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전체의 흐름이 서술 트릭을 이용하여 막판에 반전을 주려했던 구성인 것으로 보이는데, 반전이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네요. 아토믹 블론드의 이야기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파이들의 목록을 찾으려는 첩보기관간의 암투와 이중스파이인 사첼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그 큰 축들인데, 영화를 보면 첩보기관간의 암투는 잘 드러나지만 이중 스파이의 정체를 밝히는게 왜 중요한지는 별로 와 닿지 않아요. 그런데 마지막 반전이 이중 스파이의 정체에 걸려 있다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막판에 등장인물들의 심각함이 와 닿지 않고 그저 시큰둥해지는거죠. 이런 각본상의 문제 외에 다른 문제도 있는데요. 샤를리즈 테론의 누드나 액션 연출 같은 요소들은 괜찮은데, 전반적으로 스타일리쉬한 영상을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비해 연출의 흐름이 느린 느낌이에요. 뭐랄까, 샤를리즈 테론의 팬이라면 즐길만한 영화일것 같지만, 액션/스릴러로서의 완성도는 좀 아쉬운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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