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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punk 2077 (P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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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출시 직후에 바로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그가 심각했던 초기 버전은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PS5를 제대로 지원하는 버전을 기다리다 보니 2년이나 지나서 나온 1.5 버전에서 플레이했습니다. 딱히 할 말이 많은 게임은 아니에요. 게임 자체로 재미있기는 한데 전작인 위쳐3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CDPR의 장기인 스토리 중심의 가벼운 액션 RPG인데, 무기가 다양해지고 액션성이 증가해서 전투 감각은 확실히 더 나아졌어요. 사이버펑크 분위기는 잘 묘사하지만 메인 시나리오나 서브 시나리오나 모두 분량이 짧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은 잘 구현되어 있지만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고 일인칭이니까 더더욱 별 영향을 느낄 수 없어요. 이 게임의 개발진이 일인칭 시점을 선택한 이유는 납득이 가는게, 플레이어가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는 장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전작인 위처3에서는 3인칭이 잘 어울렸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V라는 인물을 플레이 하다가 중간에 죠니 실버핸드라는 인물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 두 인물이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없거든요. 그래서 3인칭이었으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상당히 몰입이 깨졌을 것 같습니다. 일인칭이 되어 내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V가 아닌 죠니로 플레이한다는 감각을 정확하게 전달 할 수 있죠. 또한 현실적인 성능 이슈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게, 게임 내에서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습니다. 이건 일부러 다 뺀 거라고 봐야해요. 거울을 볼 수 있지만 기능을 동작시켜야 보이는 방식이고 월드 내에서는 플레이어의 그림자만 그려주는 식으로 플레이 중에 마주치는 물체 중에 내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반사되는 물체가 아예 없습니다.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플레이어를 게임 중에 화면에 정확히 그리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커스터마이징 된 요소에 대한 연산이 필요한데, 이걸 하지 않기 위한 기술적인 조치로 보여요. 레이트레이싱도 그림자에서만 사용하는 식으로 월드에 제대로 반사가 되는 물...

윌리엄 허트(1950-2022)의 부고에 부쳐

배우 윌리엄 허트의 부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배우라, 뭔가 한 시대의 종막을 보는 것 같아서 몇 자 적게 되네요. 최근 관객들에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로스 장군으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윌리엄 허트는 1980년대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었습니다. 윌리엄 허트의 1980년대 필모그래피는 양과 질 모두에서 거의 미친 수준이라서, 뭐랄까, 당시 느낌으로는 헐리웃 역사에 남을 연기파 배우들의 계보를 이을 것만 같았어요. 헐리웃 영화의 주류 장르가 드라마이던 시절이었고, 배우의 이미지나 연기가 불안정한 지식인 역에 너무나 잘 어울렸기 때문에, 1980년대 그의 출연작들은 죄다 방황하는 지식인을 섬세하게 다루는 뛰어난 영화들이었어요. 그러다 헐리웃 영화의 주류가 액션으로 옮겨가는 1990년대가 오면서 무언가에 홀린듯 순식간에 인기가 가라앉습니다. 헐리웃이 더이상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원하지 않게 된거죠. 윌리엄 허트의 뒤를 이어 비슷한 듯 다른, 다소 변태적인 꽃미남 지식인 느낌으로 주류 배우로 부상했던 제임스 스페이더도 액션 영화로 트렌드가 바뀐 나머지 짧은 전성기 이후 같이 가라앉았던 기억도 나네요. 이후 제임스 스페이더는 장기를 살려 변태적인 수다쟁이 변호사 역으로 TV에서 부활하게 되고 계속해서 그런 역을 맡아가고 있지만요. 이후 윌리엄 허트의 필모는 그다지 눈에 띠지 않습니다. 헐리웃 영화의 트랜드가 액션을 거쳐 다시 SF로 옮겨간 후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캐스팅 되어 간간히 조연으로 등장했을 뿐 다시는 80년대의 영광을 찾을 수 없었죠. 마블은 자기들의 SF 영화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아카데미 상을 받은 현재나 과거의 명배우/명감독들을 자주 기용하고 있는데,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자( 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 1985 )이자 80년대 남우주연상 단골 후보였던 윌리엄 허트도 그 중 한 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우연한 여행자(The Accidental Tourist,...

