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잡담..

간만에 몇 자 적어봅니다. 회사를 옮긴 후에 개인 작업을 전혀 못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정상인것 같기도 합니다. 이전 회사는 일이 없을 때는 정말 완벽하게 아무 할 일도 없는 상태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두어주씩이나 유지되곤 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대놓고 개인 작업을 했거든요. 아무래도 낮시간에 연속으로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진도가 꽤 나가는데다, 옆자리 직원은 미니게임을 만들어 플레이스토어에 올리고 다른 직원은 웹서비스를 만들고 하는 분위기니까 눈치 보고 어쩌고 할 일도 없었지만, 이런 식의 구멍난 스케쥴이면 팀이 통째로 날아가지 않을까 하는 좀 더 근본적인 공포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죠. 지금 회사는 일이 없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개인 작업을 할 시간은 없고, 출퇴근 시간도 예전 회사의 2배로 늘어나서 퇴근 후에 뭔가 해보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개인 작업에 신경을 안 쓰고 지낸지 좀 됐는데, 간만에 회사에 놓여있던 책을 넘겨보게 된겁니다. 게임 프로그래밍 패턴 이라는 책인데, 저자가 블로그에 연재하던 시절에 우연히 찾아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다 보니 예전에 봤을때는 몰랐던, 제가 개인 작업물에 작성했던 모듈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는 부분을 찾은거에요. 아, 나 자신의 멍청함(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ㅜ_ㅜ)에 한숨을 쉬면서도 이제나마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한가지 더 얻은 교훈이 있다면, 역시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거겠죠..

Battlefield 1 (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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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싱글플레이 미션만 클리어하고 몇 자 적어봅니다. 전작인 Battlefield 4 는 근미래 배경으로 무기의 성능이 워낙 좋아서인지 게임플레이가 원거리에서의 총격전 위주였는데, 이번 Battlefield 1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여 무기의 성능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좀 더 육박전이 많이 일어나고, 이를 구실로 잠입 플레이를 강제하는 미션이 많네요. 배틀필드에서 잠입 플레이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네요. 싱글 플레이 미션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각각의 단편 스토리가 모여서 여러 미션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각 미션이 모두 꽤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이루고 있고, 단편이다 보니 질질 끄는 것 없이 빠르게 절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토리가 지루할 틈이 없어서 좋았어요. 마지막 미션이 너무 어려워서 몇 번을 실패했는지 원.. 기념 삼아 최후의 폭발 장면을 한 장 남겨봅니다.

Jack Reacher: Never Go Back (2016)

탐 크루즈 주연의 액션 스릴러 소품인 잭 리처 시리즈 2편, '네버 고 백'입니다. 1편의 감독이었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탐 크루즈의 눈에 들게 되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연이어 두 편을 맡게 되면서, 공석이 된 잭 리처 2편의 감독 자리는 오래전에 탐 크루즈와 괜찮은 역사물인 '라스트 사무라이'를 찍었던 에드워드 즈윅에게 넘어갔습니다. 잭 리처 시리즈는 제작비가 60M에 불과한 소품이기 때문에 예산상의 이유로 그다지 화려한 맛은 없지만,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감독이 어느 정도 자신의 연출력으로 승부해 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실제로 1편을 잘 뽑아냈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이를 발판으로 대작 시리즈로 옮겨갔구요. 에드워드 즈윅이야 이미 검증된 감독이고, 잭 리처 2편에서도 역시나 안정된 연출을 보여줍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라면 저예산의 한계가 느껴지는 최종 결전 부분이에요. 전편에서는 액션 파트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가 최종 결전에 쏟아붓는 식으로 진행해서 어느 정도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는데, 2편은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정통적인 액션 스릴러의 팬이라면 꽤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에요.

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

결론을 먼저 말하면, 로그 원은 잘 만들어진 외전의 본보기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리즈물의 외전이 본가 시리즈보다 나은 경우가 지금까지도 종종 있어왔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데에는 외전이 갖는 자유로움이 한몫하지 않나 싶어요. 로그 원은 그 점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 제작된 경우입니다. 로그 원 본편의 이야기는 스타워즈 4편의 바로 앞부분에 해당되고, 로그 원의 엔딩이 바로 스타워즈 4편의 오프닝과 연결될 정도로 밀접하게 붙어있어요. 그래서 본편의 이야기가 이미 내용이 정해져 있는 4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을 갖고 있는데, 로그 원은 그 점에서 아주 훌륭한 작업을 해내고 있습니다. 약간 편법스러운 면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야기를 비장한 방향으로 밀어붙여서 보는 이에게 처연함과 어느 정도의 감동을 주는데 성공하고 있거든요. 또한 워낙 비장하게 내용을 진행시킨 덕에 스타워즈 4편의 초반을 다시 보면 이 상황이 얼마나 절체절명의 위기인지가 환기되는 효과도 있죠. (네, 저도 로그 원을 보고 나와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궁금해 바로 스타워즈 4편을 찾아봤다는 많은 이들 중에 한 명입니다) 초반에 배경이 휙휙 바뀌는 부분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평이 있던데, 저에게는 그 부분은 별 문제가 없었구요. 오히려 가장 이상했던건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 일행이 위험한 임무에 스스로 뛰어들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약간 설득력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고, 제국군 화물선에서의 연설 장면은 좀 뜬금없이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의 처절한 전장 묘사는 아주 좋았고, 전반적으로 영화 전체에 걸쳐서 전투 장면의 표현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본편 자체로서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고, 4편의 내용을 보강한다는 측면에서의 기능적인 의도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생각이 되네요.

