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시간이 맞아서 엉겁결에 보러 가게 되는 바람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보게 되었네요. 예전 고질라도 못 봤고 해서 고질라에 대하여 전혀 아는 바가 없었는데, 덕분에 고질라의 생태를 모르는 등장인물들에 이입하여 보는데는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네요.
영화는 군데군데 헛점이 있긴 하지만 다른 대괴수인 ‘무토’에 사적으로 얽혀있는 주인공 부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꽤 건조하게 만든 재난물의 성격을 띕니다. 주인공의 사연이 약간 구구절절하긴 하지만 이 구구절절한 사연이 초반에 전면에 나섰다가 중반 이후에는 감상에 해를 끼칠 정도로 스토리의 중심부에 나서지는 않고, 주인공의 역할도 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 후반부에 은근히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이것도 그렇게 눈에 띠는 게 아니라서 관객 일부는 주인공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을 거에요.
와타나베 켄이 과학자로 나와서 일종의 해설자 역할을 하는데, 중간에 핵무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 히로시마 드립을 치는 부분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아서 한국인 입장에서 좀 깨는 대목이긴 합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게 본 영화네요. 일단 재난영화 스타일로 만들면서 어느 정도 건조함을 유지하는 것도 좋았고, 주인공이 사건의 핵심을 따라가게 만들면서도 무리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로는 만들지 않은 부분도 좋았어요.
주인공의 부인으로 나온 배우가 동글동글하면서 너무 예뻐서 누군가 했더니 올슨 자매의 동생이더군요. 정말 귀엽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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