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의 공개 모바일 3D 엔진인 프로젝트 아나키가 어제 출시됐습니다. 1.0 beta 상태군요. 다운받아서 일단 샘플 프로젝트를 열고 돌려만 봤습니다. 잘 만들었더군요. 이제 시간을 내서 찬찬히 뜯어봐야죠.
개인적으로 만들고 있는 작은 게임 엔진이 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모티베이션이 약하고 투입할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으니 진도가 잘 안 나갑니다. 원래는 Windows를 타겟 플랫폼으로 잡고 시작했는데,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바꿔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한번 크게 갈아엎었지만 시작한지 몇 년은 됐다는 얘기죠. 그런데 나 혼자라도 쓸만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데만도 얼마나 걸릴지 감을 잡기가 어려워요. 최근에 공개 모바일 3D 엔진을 몇 개 찾아서 돌려봤는데, 역시 상용엔진의 발끝이나마 따라갈만한 퀄리티를 가진 것 조차 단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데 제작기간을 보면 막 10년씩 작업한 엔진이고 그래요. 제가 만드는 엔진도 그나마 서브시스템들 대충 갖추고 간단한 에디터까지 붙이려면 지금 속도로는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이걸 계속 하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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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7일 목요일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World War Z (2013)
지난 주말에 월드워Z를 봤습니다. 원작은 맥스 브룩스가 2003년에 발표한 소설 '세계대전 Z'이고, 브래드 피트가 원작의 판권을 사서 직접 제작했다고 하더군요. 일단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작비만 1억 9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는데요. 이게 이유가 있더군요. 영화는 4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 평택미군기지 파트, 이스라엘 파트, 연구소 파트인데요. 원래의 촬영본에는 연구소 파트 대신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전투 파트가 들어있었는데, 이 부분의 완성도가 심히 떨어진다고 판단한 제작진이 아예 해당 파트를 몽땅 들어내고 구원투수로 유명 각본가를 불러서 추가 시나리오로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어 넣었다고 하더군요. 첫 촬영으로부터 1년이나 지난 후에 2천만 달러를 들여서 찍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구소 파트가 다른 파트보다 저예산 인 게 확연히 눈에 보이죠. 그래도 원래의 러시아 파트 시나리오를 들어보니 그게 그대로 들어갔다면 영화가 아주 엉망이 됐을 것 같더군요.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와 이스라엘 파트는 비용이 많이 들었음직하고, 잘려나간 러시아 전투 파트도 역시 큰 스케일이었다고 하는데다, 추가 촬영으로 아예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은 거니까 저런 정신 나간 제작비가 들어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연구소 파트의 소소한 스케일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심정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장면 구성은 아주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는 콜라 마시는 장면 같은 건 그런 소소한 스케일이 아니었으면 잘 살리기 어려웠을 것 같구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재난 영화라면서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 저는 그 점도 좋았어요. 좀비로 인해 세계구급 재난이 온 거니까, 이걸 개인이 좀비와 대결하는 개인 차원의 아포칼립스적인 영화로 만드는 시도야 이제까지 많이 있어온 거고, 세상이 재난과 만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그리는 영화라는 것도 괜찮은 시도죠.