Uncharted 4: A Thief’s End (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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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언차티드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많지가 않네요. 최고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렇다고 게임이 더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저 개인적으로 언차티드 시리즈를 재미있게 한 정도로 순위를 매겨보자면, 2 >>> 4 >= 3 >>>>>> 1 순이 아닐까 싶어요. 꽉 짜여진 게임 방식 상의 문제도 있을테고, 네이선 드레이크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딱히 할 이야기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던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잃어버린 형을 내세워 이야기를 이끌어냈지만, 이 캐릭터도 역시나 별로 궁금할게 없는 인물이고. 게임 시스템으로 보아도 2편에서 거의 모든게 완성된 상태였고,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으니 2편 이후의 게임들이 2편보다 흥미가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완성도 면에서 향상이 있었다고는 해도 근본적인 게임플레이는 2편의 답습이구요. 그래서 나름 재미있게 하기는 했지만, 언차티드 시리즈를 딱 한 편만 하라고 하면 역시나 2편만 하면 되는것 같아요. 언차티드는 게임시스템, 인물, 연출 모두 2편에서 완성된 게임이에요.

The Witcher 3: Wild Hunt (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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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최다 GOTY작인 The Witcher 3: Wild Hunt를 클리어 했습니다. 9월부터 시작한것 같은데 클리어하고 보니 11월 중순이 되었군요. 3개월이나 플레이한 셈이네요. 일단 게임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PS4로 뽑을 수 있는 최상급 그래픽이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플레이하는 도중에 시각적인 표현 면에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장점이 참 많은 게임이에요. 할 것도 많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등장인물도 다양하고.. 속이 꽉 찬 느낌인데다 임장감도 좋아요. 정말 다른 세계에 가 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신 단점도 꽤 있는데, 우선 오픈월드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처음부터 오픈월드로 기획된 게임이 아니라 그런지 동선 같은게 오픈월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 스토리의 급전개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게롤트가 사건의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가장 크고 결정적인 사건을 해결하는건 다른 인물이다보니 왠지 막판에 들러리가 된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또 로딩이 길어서 게임 도중에 캐릭터가 사망하면 스마트폰을 만지게 되더군요. 성인용 게임이라 약간의 nudity를 포함하고 있는데, 뭐 대단한건 아니고, 제가 찍은 다음의 스샷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스토리 분기에 따라 엔딩이 약간 달라지는데, 저는 분기 공략을 보고 제가 원하는 분기에 맞춰 진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분기에 따른 후일담이 간략하게 표현되는 편이니까 크게 부담갖고 진행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아요. 총평하자면, PS4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해봐야 할 게임인건 맞는것 같아요.

닥터 스트레인지 (2016)

다들 아시는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봤습니다. 시각적인 독특함이야 익히 알려진 것 같으니 논외로 하고, 이 영화는 스토리텔링의 호흡이 굉장히 빠른게 특징이에요. 뭐 하나 길게 끄는게 없어요. 감정을 고조하기 위해 공을 들여 서술하거나 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고, 그냥 간결하게 진행 상황만 툭툭 던집니다. 계속 비슷한 페이스로 이야기를 진행 시켜요. 닥터 스트레인지가 카마르 타지에서 수련을 쌓는 부분 같은건 그냥 몇 분 정도 할애해서 후다닥 넘겨버리고, 아직 능력을 완전히 체득하지 못한 것 같은데 바로 빌런이 등장해서 싸우는 식이에요. 이야기의 흐름이나 감정선 같은 걸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묘사하기는 하지만, 그런걸로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는 것 보다는 그냥 빠르게 진행하면서 시각적인 쾌감을 유발하는 식으로 만들었더군요. 그래서 영화가 말 그대로 팝콘무비라고 할 수 있어요. 꾸준히 시각적인 자극을 선사하고 간간히 유머를 던지면서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 데에만 관심을 보여요. 완성도야 뭐 두말할 나위도 없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제 마블은 영화계의 맥도날드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디가 맛있는 가게인지 모르는 외지에서 아무 맥도날드에나 들어가면 우리가 익히 기대하는 수준의 맛이 보장되는 것처럼, 마블 영화는 규격화된 재미가 존재하고, 그 재미의 하한선이 있어서 일정 수준은 꼭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