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태그

2010년 9월 15일 수요일

KGC 2010 첫째 날 간단평..

나름 경력은 꽤 오래됐는데도 어쩌다 보니 KGC는 처음 가보게 됐는데, 첫째 날인 9월 13일에 들은 강연에 대하여 간단히 감상을 적어봅니다.

참고로, 프로그래머의 경우에는 한 시간 동안 세세한 기법을 듣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으니 마땅한 세션이 없을 때는 비 프로그래밍 세션을 듣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데 좋다는 조언을 듣게 되어서, 굳이 프로그래밍 세션을 들으려 하지 않고 이것저것 골고루 들어봤습니다.

[Audio] 필름 생산 기술이 어떻게 게임 산업에 적용되며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 Alex Wilmer, Crystal Dynamics

개인적으로 Crystal Dynamics의 게임을 좋아하는데다, 기존 산업계의 경험을 게임 개발에 접목시킨다는 아이디어는 언제나 관심 있어 하는 편이기 때문에(물론 프로세스의 차이도 있겠지만 일단 창조적 작업들이 갖는 공통점이라는 것도 있으므로) 한번 들어봤습니다.

초반에 강연자의 자기 소개가 길어서 좀 지루했어요. 영화계의 pre production - production - post production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게임 쪽에도 적용해봤더니 이렇더라는 얘기가 주 내용이었는데, 콘솔의 경우 iteration이 어느 정도 딱딱 떨어지니까 적용하면 효과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적용하지 못할 내용은 아닌 듯 한 게, 패치 전의 개발 단계를 production과 post production으로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스케쥴 관리만 잘 된다면 해봄 직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음향 및 음악의 경우도 기획팀에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오게 될지를 한번에 정리해서 문서로 나오는걸 보곤 했는데, 이걸 production 단계로 구현해서 사실적인 기본 음향만 구현하고 결과를 확인해 본 후에 post production에서 좀 더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음악 및 특수 음향을 추가하여 보강하는 식으로도 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외에, 타격치에 따라 음향의 볼륨이나 피치를 조절하는 식으로 소리를 변형하여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 부분도 현재의 MMOG에서는 잘 적용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라 시도해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Producing, Programming] The Settler 7 : 포스트모템 - Dirk Steenpass, Ubisoft, Studio Blue Byte

The Settler 7의 포스트모템 이었습니다. 중간에 Settler 7에 사용한 에디터의 동영상 공개가 무산된 게 좀 아쉬웠어요. 해당 내용이 넷 상에 공개된 게 있나 찾아봤는데 못 찾겠더군요. 다른 회사에서 만든 인 하우스 에디터를 구경하는 건 꽤 흥미 있는 일인데 말이에요. 강의 내용 자체는 우리나라 회사들도 익히 알고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걸 제대로 실행을 하느냐 약식으로 하고 마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라.. 정석대로 프로토타입 만들고 개발 환경 구축하고 진행하는 건 참 좋아 보이더군요.

Q&A 시간에 깨는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요. 게임 쪽 관계자가 아닌지, 어떤 아저씨가 영어로 Settler 7이면 Version 7 아니냐, 그럼 Version 1부터 7까지의 차이점이 뭐냐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하더군요. 저런 상식 이하의 질문을 하는 사람은 좀 때려줄 수 없나 싶은 생각이 들던데..

다행히도 그 뒤에 좋은 질문도 나왔는데요. Settler 7에서 Multicore CPU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이 뭐였냐는 거였어요. 답변은, 그냥 로직과 렌더링만 분리해서 만들었다는..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해법이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KEYNOTE] 소셜 게임의 미래 - Kristian Segerstrale, Playfish

개인적으로 소셜 게임에 별반 흥미가 없어서 대충 들었는데, 첫 인상은, 강연자가 너무너무 능숙하더군요. 목소리 톤이나 제스쳐 등이 한 두 번 해본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던데요. Playfish도 모르는 회사였는데, 알고 보니 잘 나가는 회사인 모양이더군요.

뭐 하여튼, 강연을 들은 느낌은, 요즘 뜬다는 둥 말이 많은 소셜 게임 쪽이지만 이 쪽도 이미 신규 개발사가 진입하기 쉽지 않겠다는 정도? 벌써 유명 기업이나 IP에 의존하는 경향이 상당부분 나타났고, 신규 개발사가 제품을 홍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뉘앙스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독특한 게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듯. 소셜 쪽 준비하시는 분들은 고민이 많아질 것 같았습니다.

[Design, Producing] 데몬즈 소울의 게임 디자인 - Kajii Takeshi, Sony Japan Studio

개인적으로 제가 이 날 들은 최악의 강연이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적인 콘솔 업계 흐름 이야기와 원점회귀 한 단어만 갖고 30분간 강연하고, 할 말이 없으니 Q&A로 다 떼우는 식으로 진행. (하긴 콘솔 업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들은 적이 없는 완전 뉴비에게는 도움이 됐을지도..) 데몬즈 소울의 원점회귀는 사실 게임의 원점으로의 회귀라기 보다는 개발사인 프롬 소프트웨어의 원점인 King's Field 시리즈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보는데, 프롬의 개발진들은 이 사실을 물주-_-인 소니 측에는 알려주지 않았던 듯. 원점회귀에 대해 뜬 구름 잡듯 말하는 것도 그랬고.. 개발 측면에서는 건질 게 없는 강연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박차고 나가려다가 다음 강연은 그래도 개발자의 강연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꾹 눌러 참고 앉아 있었네요.

[Design, Producing] 데몬즈 소울의 시장적 어프로치와 게임 디자인 - Hidetaka Miyazaki, Fromsoftware

데몬즈 소울의 게임 디자인 보다는 네트워크 모델의 디자인에 대한 내용이 많았는데, 정공법이라고 볼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정말 효과적으로 잘 디자인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발상의 전환을 느낄 수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싱글 플레이 디자인 자체는 자사의 전작들인 King's Field나 Shadow Tower 이후 극적인 발전은 없어 보였지만, 네트워크를 다루는 방식은 확실히 참신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도움이 많이 되는 강연이었어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