The Matrix Resurrections (2021)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간 점이에요. 어설프게 뒤틀지 않고 3편에서 내용이 이어지면서 앞뒤가 맞도록 만들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영화의 초중반까지 대사로 설명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최소한 이야기가 큰 무리 없이 전편으로부터 흘러서 자연스럽게 전개가 됩니다. 몇 가지 선택에서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야기가 대사 중심으로 전개됨에도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사실 주된 이야기가 대사 위주로 전개되는건 매트릭스 1편부터의 전통이고, 한참 지루해질만 하다가 한번씩 멋지게 액션을 펼치는게 이 시리즈의 스토리텔링 방식이기는 했죠. 매트릭스 1편의 경우에도 이 시리즈의 시그니쳐가 된 불릿타임 액션이 영화 최후반부에 나오기 전까지는 대사로만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영화관에 조는 관객이 넘쳐나기도 했어요. 후반부의 액션 장면이나 이야기 전개는 좀 미묘한데,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좋지도 않습니다. 불릿타임 같은 혁신적인 액션 시퀀스는 없어요. 액션 장면에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기는 한데 이게 불릿타임처럼 멋지기는 커녕 공포감을 주는 것이라 뒷맛이 개운치 않죠. 마지막에 감정적으로 폭발을 일으켜야 하는 장면에서 한번 비틀린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게 전작 팬들에게 어색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구요. 지나치게 PC가 개입한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키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다음편이 만들어진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설명이 되기는 할것 같아요. 성모 마리아도 신성이 있다는 식이니까 말이 전혀 안 되는건 아니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 모든게 잘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게 이 영화의 문제점이에요.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나빠요. 감정적으로 관객을 움직여야 하는 부분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겉돌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의 속도감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매트릭스 1편이 나오던 시점에서도 대사가 많고 속도가 느린 영화였는데, 평균적인 영화의 속도가 더 빨라진 20년 후에도 그때의 속도감으로 이...

Spider-Man: No Way Home (2021)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배경이 있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스파이더맨 영화판의 판권은 소니 픽쳐스가 갖고 있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는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있으므로 MCU에 스파이더맨이 출연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 간의 계약이 필요합니다. 현재 스파이더맨이 MCU 영화에 나오는건 크로스 라이센싱 같은거에요. 스파이더맨 단독 영화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와의 스토리 조율 아래에 소니 픽쳐스가 맡아서 제작하고, MCU 영화에 스파이더맨이 출연하는 부분은 소니 픽쳐스와의 스토리 조율 아래에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맡아서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같이 협력하는 사이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두 회사는 자기가 만드는 영화의 흥행이 주 목적이 됩니다. 소니 픽쳐스는 MCU 영화의 흥행에 상관이 없고,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스파이더맨 영화의 흥행과 무관합니다. 물론 파트너 쪽이 잘 되어서 우리 영화의 흥행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 더 좋겠지만, 망해도 아무 상관이 없고, 결국 이들의 관계는 계약으로만 맺어진 관계라는 겁니다. 소니 픽쳐스와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스파이더맨 영화가 MCU에 속할 수 있는 영화 3편을 제작하도록 계약이 되어 있었어요. 물론 재계약을 할 수도 있지만, 노 웨이 홈의 각본을 만들던 시점에서는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았죠. (MCU와의 연관을 3편 더 연장시키는 재계약이 2021년 여름에야 이루어진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니 픽쳐스 입장에서는 향후 MCU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상황을 가정하고 각본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재계약이 되면 다시 연결하는 내용을 넣더라도, 노 웨이 홈 본편은 연결이 끊어지도록 만들어야 했던거죠. 그리고 엔드게임이 있죠. 엔드게임에서 기존 컨텐츠를 모조리 끌어모아 드림팀을 만들고 이들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방식은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이 모든 조합을 놓고 소니 픽쳐스는 다시 자신들의 방식으로 이를 소화하기로 한 것 같아요. MCU가 소개한 멀티버스를 이용하...

