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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닥터 스트레인지 (2016)

다들 아시는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봤습니다. 시각적인 독특함이야 익히 알려진 것 같으니 논외로 하고, 이 영화는 스토리텔링의 호흡이 굉장히 빠른게 특징이에요. 뭐 하나 길게 끄는게 없어요. 감정을 고조하기 위해 공을 들여 서술하거나 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고, 그냥 간결하게 진행 상황만 툭툭 던집니다. 계속 비슷한 페이스로 이야기를 진행 시켜요. 닥터 스트레인지가 카마르 타지에서 수련을 쌓는 부분 같은건 그냥 몇 분 정도 할애해서 후다닥 넘겨버리고, 아직 능력을 완전히 체득하지 못한 것 같은데 바로 빌런이 등장해서 싸우는 식이에요. 이야기의 흐름이나 감정선 같은 걸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묘사하기는 하지만, 그런걸로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는 것 보다는 그냥 빠르게 진행하면서 시각적인 쾌감을 유발하는 식으로 만들었더군요. 그래서 영화가 말 그대로 팝콘무비라고 할 수 있어요. 꾸준히 시각적인 자극을 선사하고 간간히 유머를 던지면서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 데에만 관심을 보여요. 완성도야 뭐 두말할 나위도 없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제 마블은 영화계의 맥도날드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디가 맛있는 가게인지 모르는 외지에서 아무 맥도날드에나 들어가면 우리가 익히 기대하는 수준의 맛이 보장되는 것처럼, 마블 영화는 규격화된 재미가 존재하고, 그 재미의 하한선이 있어서 일정 수준은 꼭 지켜준다는 믿음이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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