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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Wednesday Season 1 (2022)
아담스 패밀리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아담스가의 장녀인 웬즈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학원 미스터리물입니다. 인물 조형이 잘 되었고 중간에 지루한 부분이 없어요. 강추합니다.
2022년 12월 6일 화요일
타임스탬프 넣고 폴더를 압축하는 배치 스크립트
집에서 간단한 작업을 하는데 버전 컨트롤 시스템을 쓰기는 싫고 작업 중간에 백업은 해야 할 상황. 타임스탬프를 넣고 폴더를 압축하는 스크립트를 찾아봤는데, 타임스탬프 양식이 맘에 안들어 약간 고쳤다.
이렇게 하면 Test_2022_12_06_17_15.zip 형식으로 떨어짐. 원래는 Powershell로 Windows의 내장 압축 기능을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하면 압축 속도가 너무 느려서 그냥 깔려있는 반디집을 씀.@echo off
for /f "tokens=1,2,3 delims=/- " %%x in ("%date%") do set d=%%x_%%y_%%z
for /f "tokens=1,2 delims=:. " %%x in ("%time%") do set t=%%x_%%y
"C:\Program Files\Bandizip\bz.exe" a Test_%d%_%t%.zip "C:\Temp"
if errorlevel 1 goto ERROR_ZIPPING
goto DONE
:ERROR_ZIPPING
pause
:DONE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
Castle Falls (2021)
평범한 저예산 액션 영화입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왕년의 액션 스타인 돌프 룬드그렌이 감독을 맡았다는 점이죠. 돌프 룬드그렌은 거칠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지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서(화학공학 석사이고, 박사까지 하려다 영화배우로 데뷔했다고 하죠), 그가 처음으로 감독한 영화가 다른 B급 액션 영화들과 구별되는 점이 있을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0분 정도이고 시나리오가 앞뒤는 잘 맞는 편인데 예산 부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런닝타임을 채우기에도 급급한 모습이 보여요. 액션 장면은 잘 구성된 편이지만 짧아요. 대규모 군중을 동원해야 하는 장면을 얼렁뚱땅 넘긴다거나 하는 모습도 드러나고, 전체적으로 예산이 부족한게 눈에 띕니다. 회상 장면을 길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데 런닝타임을 채우기 위해 늘린 듯한 부분이 나오고, 예산 한계 내에서 힘들어하는게 영화의 흐름에 드러나요. 좀 더 액션 장면을 길게 찍어야 했는데, 그러려면 사전에 설계를 잘 했어야 했으니 액션 연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현실적으로 싸우기는 하는데 그러다보니 액션이 짧아요.
전체적으로 B급 액션 영화로도 추천할만한 작품이 되지 못했다고 봅니다. 초반 빌드업부터 이야기의 앞뒤를 잘 맞추고 액션을 현실적으로 찍은건 좋았지만, 그러다보니 액션 장면이 짧고 뭔가 뽕맛?이 부족해요. 돌프 룬드그렌의 다음 감독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런닝 타임은 1시간 30분 정도이고 시나리오가 앞뒤는 잘 맞는 편인데 예산 부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런닝타임을 채우기에도 급급한 모습이 보여요. 액션 장면은 잘 구성된 편이지만 짧아요. 대규모 군중을 동원해야 하는 장면을 얼렁뚱땅 넘긴다거나 하는 모습도 드러나고, 전체적으로 예산이 부족한게 눈에 띕니다. 회상 장면을 길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데 런닝타임을 채우기 위해 늘린 듯한 부분이 나오고, 예산 한계 내에서 힘들어하는게 영화의 흐름에 드러나요. 좀 더 액션 장면을 길게 찍어야 했는데, 그러려면 사전에 설계를 잘 했어야 했으니 액션 연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현실적으로 싸우기는 하는데 그러다보니 액션이 짧아요.
전체적으로 B급 액션 영화로도 추천할만한 작품이 되지 못했다고 봅니다. 초반 빌드업부터 이야기의 앞뒤를 잘 맞추고 액션을 현실적으로 찍은건 좋았지만, 그러다보니 액션 장면이 짧고 뭔가 뽕맛?이 부족해요. 돌프 룬드그렌의 다음 감독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2022년 11월 10일 목요일
Saints Row 3 Remastered (PC)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을 끝내고 나서 제 에픽 스토어 계정에 세인츠로우 3 리마스터가 있는게 기억나서 해보게 됐습니다. 플레이 한 데스크탑 환경은 Ryzen 5 5600X, RX6600 조합에 높음 옵션으로 4K 해상도에서 45 프레임 정도 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로 콘솔 게임에 익숙해서 30프레임만 넘으면 게임하는데 큰 지장을 못 느끼는 편이라 이 정도 프레임으로도 옵션 안 낮추고 플레이할 만 하더군요.
세인츠로우는 4편만 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4편이 평가가 안 좋은 이유를 알겠더군요.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3편과 4편이 달라진게 없어요. 리마스터링 되면서 그래픽은 다소 좋아졌지만 게임은 4편과 거의 다른게 없습니다. 4편이 좀 더 약을 빤 전개가 나오고 스토리 면에서 완결성이 좀 더 나아지긴 했는데, 출시 순서대로 플레이한 유저라면 3편과의 차이가 너무 적다는데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리마스터링이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최신 기술로 제대로 무장한 게임처럼 된건 아니고, 기존 엔진에 고해상도 텍스쳐를 넣고 광원을 좀 개선한 정도인 것 같은 인상입니다. 그래도 확연히 나아진건 사실이라, 이제와서 3편을 원 버전으로 즐기는 것 보다는 나은 선택일 거에요.
