반으로 팔아야 하므로 좀 더 확실한 고객층에게 확실히 긁어(!)내기 위해 중고 거래도 막는 거고요.
이런 식의 모델이면 북미에서는 싸게 빨리 콘솔을 깔아놓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겠지만, 당장 유럽만 나가도 콘솔 자체를 파는데 상당한 진입 장벽이 생기게 됩니다. 본토인 미국에서야 어떻게 된다 치더라도 유럽 각 지역의 케이블/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같이 제휴 상품을 내놓는 게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질 리가 없죠. 유럽에서는 콘솔 자체를 마케팅으로 어떻게 팔아본다 치더라도 원래부터 Xbox 브랜드에 호감이 없는 일본에서는 거의 방법이 없어지는데, 이에 더하여 기존의 시장 상황을 결합하여 나온 결론이 일본을 버린다..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냥 상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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