제작비만 1억 9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는데요. 이게 이유가 있더군요. 영화는 4부분으로 구성됩니다.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 평택미군기지 파트, 이스라엘 파트, 연구소 파트인데요. 원래의 촬영본에는 연구소 파트 대신 러시아에서의 대규모 전투 파트가 들어있었는데, 이 부분의 완성도가 심히 떨어진다고 판단한 제작진이 아예 해당 파트를 몽땅 들어내고 구원투수로 유명 각본가를 불러서 추가 시나리오로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어 넣었다고 하더군요. 첫 촬영으로부터 1년이나 지난 후에 2천만 달러를 들여서 찍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구소 파트가 다른 파트보다 저예산 인 게 확연히 눈에 보이죠. 그래도 원래의 러시아 파트 시나리오를 들어보니 그게 그대로 들어갔다면 영화가 아주 엉망이 됐을 것 같더군요. 필라델피아 탈출 파트와 이스라엘 파트는 비용이 많이 들었음직하고, 잘려나간 러시아 전투 파트도 역시 큰 스케일이었다고 하는데다, 추가 촬영으로 아예 연구소 파트를 새로 찍은 거니까 저런 정신 나간 제작비가 들어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연구소 파트의 소소한 스케일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심정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장면 구성은 아주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뽑는 콜라 마시는 장면 같은 건 그런 소소한 스케일이 아니었으면 잘 살리기 어려웠을 것 같구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재난 영화라면서 실망했다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 저는 그 점도 좋았어요. 좀비로 인해 세계구급 재난이 온 거니까, 이걸 개인이 좀비와 대결하는 개인 차원의 아포칼립스적인 영화로 만드는 시도야 이제까지 많이 있어온 거고, 세상이 재난과 만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그리는 영화라는 것도 괜찮은 시도죠.
2013년 6월 12일 수요일
E3를 보고 생각해 본 Xbox One의 판매 전략
E3에서 Xbox One과 PlayStation 4에 대한 세부적인 발표가 있었던 모양이네요. 각 콘솔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는 링크도 걸었고 곳곳에 많이 나와있으니 생략하구요.
이번 발표에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점은 Xbox One의 지역별 발매 스케쥴 입니다. 발표 내용을 옮겨 보자면 북미와 유럽에서 올해 11월에 내놓고 일본은 미정, 아시아는 내년으로 밀렸는데요. 이 순서는 Xbox 360의 지역별 판매량 순위와 일치합니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콘솔의 주요 3대 시장으로 북미 일본 유럽을 꼽을 수 있는데, Xbox 360은 북미에서 가장 잘 나간 콘솔이고 유럽에서는 PS3와 비슷하게 팔렸지만 일본에서는 안 팔렸죠. 참고로 유럽의 경우에는 분기별 판매량으로 볼 때 초기에는 PS3보다 잘 나갔지만 현재는 PS3가 더 잘 나가고 있고, 아직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는 360이 더 높습니다.
이런저런 걸 감안하면 Xbox One에서도 우선시 되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고, 일본(과 그 외의 아시아 시장)은 중요도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본을 아예 미정으로 한 건 사실상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두 세대에 걸쳐 일본 시장을 뚫어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한 마당이기도 하고, 일본 제외하고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량 만으로도 PS3를 눌렀다는 자신감도 있을 테고요.
발매 스케쥴 외에 재미있었던 건 가격을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점인데요. 가격을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명기하지 않고 말로만 떼운 이유는 둘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첫째는 가격을 언급하기 싫어서, 둘째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첫 번째 경우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두 번째 경우에 주목하는데요. Xbox One은 상당히 셋탑 박스에 가까운 콘솔이므로 단일 기기로 판매하는 것 보다는 케이블 TV와 동시에 가입하는 방식을 주된 판매망으로 활용할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콘솔이 인터넷의 상시 연결을 요구하는 걸 보면 인터넷 서비스에 묶어 팔 가능성도 꽤 있구요. 그렇다면 콘솔 자체의 가격이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케이블 TV나 인터넷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서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는 Xbox One의 남은 가격에서 월 1/24씩 내면 되므로 큰 부담이 안되고, MS의 실제 수익원은 Xbox Live와 여타 부가 서비스가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콘솔의 판매 금액이 빨리 회수가 안 되므로 서비스를 팔게 되는데, 케이블/인터넷 가입자 기반으로 팔아야 하므로 좀 더 확실한 고객층에게 확실히 긁어(!)내기 위해 중고 거래도 막는 거고요.