Marvel's Spider-Man: Miles Morales (P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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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의 히트작 Marvel's Spider-Man 의 후속작입니다. 일단 말로는 후속작이긴 한데 거의 스탠드얼론 DLC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독립 타이틀로 나오긴 했지만 그만큼 볼륨이 작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게임 자체는 검증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라 재미있어요. 기본적으로 전작은 웹스윙으로 빌딩 숲을 날아다니기만 해도 재미가 있었는데, 그 부분은 그대로입니다. 형식이 바뀌긴 했지만 수집 요소들이 몇가지 있고, 수집 요소 중에 전작에서 좀 짜증났던 것들은 상당부분 줄어들어서 전작의 피드백이 잘 반영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작은 보스전이 문제더군요. 볼륨이 작기 때문에 보스전이 몇 없는데, 그 보스전들이 대부분 재미가 없어요. 보스의 패턴도 심심하고 플레이어의 액션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컷씬이나 QTE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감정을 울리는 연출이 몇군데 있는데 이 부분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매우 효과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이 들어가 있어서 그래픽 옵션의 변경이 가능합니다. 30FPS에 고해상도에서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을 사용하는 모드, 60FPS에 가변해상도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 모드, 60FPS에 고해상도로 레이트레이싱을 사용하지 않는 모드를 지원합니다. 저는 30FPS에 고해상도에서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을 사용하는 모드로 플레이했는데, 도시 배경의 게임이라 반사가 일어나는 부분이 많아서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을 사용하는 쪽이 그래픽이 훨씬 나아집니다. 60FPS를 선택하는 사용자도 많은 듯 하지만요. 플래티넘 트로피를 따려면 2회차가 필수인데, 재미있게 하긴 했지만 굳이 2회차까지 할만한 시간적인 여유는 없어서 1회차만 하고 말았습니다. 전작은 볼륨이 크고 1회차에 플래티넘이 가능해서 확실하게 한 번 플레이한다는 감각으로 몰입해서 했는데, 이번작은 볼륨이 줄어든 대신 2회차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더군요. ...

Ghost of Tsushima Director's Cut (PS5)

그래픽이 좋아졌고 듀얼센스에 적극 대응해서 컨트롤러 조작감 같은 건 확실히 좋아졌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게임이라 저장 파일을 승계해서 DLC 부분만 플레이 했는데도 별반 크게 새로운 느낌은 없더군요. PS4로 했을때도 느꼈던건데, 배경 그래픽에 자원을 몰아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이펙트의 품질이 떨어집니다. 물이나 불 표현 같은걸 보면 셰이더 코스트가 아주 저렴한게 느껴져요. PS4에서야 FHD 해상도에 다른 요소들이 좋아서 이펙트의 부실함이 넘어갈 만 했는데 PS5에서 4K 해상도로 보니 더욱 눈에 띠더군요. 아예 처음부터 디렉터즈 컷으로 PS5에서 플레이하는 분에게는 추천할 만한 타이틀일것 같은데, 이미 본편을 다 플레이한 분에게는 굳이 다시 구매할 만한 가치는 없을 것 같습니다.

No Time To Die (2021)

007 시리즈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 시작 직후에 몰아치는 강렬한 액션, 그 이후 위기 상황을 해소하고 뮤직 비디오처럼 나오는 오프닝, 이후의 이야기의 큰 흐름이 공식처럼 정해진 상태에서 작은 변주들로 재미를 주는 구성, 여기에 곁들여지는 아름다운 풍광의 세계 여행, 마지막에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본진에 침투해서 대미를 장식하고 끝나는 흐름까지 영화 한 편 한 편이 다 이러한 공식에 맞춰 제작됩니다. 여기에 언제나 약간의 변주들이 들어가는데, 이 변주가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대한 정도의 차이에 따라 클래식 본드에 가깝다거나 커다란 변화가 들어갔다는 평가만 있을 뿐이죠. 크게 변했다고 평가 받는 작품들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멀리 간 경우는 없었다는 느낌이죠. 전전작인 스카이폴에서 기본 공식에 꽤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막상 따지고 보면 뭐 그렇게 멀리 간 것 같지도 않지만), 전작인 스펙터의 경우에는 기본 공식으로 많이 회귀해서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이었죠. 저는 기본적으로 클래식 본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스펙터도 꽤 재미있게 봤어요. 기본 공식에 맞춘 작품들은 특히 최후반부의 본진 침투 부분이 늘 편리하게 풀리는 편인데, 스카이폴로 007 시리즈에 들어온 팬들이 스펙터에서 이 편리하게 풀리는 부분을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이건 007 시리즈의 약속 같은거라 좀 상황이 편리하게 풀려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시리즈의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노 타임 투 다이가 특정 부분에서 전작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이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기 떄문입니다. 초중반까지 상황을 빌드업하는 부분은 전작들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는데, 감독이 캐릭터의 감정선을 상당히 꼼꼼하게 묘사하면서 상황을 잘 구축합니다. 기본 공식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본드의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어서 작품으로서 거의 역대급이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후반부의 본진 침투 부분에서 나옵니다. 기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