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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1일 목요일

게임 프로그래머의 학벌 문제..

이 떡밥은 쉬지도 않는군요. 게임개발과 관련이 있는 커뮤니티에 가면 허구헌날 올라오는 토픽이 "게임업계에서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나요?"와 "프로그래밍(그래픽) 지망인데, 전산과(미대)를 갈까요 게임 전문 학과를 갈까요 학원을 갈까요?" 입니다. 아, 정말 지겨워요. 하도 지겨워서 누구나 다 무는 떡밥 저도 한번 물어보렵니다.

우선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는가 하는 문제. 이건 학벌과 학력을 별개로 생각하느냐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당연히 모든 게임 개발사들은 기본적으로 학벌이 아닌 학력을 중시합니다. 다만 학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학벌을 적용할 것이냐 적용하지 않을 것이냐 하는 지점에서 정책이 달라질 뿐이죠. 다들 아시다시피 이 업계에서 규모가 큰 몇몇 회사들은 학벌이라는 것도 학력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업계 전체로 보면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보는게 맞죠. 작은 회사들이야 대부분 학벌을 평가 잣대에서 배제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에서는 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는거구요. 그러니까 "게임업계에서 고졸이 받는 불이익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제가 드리는 답변은, "어느정도인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있기는 있다." 입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 질문인 "어디로 갈까요?"도 제 경우엔 당연히 정규 과정으로의 진학을 권하는 입장입니다. 극소수인지 일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학벌에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 있는 한, 가능하다면 학벌도 갖춰두는게 나중을 생각해서 편리합니다. 좋은 대학 전산과(미대)를 나올만한 실력이 있다면, 나와두는게 훨씬 좋아요. 실질적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할만한 점수를 갖추고 있다면 말이죠. 그렇다고 게임 전문 학과나 학원을 다닌다고 문제가 되는건 아닙니다. 실력만 갖춘다면 말이죠. 다만 실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 합리화를 위해 "게임업계는 고졸에 대한 차별이 없어~"와 같은 환상을 품고 이를 인정받기 위해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곤란합니다. 어찌됐든 중요한건 학력이지만, 학벌은 이를 평가하는 잣대 중에 하나이므로 학벌을 갖춰서 손해볼건 없어요.

그렇지만 이 업계에서도 좋다고 알려진 몇몇 회사들이 점점 학벌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가는 것도 사실이므로, 왜 이런 경향이 생기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학벌 좋은 애들이 일도 잘 한다는 인식을 일부 회사들이 갖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해지지 약해지지는 않을거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게임업계도 결국엔 우리 사회의 일부입니다. 우리 사회가 학벌 좋은 사람을 대우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 만큼, 게임업계도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거라고 보는게 상식적인 판단이겠죠. 그러니까 현재의 게임업계가 타직종에 비해 학벌을 덜 중시하는 만큼, 앞으로는 점점 더 학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공산이 큽니다. 최소한 현재보다 기준이 완화되는 일은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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