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2일자 신문기사에 디시인사이드가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링크) 디시인사이드, 100억원 투자 유치
뒤이어 다음날, 디시인사이드가 코스닥 상장사를 320억원에 인수하여 우회상장의 길을 열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링크) 디시인사이드, 320억 들여 IC코퍼 인수
곧이어 대표이사 인터뷰에서 우회상장을 통해 자금력을 키워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링크) "내년 우회상장…新UCC 개발주력"…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IT 업계에 종사하시면서 업계 판도를 쭉 보아오신 분들은 다들 아실겁니다. 저게 어떤 패턴인지를요.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자마자 현금 150억원에 빚 170억원을 들여 상장사를 인수하고, 이를 이용하여 우회상장을 한다는건 정상적으로 회사를 키우려는 오너의 마인드가 아니죠. 머니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이 개입하여 회사를 키워서 주식으로 불려보겠다는 의도입니다. 말이 투자지, 그냥 기업을 사고팔아서 남기는 머니게임에 불과하다는거죠. 결국 이 과정에서 몇몇 사람들만 돈을 좀 만질테고, 애꿎은 소액주주들은 디시인사이드를 띄워주는 작전세력에 놀아나서 투자하다가 손해보고, 디시인사이드는 핵심역량을 잃은채 머니게임에 이용되었던 이전의 수많은 한때 우량했던 기업들이 그러했듯 사라지고 말겁니다. 간혹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사업분야마저 바꾸며 살아남는 기업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살아남은 기업이 이전의 그 기업과 같은 기업인지는 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죠.
기분이 우울한건 아니지만, 이런 일이 한두번 일어나는것도 아니고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디시는 지금 우리나라 인터넷상에서 서브컬쳐의 본산같은 곳인데 좀 아깝기도 하구요. 물론 디시가 없어진다고 같은 역할을 수행할만한 공간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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