이런 식의 모델이면 북미에서는 싸게 빨리 콘솔을 깔아놓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겠지만, 당장 유럽만 나가도 콘솔 자체를 파는데 상당한 진입 장벽이 생기게 됩니다. 본토인 미국에서야 어떻게 된다 치더라도 유럽 각 지역의 케이블/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같이 제휴 상품을 내놓는 게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질 리가 없죠. 유럽에서는 콘솔 자체를 마케팅으로 어떻게 팔아본다 치더라도 원래부터 Xbox 브랜드에 호감이 없는 일본에서는 거의 방법이 없어지는데, 이에 더하여 기존의 시장 상황을 결합하여 나온 결론이 일본을 버린다..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냥 상상입니다. ㅎㅎ
이번 발표에서 제가 재미있다고 느꼈던 점은 Xbox One의 지역별 발매 스케쥴 입니다. 발표 내용을 옮겨 보자면 북미와 유럽에서 올해 11월에 내놓고 일본은 미정, 아시아는 내년으로 밀렸는데요. 이 순서는 Xbox 360의 지역별 판매량 순위와 일치합니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콘솔의 주요 3대 시장으로 북미 일본 유럽을 꼽을 수 있는데, Xbox 360은 북미에서 가장 잘 나간 콘솔이고 유럽에서는 PS3와 비슷하게 팔렸지만 일본에서는 안 팔렸죠. 참고로 유럽의 경우에는 분기별 판매량으로 볼 때 초기에는 PS3보다 잘 나갔지만 현재는 PS3가 더 잘 나가고 있고, 아직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는 360이 더 높습니다.
이런저런 걸 감안하면 Xbox One에서도 우선시 되는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고, 일본(과 그 외의 아시아 시장)은 중요도에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본을 아예 미정으로 한 건 사실상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두 세대에 걸쳐 일본 시장을 뚫어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한 마당이기도 하고, 일본 제외하고 북미와 유럽에서의 판매량 만으로도 PS3를 눌렀다는 자신감도 있을 테고요.
발매 스케쥴 외에 재미있었던 건 가격을 슬쩍 언급하고 넘어간 점인데요. 가격을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명기하지 않고 말로만 떼운 이유는 둘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첫째는 가격을 언급하기 싫어서, 둘째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첫 번째 경우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두 번째 경우에 주목하는데요. Xbox One은 상당히 셋탑 박스에 가까운 콘솔이므로 단일 기기로 판매하는 것 보다는 케이블 TV와 동시에 가입하는 방식을 주된 판매망으로 활용할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콘솔이 인터넷의 상시 연결을 요구하는 걸 보면 인터넷 서비스에 묶어 팔 가능성도 꽤 있구요. 그렇다면 콘솔 자체의 가격이 중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케이블 TV나 인터넷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서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는 Xbox One의 남은 가격에서 월 1/24씩 내면 되므로 큰 부담이 안되고, MS의 실제 수익원은 Xbox Live와 여타 부가 서비스가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콘솔의 판매 금액이 빨리 회수가 안 되므로 서비스를 팔게 되는데, 케이블/인터넷 가입자 기반으로 팔아야 하므로 좀 더 확실한 고객층에게 확실히 긁어(!)내기 위해 중고 거래도 막는 거고요.
이런 식의 모델이면 북미에서는 싸게 빨리 콘솔을 깔아놓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겠지만, 당장 유럽만 나가도 콘솔 자체를 파는데 상당한 진입 장벽이 생기게 됩니다. 본토인 미국에서야 어떻게 된다 치더라도 유럽 각 지역의 케이블/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같이 제휴 상품을 내놓는 게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질 리가 없죠. 유럽에서는 콘솔 자체를 마케팅으로 어떻게 팔아본다 치더라도 원래부터 Xbox 브랜드에 호감이 없는 일본에서는 거의 방법이 없어지는데, 이에 더하여 기존의 시장 상황을 결합하여 나온 결론이 일본을 버린다..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냥 상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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