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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0일 일요일

Fate/Grand Order 1부 종료..

한국판 페이트/그랜드 오더 1부를 끝냈습니다. 일본판은 2부 진행중일텐데, 일단 한국판의 1부만으로도 이야기가 완결성을 갖추고 있어서 게임을 하나 끝냈다는 느낌은 분명하게 드네요.

1부는 서장 - 1장 - ... - 7장 - 종장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뒤로 갈수록 스토리가 좋아집니다. 6장 7장은 특히 스토리가 좋았다고 느꼈고, 종장은 그럭저럭 잘 마무리했다는 인상입니다.

페그오가 창렬한 일본식 과금의 대표작인 것처럼 많이 묘사가 되는데, 플레이한 입장에서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챠로 특정 캐릭터를 뽑고자 하면 이보다 더 창렬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그냥 있는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하려 하면 과금을 전혀 안 하고도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제가 무과금이었거든요. 종장은 캐릭터의 사용빈도가 공격력에 영향을 미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갓 뽑은 강캐보다는 오래 사용한 캐릭터가 더 강하기도 하구요.

7장 스토리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종장에도 꽤 기대를 했는데, 막상 종장은 스토리가 그냥 그랬습니다. 반전 요소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방식이 역시나 일본 애니 스타일이었어요. 뭐 이건 페그오의 태생적인 한계이기도 한데, 이야기의 골격이나 세세한 부분부분이 일본 애니스러워서 이쪽에 취미가 없는 사람은 그 감성을 감당할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여하튼 나름 재미있게 잘 플레이했고, 이야기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어서 지금 당장은 2부를 플레이할 의욕이 없긴 하지만, 막상 나중에 2부가 나오면 플레이하긴 하겠죠.

2018년 12월 26일 수요일

연말 맞이 영화 잡담..

연말을 맞아 재밌게 봐두긴 했는데 어찌어찌 타이밍을 놓치거나 느낌을 말로 정리하기 어려워 감상을 못 올린 영화들을 정리해 봅니다.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2016)

이거 쩔어요. 보고 나면 진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아카데미 각본상 남우주연상 수상작인데, 받을 만한 영화였음. 눈물이 나지는 않지만 아픔으로 가슴이 콱 막히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 업그레이드 (2018)

입소문이 워낙 좋아서 찾아 본 영화인데, 몇 가지 좋은 아이디어와 기발한 연출, 어찌할 수 없는 예산 부족 등이 화면에 나타나 보이더군요. 입소문에 비해 기대에 다소 못 미쳤지만 볼만한 영화였어요.

- 캐빈 인 더 우즈 (2012)

이것도 입소문이 좋아서 찾아 봤는데,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아이디어가 좋은 영화였어요. 바탕이 탄탄하니 이야기가 술술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올 한 해도 이렇게 가는군요. 시간이 참 빨라요.

2018년 9월 5일 수요일

ReviewBoard 설치하기


개요


  • ReviewBoard는 오픈소스 코드 리뷰 툴임
  • https://www.reviewboard.org/
  • Pre-commit 리뷰를 지원하기 위해 명령줄에서 동작하는 클라이언트 툴을 제공함
  • 클라이언트 툴이 변경된 코드의 diff를 생성해 서버에 올리는 방식임
  • Perforce와 연동되고 pre-commit 리뷰를 지원하는 코드 리뷰 툴이 필요해서 테스트해 보게 되었음

서버 설치



  You may want to add the trusted hosts and proxy to your config file.


  [global]
  trusted-host = pypi.python.org
    pypi.org
    files.pythonhosted.org


  python -m pip uninstall pip
  easy_install -U pip


  pip install p4python


  easy_install -U ReviewBoard
  rb-site upgrade installdir/apps/reviewboard/rb-sites/reviewboard/

  • Repository 설정
  • Perforce 설정하고 Advanced Settings - Encoding을 cp949 지정
  • 이렇게 하면 ReviewBoard가 웹에서 diff를 디스플레이할 때 내부적으로 처리하는 코드페이지가 cp949가 되므로 코드의 한글 주석 등이 잘 보이지만, ReviewBoard 서버가 Perforce 서버에 명령어를 보낼 때 cp949로 명령어를 보내므로(왜 굳이???) 동작에 문제가 생긴다
  • 별 수 없이 ReviewBoard의 파이썬 코드를 수정
  • E:\Bitnami\reviewboardpowerpack-3.0.8-2\python\Lib\site-packages\p4.py의 run 함수 (line 594)

