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애들이 보러 가자고 해서 보게 됐네요. 영화 선택권의 상당 부분을 애들에게 빼앗긴 유부의 비애가 드러나는 대목인데, 영화는 그냥 그래요. 초중반부가 지루하고 후반부만 괜찮다는 넷 상의 일반적인 평판에 그대로 동의하게 됩니다. 초중반부에 캐릭터와 상황을 구축하는 장면이 별로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고, 제작진도 그걸 아는지 세세하게 깨알같은 유머나 게임 설정을 끊임없이 장면 장면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배치하고 있어요. 엄청난 노력이 느껴지지만 안타깝게도 그것만으로 서사가 빈약한 영화가 재미있어지지는 않는거죠. 후반부의 대규모 침공 장면은 나름 잘 짜여져 있어서, 그래도 기승전결의 기본적인 맥락은 제대로 짚고 있어요. 캐쥬얼 게임의 설정을 고스란히 살려야 한다는 큰 제약을 가지고 이 정도로 해낸게 대단한 면도 있지만, 역시 제약이 너무 컸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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