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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6일 금요일

Z건담 극장판..

한번에 보려고 미루어뒀던 Z(제타)건담 극장판 3부작을 이번에 다 봤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이곳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원작은 1986년에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만든 TV판 애니메이션입니다. 방영당시 일본에서는 엄청난 히트작이었지만 나름 진지한 전쟁물인 관계로 국내에는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았죠.(선악구분이 분명한 슈퍼로봇물이나 변신소녀물만 정식으로 들어왔었죠..)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이후에 원작자도 이것만한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던 모양이고,(너무 크게 히트한 자신의 작품에 발목을 잡히는 창작자들이 어디 한두사람이겠습니까..) 결국 20주년에 즈음하여 자신에게 묶인 족쇄를 풀고자 리메이크를 하기로 결심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TV판 내용을 마구 압축해서 한편짜리 극장판으로 만들면 내용이 엉망이 될건 뻔하고, 적당히 나눠서 3부작으로 만들되 전부 다시 그리면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드니 과거 TV판을 일부 재활용하기로 한 모양. 그러니까 보기전의 예상으로 말하자면, 내용은 많이 손상되지 않았을법 하지만 퀄리티는 좀 불안한 3부작 극장판입니다.

실제로 본 감상은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입니다. 원작을 직접 본 적이 없으므로 대강의 스토리 정도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본거라 완전히 모르고 보는것과 비슷한 상태에서 본건데, 1편('별을 계승하는 자')을 보고는 다음편이 너무 궁금해서 지체없이 2편('연인들')으로 넘어가게 되더군요. 너무 재미있게 본 1편에 비해 2편은 스토리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어서 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었고, 3편('별의 고동은 사랑')은 비교적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진 느낌입니다.

이를테면 원작의 스토리를 놓고 3부분으로 분할을 하는데, 먼저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누어 1편과 3편으로 구성하고 나머지 전체를 2편에 집어넣은 느낌이랄까.. 1,3 편은 내적으로 어느정도 기승전결을 갖고 있어서 재미있는데, 2편은 한 편 안에서 내용이 두 부분으로 따로 떨어진 느낌입니다.(내용 설명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항은 생략) 4부작 정도로 만들어서 두 부분을 각각 2편과 3편으로 만들었으면 나았으려나 생각도 해봤는데, 그렇게 하면 좀 내용이 모자를듯도 싶고.. 정확히 나눠질수 없는걸 나누느라 어쩔수 없었으려니 싶기도 합니다.

그림의 경우에는 역시나 예전의 작화와 현재의 작화가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더군다나 예전에는 TV판용 작화였고 현재의 것은 극장용 작화이니 더더욱.. 새로 그린 부분들을 보면 화면에서 빛이 나는 느낌입니다. 전부 다 새로 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내용에 빠져들어서 대강 용서하며 볼 수 있더군요.

2편 후반부와 3편 초반부에 전황에 대한 묘사가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데, 극장판의 묘사만으로는 내용이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원작에서 대강의 중요 이벤트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본거라 저도 내용파악이 100% 이루어진건 아닌데, 제가 보기엔 그게 감상의 중요 포인트는 아닌것 같습니다. 어차피 전장에서 직접 싸우는 병사는 전황을 100%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죠. 저는 그냥 카미유의 시각에서 전쟁을 본다는 느낌으로 당장 목표가 무엇이고 눈앞의 적이 누구인가에만 집중하며 보게 되던데, 그렇게 보니까 전황은 그냥 그러려니 싶고 전장에서 모빌슈츠로 싸우는 느낌에만 집중하게 되더군요. 물론 전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건 다소 마이너스 요소임에는 분명합니다만..

제가 느끼는 재미면에서는 1>3>2의 순이었지만, 결국 1편을 보면 세편을 다 봐야 할것 같네요. 국내에 DVD로 출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출시된다면 반드시 사고 싶군요.

여기서부터 내용을 언급하겠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넘어가 주세요.

원작 TV판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꽤 있는데요.. 극장판 2편에서 포 무라사메의 죽음은 그 타이밍이 전혀 뜻밖이었는데, 등장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그런 식으로 죽다니 좀 버려지는 캐릭터 느낌이랄까.. 이런 식이면 카미유에게 정신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인물이 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3편 끝부분에 원작과 달리 카미유가 미치지 않고 화와 맺어지더군요. 2편의 수정으로 말미암아 3편의 결말이 변했다고 하면 좀 오버일지 몰라도, 내용의 흐름으로 보아 수정된 결말쪽이 더 납득이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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