    # if encoding is set, translate to Bytes
    if hasattr(self,"encoding") and self.encoding and not self.encoding == 'raw':
    result = []
    for s in flatArgs:
    result.append( s.encode(self.encoding) )
    flatArgs = result

  • 이렇게 주석처리한다

    # if encoding is set, translate to Bytes
    '''if hasattr(self,"encoding") and self.encoding and not self.encoding == 'raw':
    result = []
    for s in flatArgs:
    result.append( s.encode(self.encoding) )
    flatArgs = result'''

  • E:\Bitnami\reviewboardpowerpack-3.0.8-2\python\Lib\site-packages\ReviewBoard-3.0.8-py2.7.egg\reviewboard\scmtools\perforce.py의 __init__ 함수 (line 270)

    self.encoding = encoding

  • 이렇게 변경한다

    self.encoding = ''

  • Apache 끄고 해당 소스의 컴파일된 바이너리인 p4.pyc 파일과 perforce.pyc 파일을 각각 지우고 Apache 재시작하면 반영됨
  • 이것으로 서버 설치 완료
  • 이후 설정은 알아서

클라이언트 설정



  REVIEWBOARD_URL="http://rbserver:81/"
  USERNAME="user"
  PASSWORD="password"
  REPOSITORY="MyProject"
  REPOSITORY_TYPE="perforce"
  P4_CLIENT="my-dev-work"

  • 이것으로 클라이언트 설치 완료

2018년 8월 1일 수요일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영화가 전반적으로 바쁩니다. 제레미 레너가 하차한 이유에 대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영화의 최종 시나리오 완성이 늦어졌다고 하는데, 이러한 상황과 일맥상통하는 듯 해요. 보통 헐리웃 블럭버스터들은 촘촘히 액션을 깔아놓는 와중에도 틈틈히 쉬어가는 시간을 주면서 깨알같은 유머를 곳곳에 집어넣어 두는데, 이번 폴아웃에는 쉬어가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새로운 악당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작인 1, 3, 5편과의 연결고리가 큰 줄기를 이루는데, 이것들을 풀어가는 데에만도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바쁜 가운데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전부 다 수습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으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개운한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설 수 있어요.

2018년 7월 1일 일요일

소녀전선 출시 1주년 이벤트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 날이 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어쩌다보니 소녀전선 출시 1주년 기념 이벤트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녀전선을 폰에 설치해 본 적도 없는데, 알고보니 큰 애가 플레이하고 있더군요. 오프라인 이벤트에 가보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애를 데려다 주러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영미권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는 편인데, 뭐 아이의 취향은 제 취향과 다른게 당연한거긴 하지만, 이런 류의 이벤트에 이런 이유로 직접 가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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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가 열린 X.D.G Factory는 홍대 엘큐브 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들어가 보면 대략 이런 느낌으로 상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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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나 혼자 뿐이면 어쩌나 하고 우려했는데, 가보니 액면가가 저보다 더 들어보이는 사람이 몇 있긴 했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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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홍대땅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매장이 넓지는 않습니다. 사실 전시되어 있는 상품의 종류와 개수를 생각하면 좁은건 아닌데,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넓지 않은 것 뿐이죠. 아마 평상시에는 이렇게 혼잡하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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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면 바글바글한 사람들 틈으로 코스프레 이벤트가 진행 중인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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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안 하다보니 무슨 캐릭터인지도 모르겠고, 촬영할 생각을 못해서 카메라도 안 들고 갔네요. 그냥 폰카로 찍은거 한 장 올립니다. 한 시간 줄서서 들어가서 한 시간 앉아있다 나왔네요. 나름 팬들에게는 의미있는 이벤트였을지도?