세인츠로우는 4편만 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4편이 평가가 안 좋은 이유를 알겠더군요.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3편과 4편이 달라진게 없어요. 리마스터링 되면서 그래픽은 다소 좋아졌지만 게임은 4편과 거의 다른게 없습니다. 4편이 좀 더 약을 빤 전개가 나오고 스토리 면에서 완결성이 좀 더 나아지긴 했는데, 출시 순서대로 플레이한 유저라면 3편과의 차이가 너무 적다는데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리마스터링이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최신 기술로 제대로 무장한 게임처럼 된건 아니고, 기존 엔진에 고해상도 텍스쳐를 넣고 광원을 좀 개선한 정도인 것 같은 인상입니다. 그래도 확연히 나아진건 사실이라, 이제와서 3편을 원 버전으로 즐기는 것 보다는 나은 선택일 거에요.
2022년 9월 7일 수요일
Agents of Mayhem (PS4)
세인츠로우 시리즈의 정점은 3편이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사실 저는 4편도 꽤 재미있게 했습니다. 세인츠로우 4편은 외계인과 가상현실 속에서 싸운다는 황당한 설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나 벼라별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져도 무방한 게임이었고 나름의 고유한 재미가 분명했거든요. 그래서 세인츠로우 4편의 미적지근한 상업적인 결과를 뒤로 하고 새로운 시리즈를 만든다고 했을때는 좀 더 본격적인 황당한 게임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면에서 꽤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주한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초반을 견디기 힘든 게임이었고 그냥 접어두게 된거죠. 그리고 몇년이 지나 PS5로 기계가 바뀌고, 제작사인 볼리션은 세인츠로우 리부트를 내놓고, 저는 쳐박아뒀던 이 게임이 불현듯 생각나 다시 플레이해보게 되었습니다.
초반의 고비를 넘기니 이 게임이 가진 약간의 재미가 보이기 시작해서 어찌어찌 끝까지는 플레이하고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이 게임이 가장 실패한 부분은 이 게임이 내세우는 서울이라는 공간입니다. 게임의 배경이 무려 서울인데, 막상 플레이 해보면 이게 서울일 이유는 별로 없고, 그닥 서울 같이 보이지도 않아요. 약간 우리나라 건축물 양식과 일본 건축물 양식이 섞여있는 오래된 건물이 나오고, 거리는 상가의 한글 간판에서 살짝 서울 느낌이 나기는 하는데 간판의 한글을 읽을 수 있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가게 배치 같은게 영 어색하고,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색이 보이지 않아요. 오픈월드 게임을 하다보면 구역마다 특색이 있어서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 장소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그 지점에서 실패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공간보다는 미션에 치중해 있는데다 구역이 갖는 특색이 없다보니 그냥 천편일률적인 공간을 네비를 따라 차를 몰아 목표지점까지 이동한 다음에 지하 혹은 건물 옥상에서 펼쳐지는 미션을 플레이하고, 또 네비를 따라 다음 미션으로 이동해 가는 식이 됩니다.
사실 전작인 세인츠로우4도 공간에 특색이 별로 없는 편이긴 했는데, 그래도 대충 도심지역, 공장지역, 교외지역 뭐 이런 식으로 약간의 구분을 느낄 수는 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어요. 어딜 가도 그냥 도심이거나 약간 덜 도심인 지역에서 미션을 하게 됩니다.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의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면 LEGION이라는 악의 조직이 지구상의 각 국가를 궤멸시키려 하고, MAYHEM의 에이전트들이 이에 맞선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MAYHEM의 에이전트들의 이야기가 한 축, 이들이 LEGION과 싸우는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게 됩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들이 다 평범하고 진부해요. 게임을 시작하면 아크라고 부르는 MAYHEM의 본거지에서 미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종종 아크로 돌아가서 미션을 받거나 각종 업그레이드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게임의 주된 흐름이 아크에 있다가 미션을 받아 서울의 워프포인트에서 차를 몰아 미션 지점으로 이동하는 식이 되는데, 이렇게 되니 맵 상에 펼쳐진 사이드 미션을 다 지나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계속 서울에 있는게 아니라 아크에서 왔다갔다하게 되니 중요 미션 사이사이에 사이드 미션으로 빠지는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루어지지 않는거죠. 오픈월드인데 배경이 중요하지 않은 신개념 게임이 된겁니다.
오래 묵은 세인츠로우 엔진을 개선하여 사용해서 건슈팅 감각은 잘 전달됩니다. 다만 건슈팅 이외의 시스템이 자연스럽지 않고 재미도 떨어지는게 문제죠. 사이드 퀘스트도 전작에서 별로 발전하지 않았구요. 에이전트들의 이야기와 메인 시나리오 이외의 컨텐츠는 그냥 다 버려지는 수준이에요. 저도 거의 메인 컨텐츠 부분만 진행했는데, 남은 부가 퀘스트들은 전혀 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완전 엉망이냐 하면 그 정도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슈팅의 재미와 보스전의 구성은 괜찮은 편이라, 사이드 퀘스트 다 생략하고 가볍게 즐기는 액션 슈터 정도의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오픈월드로서의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이에요.
