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물은 완결이 되고 난 후에만 본다는 걸 몇 년 전부터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중간에 엎어지는 시리즈도 많고 바쁘다 보니 보다가 관두고 잊어버리는 시리즈도 많아서 이렇게 정했죠), 얼마 전에 완결된 기동전사 건담 UC를 이제야 봤습니다.
스토리 면에서는 참 애매했던 게, 기존 우주세기 건담들의 요소에서 재활용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스토리의 큰 줄기는 새로운 면이 있지만, 그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는 모두 어디선가 본 것들 뿐입니다. 기존 시리즈를 열심히 공부해서 머리로만 이해한 듯한 시나리오에요.
작화 면에서는 OVA로는 최상급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뛰어난 장면은 극장판에 근접할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OVA의 한계라는 게 있죠. 전체적인 퀄리티가 모두 극장판에 필적하는 건 아니고, 그냥 전체적인 완성도라는 면에서 보면 당연히 잘 만든 극장판 쪽이 더 좋습니다. 예산의 제약이 큰 OVA인데도 일부 전투장면이 극장판에 필적한다는 게 대단한 거지 그 이상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좀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모든 이들이 지적하듯 라플라스의 궤가 커다란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기본 설정 자체가 무리수에요. 심지어 등장인물들도 지적하듯 100년전에 의미가 있었다고 현재에도 의미가 있는 물건인건 아니죠. 정체가 밝혀진 이후에 미네바의 연설 같은 것도 결국 스페이스노이드의 우주 이민 시에 연방 정부는 이런 의도를 갖고 있었으니 이제라도 화합하자는 건데, 그때 선의를 갖고 있었다 한들 그게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소용이랍니까. 전쟁의 피해가 현실이 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선언적인 문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설정 상으로도 문제인 게, 다른 건 다 넘어간다고 쳐도 콜로니 레이저를 모빌슈츠 2대가 막는 부분은 정말 실소가 나오더군요. 이런 무리수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 샤아의 클론을 등장시킨 부분도 영.. 딱히 하는 일도 없이 그냥 악역이잖아요.
이런저런 단점을 많이 얘기했는데, 장점도 꽤 있습니다. 우선 소설가가 쓴 원작을 갖고 만든 거라 전반적으로 대사나 장면전환에 무리수가 없이 매끈하게 흐르는 면이 좋았어요. 또 극장판에 못 미친다고 평했지만 어찌됐든 OVA로는 최상급 작화를 보여주고요. 재미있었는가 묻는다면 재미있게 봤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구글 태그
2014년 6월 16일 월요일
2014년 6월 12일 목요일
Edge of tomorrow (2014)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서 보러 갔습니다. 원작인 일본의 라이트노벨이 대충 어떤 줄거리인지는 알고 보러 갔는데요. 원작의 쓸데없이 비극적인 부분을 다 걷어내고 헐리웃 스타일로 잘 바꿨더군요. 일단 소재만 가져다 썼을 뿐 주요 스토리가 원작과 다른 점은 좋았고, 에밀리 블런트가 매력적으로 나오고, 공간 연출이 좋습니다. 얼마 전에 본 X-Men: Days of Future Past의 경우에는 미래 장면에서 공간 연출이 아주 별로였는데(공간이 텅 빈 듯해서 임장감을 느낄 수가 없었어요), Edge of tomorrow는 전체적으로 임장감이 잘 느껴져요.
영화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사랑의 블랙홀의 SF판 같이 진행됩니다. 후반부까지는 계속 이야기를 잘 끌고 나가는데, 결말이 좀 애매했어요.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스포일러라 좀 그런데, 그냥 느닷없이 잘(?) 끝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뭐 그래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미국에서는 홍보를 대충하고 개봉해서 흥행 성적도 별로라는데, 이 영화의 어떤 부분 때문에 배급사에서 홍보에 돈을 쏟아 붓기를 망설이게 됐는지는 이해가 갑니다.
영화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사랑의 블랙홀의 SF판 같이 진행됩니다. 후반부까지는 계속 이야기를 잘 끌고 나가는데, 결말이 좀 애매했어요.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스포일러라 좀 그런데, 그냥 느닷없이 잘(?) 끝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뭐 그래도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미국에서는 홍보를 대충하고 개봉해서 흥행 성적도 별로라는데, 이 영화의 어떤 부분 때문에 배급사에서 홍보에 돈을 쏟아 붓기를 망설이게 됐는지는 이해가 갑니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