2018년 6월 30일 토요일

LEGO Marvel Super Heroes (PS4)

무려 미국 아마존에서 직구까지 해놓고는 첫째랑 잠깐 하다가 몇 년을 묵혀뒀던 게임인데, 나중에 발견한 둘째가 푹 빠져서 하는 바람에 최근에야 끝까지 클리어하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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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세계 속에서 마블 영웅들을 조작하여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내용인데, 액션 게임인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퍼즐 게임입니다. 본편의 내용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다른 고유의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몇몇 캐릭터의 모델링과 음성은 영화의 이미지를 참고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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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이 레고 마블 시리즈의 1편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후속작들보다 평이 더 좋더군요. 왠지 후속작을 구매할 의욕이 사라지는 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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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같이 하기에 좋은 난이도가 높지 않은 퍼즐에 마구 떄려 부수는 액션이 가미된 가볍고 즐거운 게임입니다. 플래티넘 트로피를 따기 쉬운 게임 중 하나라고 하던데,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시간을 들일만큼 재미있지는 않아요.

LEGO® MARVEL Super Heroes_20170311143843

PS4가 여럿이 즐길만한 파티 게임이 부족한 편인데, 그런 용도로는 괜찮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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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30일 수요일

Solo: A Star Wars Story (2018)

국내에서는 폭망하고 있지만 영화가 생각보다 되게 멀쩡하고 괜찮더군요. 액션 장면의 스케일이나 표현이 좋고 공간감이 잘 살아 있어요. 건달 시절의 한 솔로 이야기라는게 원래 그닥 궁금할게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대신에 젊은 건달이 우리가 아는 스타워즈 본편의 한 솔로라는 캐릭터가 되어가는 과정으로서는 괜찮은 정도의 묘사는 해줍니다. 여러 사람이 우려했던 PC함에 대한 강박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고 배우도 역할에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2018년 4월 28일 토요일

슈퍼로봇대전 V (PS4)

결론부터 적자면, 나름대로 즐기긴 했지만, 이번 작품 이후로 더 이상 슈로대를 플레이하지 않을 것 같네요. 총 52화 구성에 한 화당 대략 한 시간 정도의 플레잉타임을 가지니까, 한 번 클리어 하는데 55시간 이상 걸립니다. 최후반부의 스테이지는 더 기니까 실제로는 이것보다 더 걸렸을 수도 있어요. 완전 공략을 하려면 두 명의 주인공을 양쪽으로 다 클리어해야 한다고 하니 110시간은 넘게 걸리겠네요. 재미있는 게임이 넘쳐나는 요즘 한 타이틀에 이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기는 힘들고, 두 번 플레이 할 정도로 재미있는 게임도 아니에요.

SuperRobotWarzV

그렇다고 장점이 없는건 아니에요. 우선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한글화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죠.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인데다 평행세계를 다루면서 이리저리 꼬여있는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한글화가 필수인 타이틀인데, 적절히 한글화가 되어있어서 플레이 하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재미있느냐고 하면 그렇진 않다고 답할 수 밖에 없어요. 너무나 많은 아군 세력 만큼이나 너무나 많은 적 세력이 등장해서 이리저리 꼬인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데, 나름 앞뒤를 잘 맞춰놓긴 했지만 기계적으로 잘 맞춰놨다는 인상을 받을 뿐입니다.

SuperRobotWarzV_1

시나리오의 흐름에도 문제가 있는데, 일반적인 기승전결에 비추어 전체 시나리오의 흐름을 되짚어보면, 이야기가 기-승승승승-전-결결결결 같은 느낌이에요. 도입부는 익숙한 방식으로 매끄럽게 진행되지만, 아군 세력이 모이는 부분은 따로 겉도는 느낌이 들고, 다 모인 이후에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가,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아군 세력에 대응하는 적 세력들이 숙제하듯 정리됩니다. 이 숙제의 와중에 일부는 어느 정도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게 정리가 되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퇴장할 차례를 기다리며 순서대로 나와서 약속된 결전을 벌이고 퇴장하는 기묘한 광경을 연출해요.

SuperRobotWarzV_2

처음 보는 전투 컷신 연출도 한 두번 보고 나면 모조리 스킵하게 되고, 뿌린 떡밥을 착실히 회수하는 이야기를 보는 맛에 어찌어찌 끝까지 플레이는 했지만, 결국 슈퍼로봇대전 V는 새로운 컨텐츠가 부족합니다. 이 문제는 이 시리즈가 가진 원죄와 같은 것이라, 비슷한 이야기 비슷한 컷신이 반복될 다음 작품을 또 하고 싶지는 않네요.