초반의 고비를 넘기니 이 게임이 가진 약간의 재미가 보이기 시작해서 어찌어찌 끝까지는 플레이하고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이 게임이 가장 실패한 부분은 이 게임이 내세우는 서울이라는 공간입니다. 게임의 배경이 무려 서울인데, 막상 플레이 해보면 이게 서울일 이유는 별로 없고, 그닥 서울 같이 보이지도 않아요. 약간 우리나라 건축물 양식과 일본 건축물 양식이 섞여있는 오래된 건물이 나오고, 거리는 상가의 한글 간판에서 살짝 서울 느낌이 나기는 하는데 간판의 한글을 읽을 수 있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가게 배치 같은게 영 어색하고,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색이 보이지 않아요. 오픈월드 게임을 하다보면 구역마다 특색이 있어서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 장소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그 지점에서 실패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공간보다는 미션에 치중해 있는데다 구역이 갖는 특색이 없다보니 그냥 천편일률적인 공간을 네비를 따라 차를 몰아 목표지점까지 이동한 다음에 지하 혹은 건물 옥상에서 펼쳐지는 미션을 플레이하고, 또 네비를 따라 다음 미션으로 이동해 가는 식이 됩니다.
사실 전작인 세인츠로우4도 공간에 특색이 별로 없는 편이긴 했는데, 그래도 대충 도심지역, 공장지역, 교외지역 뭐 이런 식으로 약간의 구분을 느낄 수는 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어요. 어딜 가도 그냥 도심이거나 약간 덜 도심인 지역에서 미션을 하게 됩니다.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의 줄거리를 짧게 요약하면 LEGION이라는 악의 조직이 지구상의 각 국가를 궤멸시키려 하고, MAYHEM의 에이전트들이 이에 맞선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MAYHEM의 에이전트들의 이야기가 한 축, 이들이 LEGION과 싸우는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게 됩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들이 다 평범하고 진부해요. 게임을 시작하면 아크라고 부르는 MAYHEM의 본거지에서 미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종종 아크로 돌아가서 미션을 받거나 각종 업그레이드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게임의 주된 흐름이 아크에 있다가 미션을 받아 서울의 워프포인트에서 차를 몰아 미션 지점으로 이동하는 식이 되는데, 이렇게 되니 맵 상에 펼쳐진 사이드 미션을 다 지나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계속 서울에 있는게 아니라 아크에서 왔다갔다하게 되니 중요 미션 사이사이에 사이드 미션으로 빠지는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루어지지 않는거죠. 오픈월드인데 배경이 중요하지 않은 신개념 게임이 된겁니다.
오래 묵은 세인츠로우 엔진을 개선하여 사용해서 건슈팅 감각은 잘 전달됩니다. 다만 건슈팅 이외의 시스템이 자연스럽지 않고 재미도 떨어지는게 문제죠. 사이드 퀘스트도 전작에서 별로 발전하지 않았구요. 에이전트들의 이야기와 메인 시나리오 이외의 컨텐츠는 그냥 다 버려지는 수준이에요. 저도 거의 메인 컨텐츠 부분만 진행했는데, 남은 부가 퀘스트들은 전혀 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이 완전 엉망이냐 하면 그 정도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슈팅의 재미와 보스전의 구성은 괜찮은 편이라, 사이드 퀘스트 다 생략하고 가볍게 즐기는 액션 슈터 정도의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오픈월드로서의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이에요.
2022년 7월 27일 수요일
Star Wars Jedi: Fallen Order (PS5)
할만한 게임이 없던 차에 PSN에서 할인하길레 사봤네요. 사전 정보 없이 그저 평이 좋다는 얘길 들은 기억이 나서 하게 됐는데, 게임이 전반적으로 큰 야심은 없지만 정석대로 잘 만들었습니다. 툼레이더류의 시스템 및 퍼즐 기반에 제다이 스타일의 광선검 전투를 입히고, 잠입 요소를 배제해서 스토리 기반으로 게임을 구성했네요.
이 게임은 스타워즈 세계관에 몰입하기 좋은 장치를 잘 갖춘 점이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툼레이더류의 길찾기 퍼즐이지만 적절한 흐름으로 스타워즈 세계관에 걸맞는 요소들을 배치했고, 전투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제다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조형도 좋아요. 주인공 칼 케스티스는 배경 이야기나 외모, 목소리 모두 스타워즈 주인공으로 적절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동 스샷 기능만 켜놓고 게임을 했더니 모션블러를 잔뜩 먹어서 쓸만한 스샷이 하나도 안 나왔네요. 그래픽도 큰 야심은 없지만 분위기에 잘 맞게 구현되었고,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스타워즈 세계관에 몰입하기 좋은 장치를 잘 갖춘 점이 좋았어요. 전반적으로 툼레이더류의 길찾기 퍼즐이지만 적절한 흐름으로 스타워즈 세계관에 걸맞는 요소들을 배치했고, 전투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제다이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조형도 좋아요. 주인공 칼 케스티스는 배경 이야기나 외모, 목소리 모두 스타워즈 주인공으로 적절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동 스샷 기능만 켜놓고 게임을 했더니 모션블러를 잔뜩 먹어서 쓸만한 스샷이 하나도 안 나왔네요. 그래픽도 큰 야심은 없지만 분위기에 잘 맞게 구현되었고,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2022년 6월 29일 수요일
민스미트 작전을 다룬 영화들, The Man Who Never Was (1956), Operation Mincemeat (2021)
민스미트 작전은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이 주둔중이던 시칠리아에 침공하기 위해 연합군의 공격 목표가 그리스인 것으로 독일군을 속여 병력을 시칠리아에서 이동시키려고 영국군 정보 당국이 벌였던 기만 작전입니다.
