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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der-Man: Far From Home (2019)

개인적으로 좀 실망을 한 터라 내용을 이것저것 짚을게 있어서 스포 많습니다. 이번 스파이더맨에서 실망한 요소가 몇 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이 영화가 한 명의 히어로의 이야기를 다루는 독립된 영화로서 온전히 홀로 설 수 있는 구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어요. 영화를 다 보고나면 결국 이 영화의 이야기는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이 됩니다. 토니 스타크가 무책임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무기를 만들어서 피터 파커에게 넘겨줬고, 스타크의 부재와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에 고민하던 순진한 파커는 이를 쉽사리 빌런에게 넘겨줘서 크나큰 위기를 초래했다가 엄청난 피해를 입은 끝에 겨우 수습한다. 이게 끝이에요. 이야기의 큰 골격이 모두 토니 스타크에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토니 스타크가 사고쳤다 수습하는 이 패턴은 지금까지 MCU에 여러차례 나왔던 거고, 이를 스타크의 부재 후까지 끌어다 쓰는겁니다. 이러니 이 영화의 서사를 어떻게 좋게 평가할 수 있겠어요. 이건 거의 아이언맨의 후일담인데다 서사구조가 통째로 지금까지 MCU의 동어반복입니다.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가 처음에 이번 스파이더맨을 페이즈4의 첫 작품이라고 발표했다가 나중에 페이즈3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정정했는데, 그렇게 바꿀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내용이 독립적이지 않은 정도를 넘어서 그냥 에필로그에 가깝습니다. 두번째로 실망한 부분은 쿠키인데, 지금까지 MCU에서 쿠키를 사용한 방식에 비추어보면 이번 스파이더맨에서의 방식은 굉장히 과격합니다. 본편에서 진행했어야 할 중대한 사항을 쿠키에 던져놓고 뒷편에서 수습하라는 식으로 떠넘겨 놨는데, 이거 무책임할 뿐더러 뒷맛이 찝찝합니다. 영화가 끝났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MCU의 전작들에도 쿠키에서 다음 영화에 대한 힌트나 떡밥을 던져놓곤 했지만, 이런 식으로 본편에 바로 이어지는 큰 덩어리를 그냥 던져주지는 않았잖아요. 이번에 쿠키에서 다음편으로 미룬 문제가 2가지인데, 하나는 빌런이 스파이더맨에게 누명을 씌운거고 하나는 정체를 폭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