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최근의 급격한 실적 악화는 모두들 지적하듯 스마트 폰의 보급이 주된 원인입니다. 닌텐도가 최근 몇 년간 취해왔던,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에게 캐쥬얼 게임을 팔자는 전략에 정면으로 물을 먹이는 게 최근의 스마트 폰이죠. 반면에 소니는 PSP를 통해 코어 게이머 층을 모아서 끌고 가는 전략을 취해왔고, 이 전략은 언제나 꾸준히 유효한 반면 소니로 하여금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로 올라서게 만들 만한 힘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세대의 휴대용 게임기들인 PSVita나 3DS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PSVita는 해상도를 떨어뜨린 PS3라고 할만한 기기이고, 3DS는 3D라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지만 렌더링 성능 면에서는 NDS보다는 나을 뿐 역시나 별볼일 없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달라졌다는 건데요. 3DS는 스마트 폰을 대체할 만한 위력이 없습니다. 반면에 PSV는 PSP를 대체할 만한 위력이 있죠. 코어 게이머 층은 PSVita로 이동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핸드헬드 기기를 2대 들고 다니는 계층이죠. 그렇지만 캐쥬얼 게이머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3DS는 스마트 폰에서 즐기는 게임과 비교하면 3D라는 이점이 있지만, 이동 중에 보는 3D는 매우 피곤하죠.
제가 보기엔 닌텐도의 침체기는 3DS 까지는 이어질 것 같습니다. 현재의 스마트 폰 트렌드에 독자적으로 살아 남을만한 차별점을 갖고 있지 않아요. 반면에 MS나 소니는 계속 코어 게이머를 끌고 가는 한 캐쥬얼 게이밍과의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S.1. 일부에서, 스마트 폰이 지금은 캐쥬얼 게이밍에 치우쳐 있지만 앞으로는 코어 게이밍까지 치고 들어와서 휴대용 게임기 파이를 모두 잠식할 것으로 보던데, 저는 그렇게는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렌더링 품질은 따라와도 입력수단의 차이는 메울 수가 없어요. 화면을 가리지 않도록 독립되어 배치된 버튼의 유무는 상당수 장르의 조작감에 넘을 수 없는 차이를 줍니다. 게다가 플랫폼 파편화라는 문제도 피할 수가 없죠.
P.S.2. 캡콤은 닌텐도에 너무나 우호적인 나머지 밖에서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합니다. 회사의 규모가 규모이다 보니 모든 플랫폼에 게임을 내기는 하는데, 히트작이 나오면 어째선지 닌텐도 플랫폼으로 밀어주기를 시도하더군요. (해당 게임에 전혀 맞지 않는 플랫폼인 경우에도 말이죠!) 그렇게 해서 시리즈의 생명력을 갉아먹은 경우가 꽤 될 텐데, 이번에도 또 그런 일을 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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