이 작전에 대한 영화가 지금까지 두 편이 나왔는데, The Man Who Never Was (1956)와 Operation Mincemeat (2021) 입니다. 이 이야기에 관심이 생겨 최근에 두 편을 연달아 보게 되었는데, 간단하게 실화와 두 영화를 비교하는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실제 작전 및 영화 전체를 언급하므로 당연히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이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야 깔끔하게 떨어질까 생각해 봤는데, 먼저 영화와 관련된 등장인물과 실제 사실을 간략히 적고 실화와 각 영화와의 차이점을 정리한 후에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적는 식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알려진 실제 사실을 적어볼게요.
민스미트 작전의 필요성은 앞서 말했듯 독일군이 시칠리아에 주둔하고 있고, 누가 봐도 시칠리아를 점령하는게 지중해를 장악하는데 가장 유리하고, 당연히 연합군도 시칠리아에 침공하고 싶어했다는데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시칠리아를 침공하고 싶던 연합군은 독일군으로 하여금 연합군의 목표가 다른 곳에 있다고 믿게 해서 병력을 이동시키게 만들고 싶었고, 이를 위해 연합군의 공격 목표가 시칠리아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괜찮은 위치인 그리스인 것으로 속이기로 합니다.
당시 해군정보국의 수장 존 고드프리(Admiral John Godfrey) 제독실에서 작성된 '송어'라는 메모에는 여러 개의 기만술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었는데, 이 중 하나를 구체화한게 민스미트 작전입니다. 이 메모를 실제로 작성한 사람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으로, 전후 007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민스미트 작전은 간단히 말하면 독일군의 정보기관으로 하여금 우연히 나포한 영국군인의 사체에 포함된 소지품의 형식으로 가짜 문서를 얻게 하여 거짓 정보를 넘겨준다는 것입니다. 송어 메모의 간단한 아이디어를 여기까지 구체화한게 찰스 첨리(Charles Cholmondeley) 대위이고, 이 작전을 실제로 구현한게 유언 몬태규(Ewen Montagu) 소령입니다. 구체적으로, 노숙자의 시신을 구해서 윌리엄 마틴(William Martin) 소령이라는 가상의 인물의 사체로 위장하고 여기에 연합군 수뇌부들의 사적인 편지를 전달하는 과정이었던 것 처럼 소지품에 넣어서 연합군의 공격목표가 시칠리아가 아닌 그리스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독일군 정보부에 넘기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 마틴의 여자친구 사진으로 사용하기 위해 유언 몬태규 팀의 사무직 여성 진 레슬리(Jean Leslie)가 본인의 사진을 제공합니다.
사체는 조작된 소지품들과 함께 조류의 움직임을 감안하여 스페인 연안에 방출되었고, 영국군 정보부의 예상대로 스페인에 있던 독일 정보부 요원에 의해 독일군 수뇌부에게 전달됩니다. 독일 정보부는 이 정보가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시칠리아 주둔군의 규모를 대폭 줄여 그리스로 이동시켰고, 이후 연합군이 시칠리아에 침공하여 점령에 성공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유언 몬태규 팀의 입장에서야 윌리엄 마틴 소령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것으로 속이기 위해 한 사람의 개인사 전체를 구현하는 과정이 험난했겠지만, 실제로는 이걸로 끝입니다. 여기에 어떤 극적인 과정은 없어요.
어찌됐든 정보전 역사상 최대의 대성공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전후 알음알음 입소문이 돌다가 결국 유언 몬태규 본인이 이 작전에 대한 회고록을 집필하게 됩니다. 1956년판 영화 The Man Who Never Was는 이 회고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후 작가인 벤 맥킨타이어(Ben Macintyre)가 이 작전에 대한 책을 쓰는데, 2021년판 영화 Operation Mincemeat는 이 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제 실화와 영화의 차이점을 볼까요.
1956년판 영화 The Man Who Never Was는 유언 몬태규의 회고록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당시에 소설가로 유명해지기 전인 이언 플레밍은 나오지 않습니다. 본인의 회고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적었을테고, 송어 메모와 같은 초기 구상은 언급되지 않는 편입니다. 찰스 첨리도 몬태규의 실행팀에 같이 있었던건 아니었는지 아예 빠져 있어요. 앞에서 언급했듯 이야기 자체는 극적인 부분이 없으므로 영화화 과정에서 극적인 부분을 첨가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당시의 명감독인 로널드 님(Ronald Neame)은 영화를 전반적으로 영웅 전기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유언 몬태규를 영웅적인 선지자에 가까운 인물로 묘사하는 편이고, 진 레슬리의 역할을 둘로 나눴습니다. 유언 몬태규 팀의 여직원으로 팸이라는 여성이 나오고, 팸의 룸메이트로 루시 셔우드라는 여성이 나오게 한 후 팸에게는 작전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면모를 주고 루시에게는 극적인 순간을 주도록 만들었어요. 윌리엄 마틴 소령이 실존인물인지 확인하기 위해 독일측이 스파이를 보낸다는 설정을 넣고, 윌리엄 마틴의 여자친구 사진을 루시 셔우드의 것으로 이용한 것으로 만들어서 스파이가 루시를 쫓게 합니다. 여기에 루시 개인에게 남자친구가 전사한 상황을 제공해 한바탕 연극적인 장면이 나와요. 이 연극을 통해 스파이는 윌리엄 마틴이 실존 인물인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2021년판 영화 Operation Mincemeat는 이미 유명해진 이언 플레밍을 적극 활용합니다.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기고 아예 유언 몬태규의 팀에 같이 협력한 것으로 각색하죠. 그리고 유언 몬태규의 팀에 찰스 첨리도 함께 한 것으로 나와요. 2021년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진 레슬리의 활용인데, 실제로는 20대였던 연령대를 40대로 올려버리고 유언 몬태규와 썸을 타게 합니다. 찰스 첨리가 둘의 관계에 질투하면서 삼각관계까지 만들어 버려요. 작전의 결과도 다른데, 결국 독일 내 반정부 조직에게 작전의 전말이 노출되지만 반정부 조직이 독일군의 실패를 위해 이 작전에 눈감으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만듭니다.