2018년 3월 17일 토요일

No One Lives Forever 2: A Spy in H.A.R.M.'s Way (PC)

전작과 마찬가지로 abandonware로 공개되어 있어서, 전작을 클리어하고 연달아 플레이 했습니다. 전작의 2년 후 작품인데도 그래픽 차이가 확연해서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던 시기에 나온 게임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전작도 그랬지만 이번작도 튜토리얼 스테이지가 게임 전체에서 가장 지루한 부분이네요. 요즘 게임들은 초반 스테이지에 힘을 빡 주고 화려한 연출을 넣어서 플레이어를 사로잡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NOLF2가 나올 때만해도 그런 트렌드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주 느린 템포에 쓸데없이 넓고 길찾기도 힘든 레벨이 펼쳐집니다.

게임이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소소한 재미가 줄어든 느낌이 아쉬웠어요. 그래픽 품질이 높아지고 개발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소소한 재미요소를 만들어 넣기가 어려워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이외에 후반부 연출에도 좀 아쉬움이 있는데, 최종전의 경우에는 오히려 연출이 밋밋한 느낌이고, 시나리오도 전작 최후반부의 맛이 간 전개와 달리 좀 얌전하게 끝나요. 전작보다 멀쩡해져서 재미가 줄어든 게임입니다.

여담으로, abandonware로 공개된 2편의 경우 제 PC에서는 크래시가 너무 자주 일어나서 플레이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나마 PC 사양이 좋아져서 로딩이 짧은 걸로 버텼지 중간에 몇 번이나 관둘 뻔 했어요. 그래서 크래시 나는 부분을 고칠 수 없을까 싶어 검색해보니 소스 코드가 Github에 풀려있더군요. 직접 빌드하고 디버깅해서 크래시 나는 부분만 막고 플레이하려고 했는데, 공개된 코드에 대한 수정 내역을 찾아보니 현재 공개된 소스 코드는 해당 코드에 맞춰서 튜토리얼 스테이지 초반부만 플레이 할 수 있는 전용 애셋이 포함된 버전이라고 하네요. 아마 전체 게임의 리테일 버전은 리소스 암호화 같은게 들어있을테고, 공개된 코드에는 그 부분이 빠져서 리테일 버전의 애셋을 불러올 수 없는 모양이에요. 어쩔 수 없이 크래시를 참아가며 겨우 끝까지 플레이했네요. 기왕 abandonware가 된거 리테일 버전의 전체 소스 코드까지 공개되어 있었다면 플레이가 원활하도록 여러 사람들이 코드를 수정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한데, 거기까지 바라는건 무리겠죠.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Mass Effect: Andromeda (PS4)

2017년 초에 출시해서 장렬하게 망해버린 매스이펙트 시리즈의 신작,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를 플레이했습니다. 뭐랄까,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들어왔던 그 엄청난 혹평들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바이오웨어 게임이 망해봐야 얼마나 망하겠냐 싶어서 약간의 망설임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하게 되었네요. 제가 구매하던 시점에서는 패치도 끝나있고 했으니 최소한 중간은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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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축은 전형적인 바이오웨어 RPG 스타일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세상의 위협에 맞서 개성있는 인물들로 이루어진 무리를 이끌고 나서는 내용이죠. 바이오웨어의 직전 게임인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에서는 인퀴지터(Inquisitor)라는 직책을 가진, 공간의 분열을 넘나들 수 있는 능력자가 주인공이고,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에서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라는 직책을 가진, 인공지능 컴퓨터와 직접 연결되어 대화할 수 있는 능력자가 주인공이죠. 계속 음성이 나오는 바이오웨어 RPG의 특성상 게임 내내 남자 목소리를 듣기는 싫어서 늘 그렇듯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서 플레이했는데요. 이 게임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범위가 이상한 방향으로 제한적이라 소위 말하는 일반적인 기준의 미인 여캐를 만들 수 없는게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곤 하는데, 제 기준으로 이 정도면 현실적으로 괜찮은 느낌의 여캐라고 할 수 있어서 거기까진 괜찮았어요. 전투요원이 막 예쁜것도 이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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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초반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태양계를 떠난 안드로메다 이니셔티브(Andromeda Initiative)를 위협하는 외계종족 켙(Kett)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대유적을 남긴 렘넌트(Remnant), 켙과 대적하며 동맹을 맺게 되는 다른 외계 종족들까지, 이야기의 서두를 구축하는 부분은 나름 괜찮은 흐름으로 진행되었어요. 탐험이 가능한 외계 행성에 내리면 행성 하나하나가 오픈월드처럼 진행되는데, 특히 전투 부분의 구현은 정말 좋았다고 봐요.

