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메모리 부족에 시달리는 모토로이에 온갖 커펌을 올리며 어떻게든 써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만.. 모토로이가 사망하셨습니다. -_-
정확히 말하면 액정 내부에 푸른 멍이 크게 들었는데요. 떨어뜨려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대충 검색해보니 액정교체에 8만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리비가 든다는데, 제가 모토로이에 남은 위약금이 딱 그 정도가 되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모토로이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옆자리 직원이 기계를 바꾸면서 남은 모토글램을 주지 않겠습니까? 모토글램이라 하면 생긴 건 비누모양으로 좀 별로지만 어찌됐든 모토로이보다 딱 2배의 램을 내장한 기계라, 모토로이를 사용하며 뼈를 깎는 최적화에 고생하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여유로운 사용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두말 않고 바로 업어왔습니다.
받아와 보니 역시나 모양은 좀 그렇지만, 조금 앱들을 만져보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와이프의 엑스페리아 아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모토로이에 비하면 그야말로 신세계입니다. 이제 더 이상 스마트폰 최적화에 신경을 안 써도 됩니다. 흑흑흑. ㅠ_ㅠ
기계에 대한 감탄은 이 정도로 하고, 일단 공장초기화를 했습니다. OpenRecovery는 커펌 올릴 때 써본 툴이라 뭐 어려울 건 없었고.. 이제 모토로이에서 MicroSD카드와 USIM을 옮겨와서 모토글램에 꽂고 부팅을 했습니다. USIM 이동이라는 게 그냥 USIM을 옮겨 꽂기만 하면 이통사의 망에 인식이 되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켜보니 미인식 기기라고 뜹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 당장 SKT 고객센터에 연락하니 상담원이 하는 말이 모토글램이 모바일 청구서가 안 되는 기기라서 그렇다고, 자기가 이메일 청구서로 바꾸면 될 거랍니다. 이전 사용자도 모바일 청구서를 쓰고 있었다는데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었지만 걍 그러라고 했습니다. 기기등록을 하면서 겸사겸사 고객에게 사기를 쳐서 모바일 청구서를 이메일 청구서로 바꾼 모양입니다.
전화를 끊고 다시 해보니 이번에는 잘 됩니다만, 공기계를 구해서 USIM 이동을 하려 하면 이통사에 전화해서 등록시키는 절차가 아직도 필요하긴 한 모양입니다. 망에 접속하는 단말 목록을 화이트리스트로 관리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벌써 한참 전의 일인데, 이 문제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나 보네요.
이제 모토로이 약정이 끝날때까지 한동안 모토글램으로 버티면서 바꿀 기계를 알아 봐야겠습니다. 모토로이를 쓰면서 앞으로는 절대 모토로라 기계를 사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구글로라로 바뀐 이상 한번 더 기대를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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