이제 총평을 해볼까요.
1956년판은 전반적으로 유언 몬태규를 영웅적으로 묘사하는 전문가물의 경향을 띠고, 마지막에 독일 스파이를 등장시키면서 클라이맥스를 마련하는 등 정석적인 상업영화 문법에 잘 따르도록 각색합니다. 1950년대 영화라 갖는 한계도 좀 보이는데, 영화가 느린 템포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경향이 있어서 빠른 전개에 익숙한 현대 관객에게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 들 수 있고, 마지막에 유언 몬태규의 선지자 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바보로 만드는 장면이 걸립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만든 상업영화입니다.
2021년판은 무슨 얘길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요. 유언 몬태규의 팀은 뭔가 모든 일들이 엉망진창으로 굴러가면서도 끝끝내 작전을 해내긴 하는데, 그것마저 상대가 봐줘서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진 레슬리의 연령대를 바꾸면서까지 넣은 삼각관계도 덜커덕거려요. 굳이 왜 넣은건지 모르겠는 플롯입니다. 이언 플레밍도 딱히 나올 이유가 없구요. 그냥 유명하니까 활용한다는 느낌으로, 작중에서 별로 역할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956년판이 훨씬 나은 영화였다고 봅니다.
이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야 깔끔하게 떨어질까 생각해 봤는데, 먼저 영화와 관련된 등장인물과 실제 사실을 간략히 적고 실화와 각 영화와의 차이점을 정리한 후에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적는 식으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알려진 실제 사실을 적어볼게요.
민스미트 작전의 필요성은 앞서 말했듯 독일군이 시칠리아에 주둔하고 있고, 누가 봐도 시칠리아를 점령하는게 지중해를 장악하는데 가장 유리하고, 당연히 연합군도 시칠리아에 침공하고 싶어했다는데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시칠리아를 침공하고 싶던 연합군은 독일군으로 하여금 연합군의 목표가 다른 곳에 있다고 믿게 해서 병력을 이동시키게 만들고 싶었고, 이를 위해 연합군의 공격 목표가 시칠리아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괜찮은 위치인 그리스인 것으로 속이기로 합니다.
당시 해군정보국의 수장 존 고드프리(Admiral John Godfrey) 제독실에서 작성된 '송어'라는 메모에는 여러 개의 기만술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었는데, 이 중 하나를 구체화한게 민스미트 작전입니다. 이 메모를 실제로 작성한 사람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으로, 전후 007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민스미트 작전은 간단히 말하면 독일군의 정보기관으로 하여금 우연히 나포한 영국군인의 사체에 포함된 소지품의 형식으로 가짜 문서를 얻게 하여 거짓 정보를 넘겨준다는 것입니다. 송어 메모의 간단한 아이디어를 여기까지 구체화한게 찰스 첨리(Charles Cholmondeley) 대위이고, 이 작전을 실제로 구현한게 유언 몬태규(Ewen Montagu) 소령입니다. 구체적으로, 노숙자의 시신을 구해서 윌리엄 마틴(William Martin) 소령이라는 가상의 인물의 사체로 위장하고 여기에 연합군 수뇌부들의 사적인 편지를 전달하는 과정이었던 것 처럼 소지품에 넣어서 연합군의 공격목표가 시칠리아가 아닌 그리스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독일군 정보부에 넘기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 마틴의 여자친구 사진으로 사용하기 위해 유언 몬태규 팀의 사무직 여성 진 레슬리(Jean Leslie)가 본인의 사진을 제공합니다.
사체는 조작된 소지품들과 함께 조류의 움직임을 감안하여 스페인 연안에 방출되었고, 영국군 정보부의 예상대로 스페인에 있던 독일 정보부 요원에 의해 독일군 수뇌부에게 전달됩니다. 독일 정보부는 이 정보가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시칠리아 주둔군의 규모를 대폭 줄여 그리스로 이동시켰고, 이후 연합군이 시칠리아에 침공하여 점령에 성공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유언 몬태규 팀의 입장에서야 윌리엄 마틴 소령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것으로 속이기 위해 한 사람의 개인사 전체를 구현하는 과정이 험난했겠지만, 실제로는 이걸로 끝입니다. 여기에 어떤 극적인 과정은 없어요.
어찌됐든 정보전 역사상 최대의 대성공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전후 알음알음 입소문이 돌다가 결국 유언 몬태규 본인이 이 작전에 대한 회고록을 집필하게 됩니다. 1956년판 영화 The Man Who Never Was는 이 회고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후 작가인 벤 맥킨타이어(Ben Macintyre)가 이 작전에 대한 책을 쓰는데, 2021년판 영화 Operation Mincemeat는 이 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제 실화와 영화의 차이점을 볼까요.