그리고 끝부분도 좋았어요. 전작인 드래곤에이지: 인퀴지션에서는 분위기만 열심히 고조시키다 막상 최후의 전투가 좀 미묘했는데, 여기서는 정말 크게 한 번 붙어서 싸운다는 느낌이 드는 좋은 연출이었다고 봐요. 지금까지 모아왔던 동맹들이 모두 모이고, 전선을 이루어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는 묘사가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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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중간인데, 일단 퀘스트 동선이 극악해요. 이 게임의 배경은 안드로메다 은하 헬리우스 성단인데, 헬리우스 성단에 속한 여러 개의 행성계를 돌아다니며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자주 나와요. 그런데 행성계를 이동하려면 성단 지도로 가야하고, 거기서 행성계를 이동하고, 거기서 행성으로 이동하고, 행성에 내리면 시작점에서 다시 퀘스트 지점으로 포탈을 타고 이동하고.. 끊임없이 무의미한 이동의 반복이 일어나요. 게임 초반에는 행성 안에서 해결하는 퀘스트 위주로 몰아서 진행해서 괜찮은데, 중반부터는 행성을 오가는 퀘스트를 하려니 이러한 무의미한 반복 이동의 스트레스가 꽤 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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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주인공 일행이 타고 다니는 우주선인 템페스트(Tempest)의 오퍼레이터인 수비(Suvi)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시쳇말로 음성 포르노;;라고 느껴질 정도로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억양의 발성을 하는데, 행성계를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지루한 과정 중에도 수비의 목소리만은 질리지 않고 계속 좋더라구요.

시나리오 개발이 덜 된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아요. 퀘스트는 대부분 단순하고, 이니셔티브의 운명을 쥐고 있다는 패스파인더라는 인물이 이런 것까지 해야하는 일인걸까 싶은 사소한 것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요. 캐릭터들의 성격도 깊이가 없는 느낌이에요. 주인공인 라이더는 중요한 순간마다 실없는 농담으로 넘기는 가벼운 성격의 소유자로 설정되었고, 다른 캐릭터들도 어떤 방향성은 설정되어 있는 듯 하지만 딱히 깊이 있는 묘사가 나오지는 않아요. 모국어가 한국어인 제가 영어로 플레이해서 대사의 단순함이 덜 와닿았을걸 감안하면, 영어권 플레이어들에게는 이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왔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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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종 패치가 끝난 이후에 플레이 해서 큰 버그는 없었지만, 그래도 자잘한 버그가 꽤 있었어요. NPC들이 걷다가 공중으로 날아오른다거나(다른 NPC의 충돌박스 위로 올라가는듯), 애니메이션이 어색하거나, 플레이어와 대화하는데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하는 식의 버그가 꽤 자주 나오는데, 대부분 게임의 중후반부에 몰려 있더군요. 아마 후반부 컨텐츠가 덜 다듬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여기 올라온 자세한 개발 후기를 보면, 이 게임은 절차적 컨텐트 생성(Procedural Content Generation)의 실패 사례로 남지 않을까 싶은데요. 결과적으로 절차적 컨텐트 생성에 개발 기간을 상당부분 소모했다가 자동 생성된 컨텐트의 게임성 부족으로 포기하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컨텐트 개발을 마무리한게 모든 문제의 원인이 맞는 것 같아요. 게임을 해보면 시나리오, 대사, 퀘스트 등에서 깊이가 없다는 인상을 여러 번 받게 되는데, 그만큼 기획 면에서 깊이 파고 드는 개발을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소한 버그나 마감의 껄끄러움 같은것도 많이 보이구요. 플레이어의 연애요소도 좀 애매했고,(결국 연애할 캐릭터가 없어서 아사리(Asari) 종족 여성 고고학자인 피비(Peebee)와 레즈비언 커플이 되었음;;)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매력이 드러나는 부분이 없어요.

