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일본소설에 점령당한 한국소설
본문은 일본소설의 한국시장 장악에 대한 내용이라 전문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구요. 일본 소설이 한국 독자에게 파고드는 이유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약간 길지만 발췌한 부분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한국소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소설은 지나치게 무겁고 서사가 약하며 상상력이 빈곤하다는 비판이 일반적이다. 또 ‘끼리끼리 잘 봐주기식’의 ‘주례사비평’에 대한 환멸 그리고 단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학상 제도도 한국소설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한국문학이 성장한 것은 6·25전쟁, 남북분단, 독재권력 등 역사적으로 암울한 시대를 겪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이 같은 외적 조건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젊은 세대의 생활상과 가치관이 크게 변화한 오늘날까지 한국 작가들은 거대담론이나 후일담 또는 공격적 페미니즘 소설을 들고 나온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학에는 달라진 삶의 형태와 고민을 담아내야 하는데 우리 소설은 여전히 과거패턴을 답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 역시 계간 ‘세계의 문학’ 봄호에 기고한 글에서 “독자들은 즐기기 위해 또는 뭔가 도움을 받기 위해 책을 읽는데 한국소설의 주류를 이루는 작품들은 여전히 민족적·국가적 측면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소설가 박민규가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가 마련한 좌담에서 “한국문학은 단 한 번도 번성한 적이 없고 이제 겨우 습작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내뱉은 말은 꽤 설득력이 있다. 박민규는 “기존의 한국소설, 한국문학을 젊은 세대들이 올드하게 느낀다고 하는데 올드해서가 아니라 실은 어려서 그런 것”이라며 “이유는 우리의 진도가 여기까지인 것이고, 지난 수십 년간 그나마 우리가 일군 것은 리얼리즘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사실과 환상은 문학이 가진 두 개의 유전자 줄기인데, 한국소설에 공상과학(SF), 추리소설, 공포소설, 판타지는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이 핵심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사실과 환상이라는 문학의 두 가지 갈래 중에, 우리 문학계는 여러가지 사회적인 질곡으로 인해 사실에 천착해왔고, 그 부작용으로 환상이 약해졌다는 겁니다.
게임 시나리오라는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게 아닌 이상, 결국 그 사회가 가진 문화적인 역량에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 환상문학장르가 충분히 숙성된 영미권이나 일본에 비해 이 분야의 밑바탕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환상문학인 게임 시나리오가 잘 뽑혀 나올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는거죠.
이렇게 말하면 몇몇 뛰어난 작가들의 이름이 나오며 우리 환상문학도 훌륭하다는 말을 하실지도 모르지만, 김연아가 아무리 잘해도 그 이후를 뒷받침하는 선수층이 엷은 우리나라가 피겨강국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극소수의 ‘뛰어난’ 작가가 있다고 해도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건 다수의 ‘괜찮은’ 작가군입니다. 아직 그 정도로 우리 환상문학이 충분히 숙성되어 있다고는 말할수가 없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