1956년판 영화 The Man Who Never Was는 유언 몬태규의 회고록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당시에 소설가로 유명해지기 전인 이언 플레밍은 나오지 않습니다. 본인의 회고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적었을테고, 송어 메모와 같은 초기 구상은 언급되지 않는 편입니다. 찰스 첨리도 몬태규의 실행팀에 같이 있었던건 아니었는지 아예 빠져 있어요. 앞에서 언급했듯 이야기 자체는 극적인 부분이 없으므로 영화화 과정에서 극적인 부분을 첨가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당시의 명감독인 로널드 님(Ronald Neame)은 영화를 전반적으로 영웅 전기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유언 몬태규를 영웅적인 선지자에 가까운 인물로 묘사하는 편이고, 진 레슬리의 역할을 둘로 나눴습니다. 유언 몬태규 팀의 여직원으로 팸이라는 여성이 나오고, 팸의 룸메이트로 루시 셔우드라는 여성이 나오게 한 후 팸에게는 작전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면모를 주고 루시에게는 극적인 순간을 주도록 만들었어요. 윌리엄 마틴 소령이 실존인물인지 확인하기 위해 독일측이 스파이를 보낸다는 설정을 넣고, 윌리엄 마틴의 여자친구 사진을 루시 셔우드의 것으로 이용한 것으로 만들어서 스파이가 루시를 쫓게 합니다. 여기에 루시 개인에게 남자친구가 전사한 상황을 제공해 한바탕 연극적인 장면이 나와요. 이 연극을 통해 스파이는 윌리엄 마틴이 실존 인물인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2021년판 영화 Operation Mincemeat는 이미 유명해진 이언 플레밍을 적극 활용합니다.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기고 아예 유언 몬태규의 팀에 같이 협력한 것으로 각색하죠. 그리고 유언 몬태규의 팀에 찰스 첨리도 함께 한 것으로 나와요. 2021년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진 레슬리의 활용인데, 실제로는 20대였던 연령대를 40대로 올려버리고 유언 몬태규와 썸을 타게 합니다. 찰스 첨리가 둘의 관계에 질투하면서 삼각관계까지 만들어 버려요. 작전의 결과도 다른데, 결국 독일 내 반정부 조직에게 작전의 전말이 노출되지만 반정부 조직이 독일군의 실패를 위해 이 작전에 눈감으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만듭니다.
이제 총평을 해볼까요.
1956년판은 전반적으로 유언 몬태규를 영웅적으로 묘사하는 전문가물의 경향을 띠고, 마지막에 독일 스파이를 등장시키면서 클라이맥스를 마련하는 등 정석적인 상업영화 문법에 잘 따르도록 각색합니다. 1950년대 영화라 갖는 한계도 좀 보이는데, 영화가 느린 템포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경향이 있어서 빠른 전개에 익숙한 현대 관객에게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 들 수 있고, 마지막에 유언 몬태규의 선지자 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바보로 만드는 장면이 걸립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만든 상업영화입니다.
2021년판은 무슨 얘길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요. 유언 몬태규의 팀은 뭔가 모든 일들이 엉망진창으로 굴러가면서도 끝끝내 작전을 해내긴 하는데, 그것마저 상대가 봐줘서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진 레슬리의 연령대를 바꾸면서까지 넣은 삼각관계도 덜커덕거려요. 굳이 왜 넣은건지 모르겠는 플롯입니다. 이언 플레밍도 딱히 나올 이유가 없구요. 그냥 유명하니까 활용한다는 느낌으로, 작중에서 별로 역할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956년판이 훨씬 나은 영화였다고 봅니다.
2022년 5월 2일 월요일
Uncharted (2022)
개인적으로 언차티드 게임 시리즈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막상 플레이하면 나름 괜찮아서 싫어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야기가 영 재미없기 때문에 끝내고 기억에 남거나 진정 빠져들어서 플레이할 정도까진 아니에요. 좋은 각본은 등장인물의 심리에 이입할 수 있고 앞으로의 진행이 뻔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는데, 언차티드는 그 점에서는 그닥 높이 쳐줄 만한 요소가 없거든요. 게임플레이 면에서 재미있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별게 없고, 앞으로의 진행이 뻔하지 않긴 하지만 이건 하이스트 영화의 공식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돈을 노리고 끊임없이 서로의 뒷통수를 치기 때문이지 논리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시나리오 상의 이유가 존재하는게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등장인물에게 이입할 여지는 거의 없지만 게임 플레이는 괜찮고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면은 갖춘 겁니다.
영화 언차티드는 게임의 성공 공식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 역으로 게임 원작보다 젊은 톰 홀랜드를 캐스팅한 덕분에 조력자인 설리의 연령대도 같이 낮아져서 마크 월버그가 맡게 되었는데, 둘 다 좋은 연기자들이고 초기의 우려에 비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줍니다. 이외에 뒷통수를 치기 위해 존재하는 인물들이 몇 나오죠. 여기서 게임의 방식을 따라서 서로 끊임없이 배신을 하는 가운데 액션이 펼쳐집니다. 영화화 과정에서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괜찮은 액션이 펼쳐지고 끊임없이 서로를 노리게 되니 바로 한치 앞의 전개도 예측하기 힘들죠. 덕분에 게임판과 같은 문제점을 갖는데, 인물이 깊이가 없고 행동이나 고뇌에 대해 관객이 이입할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어요. 게임과 달리 상영시간이 짧은 영화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괜찮았다고 느껴집니다. 영화는 즐겁게 액션을 감상하고 끝내면 그만이지만 플레이타임이 수십시간씩 되는 게임에서 인물의 깊이가 없는게 더 지루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영화판이 게임판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언차티드는 게임의 성공 공식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 역으로 게임 원작보다 젊은 톰 홀랜드를 캐스팅한 덕분에 조력자인 설리의 연령대도 같이 낮아져서 마크 월버그가 맡게 되었는데, 둘 다 좋은 연기자들이고 초기의 우려에 비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줍니다. 이외에 뒷통수를 치기 위해 존재하는 인물들이 몇 나오죠. 여기서 게임의 방식을 따라서 서로 끊임없이 배신을 하는 가운데 액션이 펼쳐집니다. 영화화 과정에서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괜찮은 액션이 펼쳐지고 끊임없이 서로를 노리게 되니 바로 한치 앞의 전개도 예측하기 힘들죠. 덕분에 게임판과 같은 문제점을 갖는데, 인물이 깊이가 없고 행동이나 고뇌에 대해 관객이 이입할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어요. 게임과 달리 상영시간이 짧은 영화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괜찮았다고 느껴집니다. 영화는 즐겁게 액션을 감상하고 끝내면 그만이지만 플레이타임이 수십시간씩 되는 게임에서 인물의 깊이가 없는게 더 지루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영화판이 게임판보다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4월 12일 화요일
Cyberpunk 2077 (PS5)
늘 그렇듯 출시 직후에 바로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버그가 심각했던 초기 버전은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PS5를 제대로 지원하는 버전을 기다리다 보니 2년이나 지나서 나온 1.5 버전에서 플레이했습니다. 딱히 할 말이 많은 게임은 아니에요. 게임 자체로 재미있기는 한데 전작인 위쳐3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CDPR의 장기인 스토리 중심의 가벼운 액션 RPG인데, 무기가 다양해지고 액션성이 증가해서 전투 감각은 확실히 더 나아졌어요.