총평하자면, 초반의 분위기 조성이나 전투 시스템의 플레이 감각은 뛰어나지만, 컨텐트의 깊이 부족과 마무리 부족이 드러나는 중후반부에 이르러 게임에 실망하게 된다고 할 수 있어요. 초반부의 재미에 이끌려 엔딩까지는 봤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은 작품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듯 하네요.

2018년 2월 5일 월요일

The Operative: No One Lives Forever (PC)

전작보다 평이 나쁜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를 플레이 할까말까 고민하며 이에 대하여 이것저것 검색하다, 미들 어스 시리즈의 제작사인 모노리스 프로덕션에 대한 위키 글을 읽던 중에 이 회사의 전작에 No One Lives Forever 시리즈가 있는게 눈에 띠더군요. NOLF 시리즈가 판권이 꼬여서 저작권자가 권리 행사를 포기한 abandonware가 되었고, 덕분에 인터넷 상에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게 공개되어 있다는 소식도 알게 되었습니다. NOLF 시리즈는 예전에 1편을 하다가 튜토리얼 격인 첫 스테이지의 구성이 재미없어서 관뒀던 기억이 있는데, 워낙에 평이 좋던 시리즈라 그 부분만 넘어가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 십수년만에 다시 플레이 해보게 되었습니다.

2000년작이라 그래픽의 압박이 심한데, 게임플레이는 고전 FPS라고 하기엔 또 은근히 현대적인 면이 있네요. 근래에 했던 게임 중에 고전적인 게임플레이를 자랑하는 Wolfenstein: The New Order에 비하면 오히려 더 현대적인 게임플레이인게, 의외로 잠입 미션이 많아요. 아이템 줍기가 자동이고 스테이지 구성이 다양해서 게임플레이에 거슬리는건 그래픽 뿐입니다. 음성이 전부 더빙되어 있는데, 주연급 인물은 음성연기가 좋지만 엑스트라는 좀 미묘한데, 외국인 용병이 영어를 쓰는 연출이라 일부러 못한 듯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려고 해도 좀 어색하네요.

그래픽은 당연히 어쩔 수 없지만, 사운드는 요즘 게임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상입니다. 음향효과에 입체감이 있고 위치 구별도 확실하구요. 주제가도 60년대 디스코 스타일로 잘 뽑아냈어요. 주제가를 계속 흥얼거리게 됩니다.

시나리오는.. 뭐랄까, 60년대 여성차별에 대한 소소한 비판도 들어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전적인 스파이액션에 대한 패러디 개그물의 성격이 강하고, 막판에 벌어지는 반전도 개그스럽달까 그래요.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 했으니 2편도 해볼까 합니다.

2018년 1월 22일 월요일

Mayhem (2017)

워킹데드에 나왔던 스티븐 연이 주연을 맡아서 국내 언론에 소개됐던 영화인데, 바이러스로 격리된 빌딩에서 해고된 회사원이 피의 복수를 벌인다는 설정이 맘에 들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플롯이 단순해서 약간 아쉬웠지만 꽤 재미있게 봤어요. 여주인공으로 나온 사마라 위빙은 휴고 위빙의 조카라는데, 왠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 역으로 유명해진 마고 로비와 인상이 비슷하더군요. 전체적으로 예상이 가는 전개이긴 한데 소소하게 허를 찌르는 부분이 있고, 위트 있는 대사도 약간 나오고, 피가 철철 흐르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에요.

Jumanji: Welcome to the Jungle (2017)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팝콘무비입니다. 전작과 연결점이 희미하게나마 있긴 하지만 몰라도 되는 수준이고, 시대 변화에 맞추어 전작이 보드 게임이었던데 반해 이번작은 비디오 게임입니다. 작품 내에서 누가 요즘 세상에 보드 게임을 하냐고 셀프디스를 하기도 해요. 드웨인 존슨이 나오는 영화가 너무 많다보니 식상한 감이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비틀어서 캐릭터를 다루는 장면이 많아요. 그다지 독창적이거나 한건 없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도 않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