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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9일 일요일

Wii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유..

루리웹에 올라온 번역기사 중에 공감가는 글이 있어서 링크를 겁니다.

(링크) Wii가 당신을 열광시키지 못할 5가지 이유

참고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링크) Opinion: Wii Won't Rock You

역시나 루리웹에서는 쓸데없이 불확실한 정보들을 가지고 말꼬리잡기를 하고 있던데, 본문에서 제시하는 다섯가지 이유 중에 몇가지는 상당히 중요하고 현실적인 이유인데도 애써 무시하는 모습이 정말 답답하더군요. 그래서 이 이유들이 왜 타당한가에 대해서 좀 짚어볼까 합니다. 본문에서 제시한 Wii가 별로인 다섯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충분하지 않은 게임들

이건 개인의 취향차이도 있으니까 넘어가는게 좋겠습니다.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기엔 모호한 주장이죠. 개인적으로야 GC를 계승한 게임기인만큼 앞으로 Wii 사용자들이 겪게될 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Wii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않아야 일어날 일이니 현재로서는 이를 증명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 그래픽은 정말로 상관있다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는 사용자들이 갖는 기대가 다릅니다. 휴대용 게임기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NDS에서 성공했던 "허술한 그래픽을 새로운 입력장치로 대치하는 눈속임"을 거치형 게임기에 그대로 적용해서야 먹혀들수가 없습니다.

3. 위모트는 최고의 물건이 아니다

건콘이나 다른 특화된 전용 컨트롤러, 혹은 자이로(gyro)지원 컨트롤러를 써보셨다면, 이러한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게임이 가끔은 재미있지만 계속 하기엔 피곤하다는걸 기억하고 계실겁니다. 위모트도 다르지 않습니다.

4. 거치용 콘솔 시장은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지 않다

NDS가 성공한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던 GBA의 시장장악을 무시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전 세대에서 시장을 장악해 놓는건 사용자 충성도 면에서 아주 중요하고 현실적인 파괴력을 갖습니다. 이 경우엔 PS3가 갖는 강점이 되죠.

5. 유리한 가격은 오래가지 않는다

소니가 PS1때 얻은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외부에서 구매하는 부품이 많으면 하드웨어의 가격을 낮추기가 힘들다는 사실이죠. 그래서 PS2에서는 가장 비싼 CPU와 GPU를 타사와의 공조를 통해 개발해서 직접 생산해서 쓴거구요. PS3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소니가 가진 강점은 하드웨어의 직접 생산능력에 있습니다. 초기에는 손실이 크지만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는 만큼 금방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MS도 Xbox때 하드웨어 가격 인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서 360에서는 부품공급업체들과 계약하면서 매입물량에 따른 부품가격인하에 대하여 상당히 복잡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만, 직접 생산하면서 설계를 다듬어서 부품을 단순화하고 가격까지 낮추는 소니를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는게 발매초기에는 투자비용이 커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일반 게이머들은 소니의 가격인하능력을 전혀 감안하지 않는것 같아요. 북미같은 대형시장에서는 가격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는 소니가 3사 중에 발군의 적응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높은 가격책정으로 인해 초기선점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초기의 위기만 잘 넘기면 이후부터는 빠른 속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초기의 위기를 넘기기 위한 카드로 블루레이가 있죠.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다들 거실에서 게임을 못하고 TV수신카드에 연결해서 플레이하는 어린 학생들만 있는지 HDTV의 존재를 싹 무시하는데, 요근래 몇년사이에 TV를 구매했다면 HDTV를 갖고 있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DVD 해상도가 HDTV에 못미치기 때문에 블루레이니 HD-DVD니 하는 매체들이 나오는건데, 현실적으로 필요해서 나온 매체인 이상 수요가 있기 마련입니다. PS3 정도 가격으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는건 상당히 매력적인 접근방법이죠.

게임팬들에 대해 제가 정말 황당하게 여기는 것들중 하나가, 현재 개발사 중에 닌텐도만이 게임의 본질을 알고 게임을 만든다는 식의 프로파간다에 놀아나는 게이머들이 꽤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위 닌빠죠) 닌텐도야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고 치지만(일종의 캐치프레이즈라고 치고 말이죠)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믿는건 너무 순진한거 아닙니까? 닌텐도는 닌텐도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뿐 게임의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정말 가볍고 단순하고 아케이드적인 아동취향의 게임을 잘 만들죠. 근데 그게 게임의 본질과 무슨 상관이 있죠? 게임의 본질이라는게 누가 정의하는거죠? 정말로 그런게 있다면, 왜 다수의 게이머들이 닌텐도 게임을 하지 않는걸까요?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가 들어본 얘기중에 가장 황당한 헛소리입니다.

Wii에 대해 늘어놓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Wii는 기존 게이머를 위한 게임기가 아니라 게임의 본질에 접근해서 게이머가 아닌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랍니다. 그래픽만 치중하는 기존 게이머들은 PS3나 Xbox360이 가져가고, 새로운 사용자층을 끌어들여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줄거랍니다. 이 무슨 개풀뜯어먹는 어처구니없는 소리인지.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이 집밖에 나가 영화를 보거나 쇼핑하는 대신 거치형 게임기를 사다 놓고 TV앞에 앉아서 허공에 팔을 휘젖는 미친짓거리를 할거라고 믿는다면 그렇게 믿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죠.

아, 말이 점점 거칠어지네요. 제가 닌텐도나 세가의 저 프로파간다(및 저 프로파간다에 속고 있는 사람들)를 좀 싫어하는지라. 하여튼 Wii는 초기에 주목을 받는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상업적으로는 성공할래야 성공할것 같지가 않습니다.

p.s. 말이 나온 김에 다음에는 세가에 대해서도 한번 적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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