사이버펑크 분위기는 잘 묘사하지만 메인 시나리오나 서브 시나리오나 모두 분량이 짧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은 잘 구현되어 있지만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고 일인칭이니까 더더욱 별 영향을 느낄 수 없어요.
이 게임의 개발진이 일인칭 시점을 선택한 이유는 납득이 가는게, 플레이어가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는 장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전작인 위처3에서는 3인칭이 잘 어울렸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V라는 인물을 플레이 하다가 중간에 죠니 실버핸드라는 인물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 두 인물이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없거든요. 그래서 3인칭이었으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상당히 몰입이 깨졌을 것 같습니다. 일인칭이 되어 내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V가 아닌 죠니로 플레이한다는 감각을 정확하게 전달 할 수 있죠.
또한 현실적인 성능 이슈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게, 게임 내에서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습니다. 이건 일부러 다 뺀 거라고 봐야해요. 거울을 볼 수 있지만 기능을 동작시켜야 보이는 방식이고 월드 내에서는 플레이어의 그림자만 그려주는 식으로 플레이 중에 마주치는 물체 중에 내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반사되는 물체가 아예 없습니다.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플레이어를 게임 중에 화면에 정확히 그리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커스터마이징 된 요소에 대한 연산이 필요한데, 이걸 하지 않기 위한 기술적인 조치로 보여요. 레이트레이싱도 그림자에서만 사용하는 식으로 월드에 제대로 반사가 되는 물체가 없습니다. 전세대 콘솔에서 동작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로 렌더링 품질을 희생시켰다고 보여요.
시나리오 면에서는 게임 중간중간에 선택한 내용이 반영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복수의 엔딩을 갖기는 하지만 엔딩 분기도 마지막 미션에서 다 이루어지고 엔딩 내용도 모두 암울해서 전부 보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의지를 꺾습니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분량이 짧아서 아쉬움이 느껴져요. 월드 빌딩은 잘 되어 있어서 여기서 더 놀고 싶은 기분은 드는데 남은 자잘한 노가다는 재미가 없어서 의욕을 잃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만든 컨텐츠의 분량이 모자라다고 할 수 있어요.
총평하면 바탕은 잘 갖추어져 있지만 뭔가 덜 만들어진 느낌이 강하게 들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입니다. 분명 더 재미있어질 여지가 많지만 게임의 출시 후 상황을 보면 추가된 무언가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이죠. 뉴게임+나 만들어주면 좀 더 갖고 놀까 싶은데 그것조차 아직 미구현이라니 안타까울 뿐이에요.
사이버펑크 분위기는 잘 묘사하지만 메인 시나리오나 서브 시나리오나 모두 분량이 짧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은 잘 구현되어 있지만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시피 한 수준이고 일인칭이니까 더더욱 별 영향을 느낄 수 없어요.
이 게임의 개발진이 일인칭 시점을 선택한 이유는 납득이 가는게, 플레이어가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는 장치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전작인 위처3에서는 3인칭이 잘 어울렸지만,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V라는 인물을 플레이 하다가 중간에 죠니 실버핸드라는 인물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 두 인물이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없거든요. 그래서 3인칭이었으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상당히 몰입이 깨졌을 것 같습니다. 일인칭이 되어 내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V가 아닌 죠니로 플레이한다는 감각을 정확하게 전달 할 수 있죠.
또한 현실적인 성능 이슈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게, 게임 내에서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습니다. 이건 일부러 다 뺀 거라고 봐야해요. 거울을 볼 수 있지만 기능을 동작시켜야 보이는 방식이고 월드 내에서는 플레이어의 그림자만 그려주는 식으로 플레이 중에 마주치는 물체 중에 내 모습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반사되는 물체가 아예 없습니다.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플레이어를 게임 중에 화면에 정확히 그리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커스터마이징 된 요소에 대한 연산이 필요한데, 이걸 하지 않기 위한 기술적인 조치로 보여요. 레이트레이싱도 그림자에서만 사용하는 식으로 월드에 제대로 반사가 되는 물체가 없습니다. 전세대 콘솔에서 동작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로 렌더링 품질을 희생시켰다고 보여요.
