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덤핑 타이틀이길레 그냥 사 봤습니다. 사실 덤핑이라고 다 사는건 아니고 취향에 맞을것 같은 것만 골라서 사는건데, 얘는 그 중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갖고 놀았네요. 갖고 놀았다는 표현이 딱 맞는게, 이 게임은 오픈월드 치고도 좀 특이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요. 유비소프트제 오픈월드의 경우에는 처음엔 약했다가 점차 강해지면서 지역이 열리는, 정석적이라면 정석적이라고 할만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게임은 처음부터 플레이어가 상당히 강합니다. 물론 뒤로 갈수록 더 강해지기는 하지만, 처음에도 꽤 강하기 때문에 못 가겠다 싶은 지역은 별로 없어요. 사실상 전투 때문에 힘들다고 여겨지는 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그냥 하고 싶은걸 하면서 마구 깽판을 치고 다닐 수 있습니다.
또 전반적인 월드의 디테일이 약간 떨어지는 대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높고 커스터마이징한 사항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캐릭터를 갖고 놀기도 좋게 되어있어요. 스토리도 황당한게, 전편에서 미국의 대통령이 된 주인공이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외계인이 게임 초반부에 지구를 날려버리고, 매트릭스 비슷한 외계인의 시뮬레이션에 들어가서 시스템을 망가뜨리며 외계인에게 납치된 현실 속 인물들의 위치를 파악해서 구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하면 플레이어의 주된 활동 무대가 시뮬레이션 내부가 되니까 뭔가 마음먹고 난장판을 만들며 다녀도 상관없는 여건이라는 얘기죠. 그렇게 난장판을 만들며 거기서 노는걸 즐기는 게임입니다.
뭔가 정신나간 패러디나 미니 게임이 잔뜩 들어있고 맛이 간 센스가 계속되기 때문에 재밌게 갖고 놀 수 있는 타이틀이에요. 언어의 압박이 별로 없으시면 필히 즐기시라고 강추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