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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0일 월요일

Westworld (1973)

1973년 작 이니까 지금으로부터 39년 전(!) 영화로군요. 웨스트월드를 봤습니다. 우선 어째서 이렇게 오래된, 그것도 딱히 어떤 영화사적인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 영화를 보게 된 건지부터 얘기해야겠죠.

제가 자주 가는 어떤 게시판에 영화를 찾는 글이 올라옵니다.
오래 전에 주말의 명화 혹은 토요 명화에서 본 영화 구요. 영화가 시작되면 주인공이 비행기를 타고 출장인가 여행인가를 떠납니다. 도중에 악당(괴물?)을 만나서 이리저리 쫓기는데, 어린 제가 보기에 상당히 무서웠습니다. 이런 영화에서 클리셰로 등장하는, 죽었는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나서 깜짝 놀라게 하는 반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 바로 이런 영화를 본 희미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게시물을 보니 새삼 궁금해졌는데, 좀 더 기억을 더듬어보니 율 브리너가 등장했던 게 생각이 나더군요. 요즘에야 율 브리너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이겠지만, 제 경우엔 대표작인 '왕과 나'를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죠. 등장인물을 알면 그 다음에는 식은 죽 먹기죠. IMDB에 가서 율 브리너의 필모를 검색해보니 금방 나오더군요.

Westworld

영화 관련 정보를 보니 각본/감독이 무려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인 마이클 크라이튼 이군요. 왠지 기대감이 좀 올라갑니다. 어렸을 때야 좀 무서웠던 기억이 있지만 지금 보면 하나도 안 무서울 거라는 건 안 봐도 뻔하고..(영화의 제작 년도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래도 기왕 생각났을 때 봐야겠기에 얼렁 찾아다 봤습니다.

타이틀 화면도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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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 왼쪽 인물이 주인공의 친구입니다. 호버크래프트를 타고 일종의 놀이공원인 델로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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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로스에는 로마, 중세, 서부의 세 가지 시대로 이루어진 거대한 세트가 있고, 관광객이 주인공이 되어 로봇을 엑스트라로 하는 일종의 역할극이 펼쳐집니다. 주인공 일행은 서부로 갑니다. 율 브리너가 서부의 악당역할을 하는 로봇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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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델로스에서의 역할연극을 한참 보여주다가(시비 거는 악당을 해치우고 술집 여성과 관계를 맺고;;) 중앙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로봇들이 폭주하면서 관광객을 살해하는 클라이맥스로 향해갑니다. 인간이 만든 놀이공원에서 인간의 제어를 벗어난 폭주에 의한 혼돈이라니, 나중에 나온 마이클 크라이튼의 대표작인 쥬라기 공원이 연상되죠?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추격해오던 율 브리너 아저씨가 얼굴에 산을 뒤집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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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터미네이터의 얼굴 벗겨진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입니다. 터미네이터에 영향을 끼친 게 이 영화 뿐인 건 아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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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나타나서 놀래키는 클리셰스러운 장면도 나오고, 나중에는 다 타서 숯덩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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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작동을 정지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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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율 브리너 아저씨는 대사도 별로 없고 등장도 길지 않은 것 같지만, 포스터의 얼굴도 차지하고 제가 찍은 스크린샷도 대부분 차지하고 있네요. 영화는 역시 지금 기준으로 보면 좀 밋밋합니다만, 당시로서는 꽤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특수촬영은 지금 봐도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고요. 40년 전에 이만큼 찍었으면 역시 할리웃이 좀 대단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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