시나리오 면에서는 게임 중간중간에 선택한 내용이 반영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복수의 엔딩을 갖기는 하지만 엔딩 분기도 마지막 미션에서 다 이루어지고 엔딩 내용도 모두 암울해서 전부 보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의지를 꺾습니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분량이 짧아서 아쉬움이 느껴져요. 월드 빌딩은 잘 되어 있어서 여기서 더 놀고 싶은 기분은 드는데 남은 자잘한 노가다는 재미가 없어서 의욕을 잃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만든 컨텐츠의 분량이 모자라다고 할 수 있어요.
총평하면 바탕은 잘 갖추어져 있지만 뭔가 덜 만들어진 느낌이 강하게 들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입니다. 분명 더 재미있어질 여지가 많지만 게임의 출시 후 상황을 보면 추가된 무언가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이죠. 뉴게임+나 만들어주면 좀 더 갖고 놀까 싶은데 그것조차 아직 미구현이라니 안타까울 뿐이에요.
2022년 3월 16일 수요일
윌리엄 허트(1950-2022)의 부고에 부쳐
배우 윌리엄 허트의 부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배우라, 뭔가 한 시대의 종막을 보는 것 같아서 몇 자 적게 되네요. 최근 관객들에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로스 장군으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윌리엄 허트는 1980년대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었습니다. 윌리엄 허트의 1980년대 필모그래피는 양과 질 모두에서 거의 미친 수준이라서, 뭐랄까, 당시 느낌으로는 헐리웃 역사에 남을 연기파 배우들의 계보를 이을 것만 같았어요. 헐리웃 영화의 주류 장르가 드라마이던 시절이었고, 배우의 이미지나 연기가 불안정한 지식인 역에 너무나 잘 어울렸기 때문에, 1980년대 그의 출연작들은 죄다 방황하는 지식인을 섬세하게 다루는 뛰어난 영화들이었어요. 그러다 헐리웃 영화의 주류가 액션으로 옮겨가는 1990년대가 오면서 무언가에 홀린듯 순식간에 인기가 가라앉습니다. 헐리웃이 더이상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원하지 않게 된거죠. 윌리엄 허트의 뒤를 이어 비슷한 듯 다른, 다소 변태적인 꽃미남 지식인 느낌으로 주류 배우로 부상했던 제임스 스페이더도 액션 영화로 트렌드가 바뀐 나머지 짧은 전성기 이후 같이 가라앉았던 기억도 나네요. 이후 제임스 스페이더는 장기를 살려 변태적인 수다쟁이 변호사 역으로 TV에서 부활하게 되고 계속해서 그런 역을 맡아가고 있지만요.
이후 윌리엄 허트의 필모는 그다지 눈에 띠지 않습니다. 헐리웃 영화의 트랜드가 액션을 거쳐 다시 SF로 옮겨간 후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캐스팅 되어 간간히 조연으로 등장했을 뿐 다시는 80년대의 영광을 찾을 수 없었죠. 마블은 자기들의 SF 영화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아카데미 상을 받은 현재나 과거의 명배우/명감독들을 자주 기용하고 있는데,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자(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 1985)이자 80년대 남우주연상 단골 후보였던 윌리엄 허트도 그 중 한 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우연한 여행자(The Accidental Tourist, 1988)와 작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a Lesser God, 1986)입니다. 이 1985~1988의 4년동안 윌리엄 허트가 출연한 영화들이 다 말도 안되게 훌륭한 작품들이에요. 우연한 여행자는 두어해 전에 다시 봤는데, 요즘 기준으로 봐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지나 데이비스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게 되는데, 이후 지나 데이비스 마저 90년대의 액션 영화 트렌드를 거스르지 못하고 도전했다 폭망하고 말죠. 80년대에 드라마 장르에서 명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이 죄다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나가 떨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러한 트렌드의 강력함과 개인의 무력함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최근에는 그의 사생활 문제나 미투도 드러나게 되면서 왠지 추모 분위기는 별로 없는 것 같지만, 80년대 그가 찍었던 미친듯이 좋은 영화들을 돌이켜 보면 그의 부고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명복을 빕니다.
이후 윌리엄 허트의 필모는 그다지 눈에 띠지 않습니다. 헐리웃 영화의 트랜드가 액션을 거쳐 다시 SF로 옮겨간 후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캐스팅 되어 간간히 조연으로 등장했을 뿐 다시는 80년대의 영광을 찾을 수 없었죠. 마블은 자기들의 SF 영화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아카데미 상을 받은 현재나 과거의 명배우/명감독들을 자주 기용하고 있는데,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자(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 1985)이자 80년대 남우주연상 단골 후보였던 윌리엄 허트도 그 중 한 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는 우연한 여행자(The Accidental Tourist, 1988)와 작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a Lesser God, 1986)입니다. 이 1985~1988의 4년동안 윌리엄 허트가 출연한 영화들이 다 말도 안되게 훌륭한 작품들이에요. 우연한 여행자는 두어해 전에 다시 봤는데, 요즘 기준으로 봐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지나 데이비스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게 되는데, 이후 지나 데이비스 마저 90년대의 액션 영화 트렌드를 거스르지 못하고 도전했다 폭망하고 말죠. 80년대에 드라마 장르에서 명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이 죄다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나가 떨어지는 과정을 보면 이러한 트렌드의 강력함과 개인의 무력함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최근에는 그의 사생활 문제나 미투도 드러나게 되면서 왠지 추모 분위기는 별로 없는 것 같지만, 80년대 그가 찍었던 미친듯이 좋은 영화들을 돌이켜 보면 그의 부고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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