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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 월요일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2019)
감상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나름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결론적으로 좋다고는 말 할 수 없는 영화로 완성되었습니다. 제 경우엔 전작들에 대한 지나친 재탕이었던 7편에 상당히 실망했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같았던 8편에 약간 호의적인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9편을 보니 8편의 존재가 아예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네요. 그래서 트릴로지의 전체적인 흐름이라는 면에서 보면 8편도 망작이 되었고, 결국 789 트릴로지가 전반적으로 구제하기 힘든 이상한 영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긴 해도 9편은 나름 최선을 다한게 보이는 영화이긴 해요. 8편에서 미지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 이야기를 붙잡아서 다시 7편의 연장선에 있는 흐름으로 되돌려 놓는데 상당한 시간과 디테일을 할애합니다. 이렇게 깨알같이 온갖 복선을 어찌어찌 아슬아슬하게 말이 되는 형태로 회수하는데 이게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에요. 덕분에 9편은 곡예하듯 바쁘게 온갖 이야기들을 주워담고 또 본래의 이야기도 진행하느라 영화를 보는 제가 숨이 가쁠 정도로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완성된 트릴로지를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서로 아무런 협의 없이 쓰여진 릴레이 소설의 마지막 주자가 앞에서 아무렇게나 던진 떡밥을 기어코 회수해서 이야기를 정리하는 모습인데, 이게 나름의 재미가 있어서 저는 9편을 즐겁게 봤어요. 그렇지만 남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는 결코 아니라고 봐요. 이런 기묘한 곡예를 즐길 수 있는 취향을 가진 분들에게만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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